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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계가 자랑하는 대형로켓들

아리안ㆍ타이탄ㆍ프로톤ㆍ장정ㆍH2

일본이 H2 로켓을 쏘아올림으로써 방송통신위성을 지구정지궤도에 올릴 수 있는 나라는 5개국으로 늘어났다. 이들 '로켓 빅5'는 상업용 인공위성 발사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월 4일 일본은 자체 기술로 개발한 H2 로켓을 쏘아올렸다. 이로써 일본인 명실상부한 로켓개발국 빅(big) 5로 떠올랐다. '로켓 빅5' 지구정지궤도에 방송통신위성(t급 이상)을 올릴 수 있는 로켓발사국으로 미국, 러시아, 프랑스를 중심으로한 유럽우주기구(ESA), 중국, 그리고 이번에 H2로 합류한 일본을 의미한다.

로켓은 인공위성을 일정한 궤도에 올려놓는 발사체다. 애초 로켓은 미사일, 좀더 진일보해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의미했으나, 80년부터 로켓의 페이로드에 핵탄두 대신에 인공위성을 실음으로써 인공위성 발사체로 위치를 확고히 했다. 이제 로켓은 군사적 목적보다는 평화적 우주개발용(기상위성이서 관측위성, 방송통신위성 등의 발사체)으로의 이미지를 굳힌 것이다.

과거에는 우주개발국의 대명사로 미국과 소련이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었으나 상업용 인공위성 분야(기상위성 과학위성 방송통신 위성 등)에서는 전혀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그 중 가장 뚜렷한 변화가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ESA의 도약. 이들이 개발한 아리안 로켓은 상업용 인공위성 발사시장의 55%를 차지하고 있다.

정상의 아리안

우리별 1,2호로 우리에게 친숙한 아리안로켓은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우주발사체다. 프랑스를 중심으로(프랑스가 57%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독일이 19%, 나머지를 10개국에서 나눠갖고 있음) 유럽 12개국 40여개의 제작회사에서 부품을 조달하는 아리안로켓은 개발 순서와 용도에 따라 1호에서 5호까지로 나뉜다(5호는 아직 발사되지 않았음). 1979년에 선보인 1호 1.8t의 페이로드를 정지궤도에 발사할 수 있었으나 2호는 2.2t, 3호는 2.6t, 4호는 4.2t으로 점점 대형화되고 있다. 92년부터 쿠루기지에 전시되고 있는 5호는 최대 7t의 위성을 지구정지궤도에 진입시킬 수 있는 세계 최대의 중량급 발사체다. 우리별을 쏘아올린 아리안로켓은 4호다.

아리안로켓은 다른 로켓처럼 군사용 미사일에서 전용된 로켓이 아니다. 군사용위성이나 행성탐사선도 아닌, 처음부터 상업용 인공위성을 발사할 목적으로 개발된 전문로켓인 셈이다. 따라서 발사될 인공위성의 중량에 따라 위성 여러개를 조합해 최대 6,7대(주위성 두대에 소규모 위성 4.5대)까지 쏘아올릴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추고 있다.

아리안로켓(현재 사용되고 있는 4호 중심)은 3단에는 1단에는 주엔진 이외에 4개의 부스터(보조로켓)가 달려 있다. 1단과 2단에는 액체수소와 액체산소를 연료로 쓰는 바이킹엔진을 장착하고 있으며 3단은 HM7B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아리안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높은 것은 다른 로켓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사성공률이 비교적 높다는 점(그동안 95%의 성공률을 보였으나 94년 1월 25일 발사 10분만에 추락했다는 보도가 있었음)과 천혜의 발사기지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프랑스령인 남미 기아나의 쿠루발사기지는 정지궤도에 위성을 쏘아올리기에 최적의 장소. 적도 근처인 이곳에서는 정동향과 정북향으로 지구정지궤도(3만6천km 상공)와 태양동기궤도에 위성을 발사할 수 있다. 더군다나 이곳은 지진과 태풍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특히 최근 아리안 스페이스사에는 ESA의 지원을 받아 이곳에 발사체 두대를 동시에 발사 준비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갖춰 1년에 15회 이상 로켓을 쏘아올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 쿠루기지에는 1천명의 기술진이 상주하면서 각 나라에서 보내온 로켓부품들을 정밀하게 조립한다.

