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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기사][킁킁과학] 은행 열매는 왜 토 냄새를 풍길까

▲Shutterstock
 

 

편집자 주
우리를 둘러싼 공기와 빛, 소리만큼이나, 세상은 냄새로 가득 차 있습니다. 아름다운 향기부터 코를 찌르는 악취까지, ‘킁킁과학’은 냄새의 근원을 향한 오디세이입니다.

 

하늘이 높고 푸른 가을날, 노랗고 붉은색으로 물든 가로수 아래를 걷다 보면 형언하기 힘든 악취가 코를 찌르기 시작한다. 타이어와 신발에 밟혀 뭉개진 은행 열매 냄새다. 은행 열매는 어떻게 이 아름다운 계절에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것일까.

 

은행나무는 겉씨식물로, 엄밀히 말하면 은행 열매는 열매가 아니라 종자다. 이 종자의 노랗고 물렁물렁한 가장 바깥 부분인 ‘외종피’가 냄새의 근원이다. 많은 기사에서 냄새를 내는 물질이 외종피에 들어있는 ‘빌로볼(Bilobol)’과 ‘은행산(Ginkgolic acid)’이라 소개한다. 이 두 물질은 피부를 자극하는 성분이 있어 맨살에 닿았을 때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성분들이 실제로 악취를 유발하는지에 관한 연구는 찾기 쉽지 않다.

 

오히려 눈에 띄는 연구는 미국 식품 회사인 제너럴 푸드에서 화학자로 일하던 토마스 팔리먼트가 1995년 발표한 내용이다. doi: 10.1021/bk-1995-0596.ch025 그는 가스 크로마토그래피를 이용해 외종피에서 ‘부탄산(Butanoic acid)’과 ‘카프로산(Caproic acid)’을 분리해 냈다. 부탄산은 우유, 버터, 치즈 등 다양한 물질에 들어있는 카복실산 화합물이다. 사람의 구토물에도 포함돼 불쾌한 냄새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버터나 야자유, 팜유의 성분인 카프로산 또한 악취를 가진 무색 액체로, 은행 냄새를 만드는 데 한몫한다. 즉 은행 냄새의 범인은 이 두 물질이라 볼 수 있다.

 

은행나무는 동아시아에서 꾸준히 식용과 약용으로 재배되고 있으나, 냄새가 고약한 외종피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그럼에도 연구자들은 약효가 있는 새로운 성분이 있을 거란 기대를 버리지 않은 채 지금도 악취 속에서 외종피를 뒤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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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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