아직 정식으로 데뷔하지는 않았지만 아리안5호는 주목받는 차세대 로켓으로 개발비만 45억달러가 넘게 들었다. 5호는 단순히 인공위성만을 발사하는 것이 아니라 유럽의 우주정거장인 콜럼버스를 건설하기 위한 각종 건자재와 실험실 모듈은 실어나를 수 있게끔 설계됐다. 5호는 1996년에 콜럼버스 본체와 우주실험실을 쏘아올릴 예정이며, 2000년에는 유인우주왕복선인 에르메스를 로켓 맨 위에 올려 발사할 예정이다.
 

(그림1) 세계의 주요 로켓
 

미국의 세 거인

미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우주개발의 선두주자다. 로켓 또한 예외일 수 없다. 지금은 은퇴했지만 달에 인간을 보내기 위한 아폴로 우주선을 쏘아올린 새턴5는 로켓 역사에서 지울 수 없는 거대 족적이다. 상업용 로켓시장에서 유럽의 아리안에 선두자리를 내놓기는 했지만 로켓의 성능이 뒤져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로켓의 전신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미국의 로켓 수준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현재 미국이 자랑하는 상업용 로켓은 3두체제라 할 수 있다. 공군에서 개발한 미사일을 전용한 타이탄, 육군의 아틀라스, 해군의 델타로켓이 바로 그것이다. 이들은 모두 민간회사에 이관돼 개발운용되고 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거인족의 이름인 타이탄은 러시아의 프로톤과 함께 현재 발사되고 있는 로켓으로는 가장 크고 강력한 로켓이다. 저지구궤도(LEO)에 최대 15t 가까운 물체를 올려놓을 수 있는 강력함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우수한 발사능력은 타이탄의 장점인 동시에 상업화의 걸림돌이 되고 만다. 그만큼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타이탄 위성을 운용하고 있는 마틴 마리에타사가 상업용 상업위성 발사시장에 뛰어든 것은 델타로켓의 MD사나 아틀라스로켓의 GD사보다도 빨랐으나, 별다른 실적이 없는 것은 상업용위성을 발사하기에는 용량이 너무 넘치기 때문이다. 타이탄 로켓의 상업용위성 발사실적은 국제위성통신기구의 인텔샛6호, 일본통신위성회사의 JC샛2 등에 불과하다. 반면에 92년 9월에 발사된 화성탐사선 마르스옵서버를 비롯 행성탐사선 발사실적은 화려하다. 힘이 넘치기 때문에 지구궤도에 인공위성을 올리기보다는 행성탐사선을 발사하는데 더욱 유용한 로켓인 셈이다.

이러한 점은 타이탄의 역사에서도 드러난다. 초기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쓰이던 타이탄 1호의 연료체계를 개조해 만든 타이탄2호는 미국 두번째의 유인우주선인 제미니우주선의 발사장치로 사용됐다. 제미니 우주선은 1964년부터 66년까지 2년 동안 10대가 발사돼 아폴로 계획의 기반을 구축했다. 3시리즈 또한 화성탐사선 바이킹호, 목성탐사선 파이어니어호 등과 많은 군사정찰위성을 쏘아 올렸다.

본격적인 '상업용 타이탄'은 3시리즈부터 시작됐다. 3시리즈를 '커머셜 타이탄'이라고 부르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상업용타이탄의 저지구궤도 페이로드는 14.7t. 정지궤도 까지의 페이로드 중량은 약 5t이다. 그러나 앞서 이야기한 대로 운송능력이 많다고 좋은 것은 결코 아니다. 그만큼 많은 돈이 들어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성 하나의 중량이 1-1.5t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한번에 두개의 통신위성을 발사한다고 해도 나머지 용량은 무용지물이다. 마틴 마리에타사는 NASA나 인텔샛(국제위성통신기구)으로부터의 주문은 많이 받았으나 일반 고객으로부터의 주문은 고작 1건에 불과했다.

우주왕복선의 발사 일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화물칸이 생각보다 좁아 미국 공군에서는 타이탄3호를 개량한 타이탄4시리즈를 화물수송용으로 내놓기도 했다. 86년 챌린저 사고 이후 타이탄4호는 우주왕복선을 대신한 군사위성발사장치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상업용으로서의 타이탄의 미래는 매우 비관적. 현재 제작되고 있는 상업용위성들이 아리안이나 델타 또는 아틀라스로켓의 탑재능력을 전제로 설계되기 때문에, 군사위성이나 과학위성, 행성탐사선을 제외하고는 5t 이상의 발사능력을 살릴 수 있는 상업용위성은 탄생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상업용타이탄을 단순히 아리안이나 델타, 또는 아틀라스의 경쟁상대로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995년 우리나라 첫 방송통신위성인 무궁화위성을 발사할 델타로켓은 미국MD(맥도널더글라스)사에 의해 설계제작된 전문 상업용위성 발사체. 델타로켓은 중거리미사일 소아를 1단으로, 뱅가드를 2단과 3단으로 결합한 전형적인 3단로켓이다. 1단과 2단은 액체추진제 로켓, 3단은 고체추진제 로켓이다.
 

최신형 아틀라스로켓(1993년 12월). 스트랩온이라 부르는 신형 부스터를 장착했다.
 

아리안에 도전하는 델타와 아틀라스

NASA에 의해 운영된 초기 델타1 로켓은 중간급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로켓으로 1960년 에코인공위성 발사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후 고체추진제 로켓 등을 보강하여 현재의 델타2 로켓으로 성능이 향상됐다. 델타1은 저지구궤도에 3백kg 정도의 위성을 발사할 능력을 갖추고 있었으나 델타2는 저지구궤도에 5t 이상의 인공위성을 발사할 정도로 성장했다. 통신위성 발사를 전문으로 하는 델타2의 최근 5년간 발사 성공률은 100%에 가까워 미국에서 가장 신뢰성 있는 인공위성 발사체로 주목받고 있다.

델타로켓은 미국에 의해 첫 기술 수출된 로켓이기도 하다. 1969년 미국과 일본 사이에 맺어진 우주개발 협력에 따라 일본에 기술 이전돼 일본의 N1로켓의 모체가 되기도 했다. N1은 N2, H1을 거쳐 지난 2월4일 발사된 H2로켓으로 발전했으니 일본로켓의 원조는 델타인 셈이다.

미국 공군의 아틀라스는 제1세대 ICBM으로 유명하다. 미사일의 고전인 셈이다. 위성발사체로서의 아틀라스도 1958년에 등장했으니 35년 가까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 더군다나 아틀라스 발사체는 다른 로켓과는 달리 초기의 구조를 크게 변형시키지 않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기차로 말하면 증기기관차가 고속전철 시대에 달리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아틀라스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된 것은 60년대 초반 유인우주선 머큐리를 발사하면서다. 이 때의 아틀라스는 원로켓에다 최초로 액체수소원료를 실용화한 센토 로켓을 결합시킨 것이다. 이를 계기로 액체산소/액체수소 연료의 조합은 로켓연료의 보편적인 형태로 자리잡았다.

GD사가 아틀라스 개발을 위임받으면서부터는 위성발사체 전용인 아틀라스2가 등장했다. 아틀라스2는 아틀라스1을 기본으로 몸체를 연장해 추진제의 적재량을 증가시켰다. 추진제의 적재량이 증가했다는 의미는 탑재물을 그만큼 많이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아틀라스2는 저지구궤도에 6.8t, 지구정지궤도에는 2.8t까지의 페이로드를 올릴 수 있다.

아틀라스의 특징은 타이탄이나 아리안처럼 통상 두개의 위성을 발사하지 않고 단일의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적정한 용량의 로켓이란 점이다. 이는 인공위성 하나 당 발사경비가 많이 들기는 하나 사용자가 자유롭게 발사시기를 선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아틀라스는 케이프 캐너베럴에 아틀라스 전용의 발사대를 두개(하나는 군사용, 다른 하나는 민간용)나 갖추고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미국은 당분간 델타와 아틀라스를 내세워 아리안이 독주하는 상업용로켓 시장에서 자존심 회복을 위해 유럽과 한판 승부를 결행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자존심 프로톤

1995년에는 인마샛(국제해양위성기구)의 3세대 해양통신위성인 인마샛3F4가 러시아의 프로톤 로켓에 의해 발사될 예정이다. 서방측의 통신위성이 러시아에서 러시아인의 손으로 러시아제 로켓에 의해 처음으로 발사되는 것이다. 서방측의 통신위성을 쏘아올리는 것은 소련 시절부터 내려온 러시아인의 오랜 숙원이었다. 페레스트로이카를 주창한 고르바초프 시절 인마샛2의 발사를 제안하기도 했으나 미국의 방해로 의해 좌절된 바 있다.

옛소련 로켓의 간판주자는 에네르기아다. 그러나 이 로켓은 워낙 대형(저지구궤도에 올릴 수 있는 페이로드 용량이 30t)이기 때문에 상업용로켓시장에서는 경쟁력이 없다. 유럽의 아리안이나 미국의 델타 또는 아틀라스와 경쟁할 수 있는 발사체로는 프로톤이 유일하다. 프로톤이란 이름은 1965년 프로톤 과학위성을 쏘아올리면서 데뷔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소유즈우주선을 쏘아올린 소유즈로켓이나 보스토크인공위성의 발사체였던 보스토크로켓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전용했던 것에 비해, 프로톤로켓은 처음부터 위성발사용으로 개발된 것이다. 프로톤로켓시리즈는 지금까지 2백회 이상 인공위성을 발사해 옛소련의 주력발사장치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우주정거장 살류트와 미르를 비롯 금성탐사선 베네라, 화성탐사선 포보스, 핼리혜성탐사선 베가 등을 쏘아올린 백전노장이다.

그럼에도 프로톤로켓의 용량은 20t(저지구궤도에 올릴 수 있는 용량, 정지궤도는 4.4t)이나 돼 경제성에서는 미국의 타이탄과 같은 처지다. 통신위성 등 상업용위성을 정지궤도에 올려놓는데는 적절치 못하다는 뜻이다. 정지궤도보다는 저지구궤도 용량이 기형적으로 큰 것은 프로톤이 상업용을 목적으로 개발됐다기보다는 미르 등에 대형화물을 운송하기 위한 로켓이기 때문이다.

프로톤은 처음에 2단식으로 데뷔했으나 현재는 3단 또는 4단식으로 사용되고 있다. 91년에는 3단식인 SL-13에다 새로운 수소연료 엔진을 덧붙여 프로톤 최신형을 발표했다.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프로톤의 최대 약점인 정지궤도 용량을 증대시킨 것으로 추측된다.

인마샛3F4의 발사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상업용 로켓 발사 시장에 정식으로 데뷔한 프로톤이지만 프로톤의 앞날은 그리 밝지 못하다. 앞서 지적한 대로 타이탄과 같이 대용량의 발사체가 갖는 약점에다, 덤핑에 가까운 가격(3천6백만 달러)으로 입찰에 응했기 때문(같은 인마샛3F3을 발사할 아리안로켓 가격의 60% 수준)이다. 이에 대한 유럽의 아리안스페이스사나 미국의 GD, MD사 등의 반발이 매우 심하다.
 

옛소련 우주개발의 심장 바이코누르 발사기지. 각종 인공위성이 이곳에서 발사되고 있다.
 

로켓의 시조국 중국의 장정

로켓에 관한 한 중국은 묘한 자존심을 가지고 있다. 중국에서 사용된 화전(火箭) 또는 비화창(날으는 불화살이라는 뜻)이라 불리는 고대의 무기가 로켓의 시조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의 로켓개발은 옛기술이 전수되지 못한 채 단절되었고, 1950년대에 미국에서 쫓겨난 로켓공학자 전학삼 박사에 의해 새로 시작되었다.

중국 최초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은 1970년 동방3호를 2단추진식으로 발전시킨 동방4호이다. 이를 인공위성발사시스템으로 전용한 것이 장정1호. 중국의 장정시리즈가 서방세계에 첫선을 보인 것은 1987년 파리 에어쇼에서다. 모델명은 CZ-2E로 저지구궤도에는 8.8t의 페이로드를 올릴 수 있으며 정지궤도에는 3.1t의 위성체를 쏘아올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Z-2E는 1990년 7월에 파키스탄의 시험용 위성을 발사함으로써 세계 상업용 발사체 시장에 정식으로 등단했다. 1992년 3월에는 통신위성인 옵터스B1 발사를 시도했으나 발사 전에 부스터(보조로켓) 점화에 실패했다. 다행히 위성시스템에는 이상이 없어 5개월을 연기해 발사를 성공시켰다. 이외에도 중국의 장성공사는 인텔샛7A 시리즈 위성발사도 수주해 놓고 있다. 중국은 CZ-2E 이외에 CZ-3시리즈도 개발해 소형 군사위성 발사에 활용하고 있다.

장정로켓의 최대 장점은 발사가격이 델타나 아틀라스, 아리안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점이다. 최근 중국은 방송통신위성 발사 가격을 4천만 달러로 인상한다고 발표했으나 국제시장 가격으로는 아직도 싼 편이다. 또 넓은 영토에 발사장을 3개나(서창 태원 쌍성자) 갖추고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중국이 로켓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나 장정 시리즈가 본격적으로 서방의 상업용 발사로켓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점도 적지 않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신뢰성이다. 옵터스 위성을 발사했을 때 드러났듯이 위성의 품질관리가 아직도 수준 이하라는 점이다. 모래사장에 첨단시스템인 위성체를 알몸으로 드러내놓은 채 조립하고 있는 모습은 고객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주고 있다.

가격 또한 액면가와 실제가가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다. 발사장의 시설과 지원체제가 완벽하지 않아 부대 비용이 예상외로 많이 든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이 모두 해결되지 않으면 장정로켓이 상업적 이득을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우주개발도 경박단소

경제대국인 일본은 우주개발에 관한 한 열등감을 갖고 있었다. 부품의 개수가 만 단위인 자동차까지는 세계를 제패했으나 수십 수백만개의 부품이 결합된 시스템산업의 총아인 우주산업에서는 항상 2등국에 머물 수 밖에 없었다. 일본은 1960년 미국의 기술로 오스미위성을 발사한 뒤 지금까지 60여개의 위성을 발사했으나, 몇년 전 H1 로켓 발사 실패의 원인조차도 밝히지 못했다. 미국측이 핵심기술에 관한 설명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H2는 예전의 N1, N2, H1 로켓과는 달리 자체 기술로 개발된 순수 일본산 로켓이다. 2단식 로켓인 H2는 저지구궤도에는 10t, 정지궤도에는 2t의 페이로드를 올릴 수 있다. 이를 아리안이나 타이탄 등 여타의 상업용로켓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 그러나 앞서 지적한대로 발사능력이 큰 것과 효율이 좋은 것은 별개. 2t이야말로 방송통신위성을 지구정지궤도에 쏘아올리는 데는 가장 적절한 용량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처럼 페이로드 용량을 최소로 줄여 잡은 것은 작으면서도 최대의 효율을 추구하는 일본인들의 체취가 물씬 풍기는 일면이다.

H2 로켓에는 1,2단 모두 액체수소/액체산소를 연료로 하는 로켓이 장착됐다. 특히 1단에 장착된 LE7엔진은 옛소련의 에네르기아와 미국의 우주왕복선에만 채택된 최첨단의 로켓엔진으로 개발에 많은 난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H2 발사연기가 여러번 있었던 것은 분사까지 연료를 2번 연소시키는 LE7엔진 개발이 완전하지 못했기 때문. 일본 최남단의 다네가시마섬에서 2월4일에 발사된 H2에는 두개의 위성이 실려 있었다. 하나는 21세기 실용화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무인우주왕복선 호프의 궤도재돌입을 실험하기 위한 OREX. 이 위성은 고도 약 4백50km 지점에서 H2로부터 분리돼 지구를 한바퀴 돈 후 태평양 크리스마스제도에 낙하산을 타고 착륙했다. 일본은 OREX로부터 대기권 재돌입시의 공력가열상태 등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하게 된다. 다른 하나의 위성은 H2의 자체성능을 테스트하는 실험위성 VEP.

이밖에도 H2에는 레이저를 이용한 관성유도장치(자이로)가 장착돼 있다. 자이로란 로켓이 스스로 위치와 비행자세를 판단해 목표물을 찾아갈 수 있는 미사일의 필수 기술.

앞으로 H2는 2호기로 2t급 정지위성인 기술실험위성(ETS-6)을 발사할 예정이며, 3호기로는 기상위성 히마와리5호(정지궤도)와 실험관측위성 SFU(지상 4백km)를 동시에 발사할 계획이다. 4호기는 ESA의 ERS와 비견되는 지구관측위성을, 5호기로는 통신방송위성을 쏘아올릴 예정이다. 이런 연후에 소형 우주왕복선 호프를 상단에 올려 발사할 계획이다.

일본은 H2보다 한단계 위인 J1로켓도 연구중이다. J1은 소형위성을 저렴한 가격으로 수평발사할 수 있는 로켓으로 차세대 인공위성 발사시장에서 주목되는 제품이다.

H2발사로 '로켓 빅5'에 뒤늦게 합류한 일본은, 당장은 상업용위성 발사 시장에서 크게 영향력을 행사할 것 같지는 않지만 21세기에 접어들면 기존 판도를 휘저어놓을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할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비용절감이 최우선

- 재사용되는 첨단로켓

1회밖에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 로켓의 단점이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재사용로켓 델타클리퍼와 페가수스에 대해 알아보자.

로켓은 인공위성이나 우주선을 발사하기 위한 운반수단이다. 첨단로켓은 "어떻게 하면 지구궤도에 인공위성을 경제적으로 발사할 수 있을까?"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인공위성을 지구궤도에 발사하는 방법은 지상에 있는 발사장의 발사대에서 로켓의 윗부분에 인공위성을 싣고 수직으로 발사한 뒤, 점차 비행궤도를 지구의 지평선과 수평이 되게 한 뒤 인공위성이 지구를 돌 수 있는 속도인 초속 7.9km가 되게 해주는 것이다.

이러한 도구로 사용되는 로켓들이 미국의 아틀라스 델타 타이탄, 러시아의 소유즈 보스토크 코스모스 프로톤, 그리고 프랑스의 아리안, 일본의 H-2 로켓, 중국의 장정로켓 등이다. 지금까지 우주로 발사된 수천개 이상의 로켓들이 거의 모두 이러한 방식으로 발사됐다. 그러나 이러한 재래식 우주발사 로켓의 단점은 1회밖에 사용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재사용 로켓/우주왕복선·델타클리퍼

아주 값비싼 로켓을 1회 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큰 손실이기 때문에 등장한 것이 우주왕복선이다. 미국의 우주왕복선은 길게는 몇십회씩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좋은 방법이다. 우주왕복선은 화물칸에 인공위성을 싣고 발사되어 지구궤도에 진입한 뒤 인공위성을 지구궤도에 내려놓는 방식이며, 궤도가 다른 경우에는 인공위성에 부착된 로켓을 이용하여 지구 저궤도에서 다른 궤도로 발사하면 된다.

현재 미국의 우주왕복선으로 인공위성을 발사할 경우 재래식 무인 로켓으로 발사하는 것보다 더 비싼데, 그 이유는 우주왕복선에 우주 비행사를 탑승시키는 데 따른 우주선의 제작비용이 무척 비싸기 때문이다. 앞으로 우주왕복선을 무인화하여 제작비용을 절감한다면 아주 좋은 인공위성 발사시스템이 될 것이다.(과학동아 93년 7월호 참조).

재사용 로켓으로는 미국에서 개발중인 델타 클리퍼(DC-X)로켓이 있는데 1993년 후반기에 1차 비행시험에서 성공한 바 있다. 델타 클리퍼는 우주왕복선보다는 더 완벽하게 재사용을 할 수 있는 우주발사로켓으로 지구에서 이륙하여 지구궤도에 진입, 인공위성을 지구궤도에 내려 놓고 다시 지구로 돌아온 뒤 계속해서 같은 방식으로 여러번 사용 가능한 로켓이다. 이 시스템이 완성되면 인공위성 발사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비행기에서 발사/페가수스

미국의 인공위성 발사 회사 중에서 최근에 가장 장사를 잘하는 회사가 하나 있다. 회사이름은 OSC(Orbital Sciences Corporation)사인데, OSC사에서는 1991년 페가수스(Pegasus)로켓을 이용하여 지구 저궤도에 소형 인공위성을 발사하는데 성공했다.

페가수스 로켓은 길이 15m, 몸통지름 1.27m의 3단 고체 추진제 로켓인데 몸통의 중간부분에 폭 6.7m의 삼각날개가 부착되어 있는 형태의 로켓이다. B-52의 날개에 매달고 지구상고 10km쯤에서 발사되는 새로운 방법으로 인공위성을 발사한다. 재사용할 수 있는 B-52 비행기에서 작은 로켓인 페가수스를 발사할 수 있으므로 아주 싼값에 소형위성을 지구궤도에 발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재까지는 가장 수익성이 좋은 인공위성 발사로켓인 셈이다. 그러나 로켓의 크기 때문에 3백50kg이상의 인공위성은 발사할 수 없는 것이 문제이다.

이러한 종류의 로켓은 현재 러시아에서도 개발계획을 세우고 있다. 비슷한 방법, 즉 비행기 속에 로켓을 싣고 고공까지 상승한 후 낙하산으로 떨어뜨리면서 발사하는 방법 등 경제적으로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새로운 방식의 로켓이 계속 개발되고 있다.

새로운 인공위성의 발사방법 중 또다른 한가지는 바다에서 발사하는 방법으로 발사대가 필요없고, 발사위치는 바다의 어느곳에서나 가능한 방법으로 미국과 러시아 등에서 연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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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김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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