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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동설부터 상대성 이론, 양자역학과 빅뱅이론에 이르기까지. 시대에 따라 격변한 물리학의 흐름을 생성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다양한 미술 사조로 표현한 작품들이 7월 22일 KAIST에서 공개됐다.

‘물리학의 시대를 그리다’라는 제목의 이 전시는 KAIST 미술관과 물리학과가 기획한 공모전에서 선정된 김현진 물리학과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지호준 산업디자인학과 교수와의 협업을 거쳐 완성됐다. 다채로운 사건들로 가득한 물리학의 시대로 들어가 보자.

 

 

Electrified Prestige(전기화된 명성)

산업혁명 시대, 전자기학의 발달은 인류의 생활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전자기학이 불러올 풍성한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산업혁명 당시 활약한 인상파 거장인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화풍으로 그렸다. 공중에 떠 있는 패턴은 맥스웰 방정식을, 마법처럼 솟아오른 전기는 마이클 패러데이의 전자기 유도 법칙을 상기시킨다.

 

 

이상한 양자 세계의 물리학자들

물리학의 새로운 발견은 때로는 혼란을 불러온다. 그중 20세기의 문제적 학문으로 꼽히는 양자역학은 1927년 개최된 솔베이 회의를 뒤흔든 주인공이었다. 솔베이 회의에 참여했던 당대 최고 과학자 막스 플랑크와 닐스 보어, 베르너 하이젠베르크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등장인물들로 표현했다. 

 

 

파인만 다이어그램

복잡한 물리학 수식을 점, 선, 화살표로 나타내는 파인만 다이어그램은 당대 과학자들에겐 혁명으로 다가왔다. 파인만 다이어그램을 추상미술의 아버지, 바실리 칸딘스키의 화풍으로 재창조했다. 자유분방한 선에서 파인만 다이어그램의 혁신성과, 이 방식이 처음 발표됐을 때 과학자들이 겪었을 충격을 느낄 수 있다.

 

 

Manhattan Project 

어떤 과학적 발견은 역사에 큰 흔적을 남긴다.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맨해튼 프로젝트(Manhattan Project)를 20세기 중반 미국에서 탄생한 추상표현기법 ‘액션 페인팅’ 풍으로 그렸다. 강렬한 색채는 원자폭탄이 일으킨 파괴와 혼란, 그리고 이것이 세계 역사에 미친 영향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움직이는 지구

기존의 사고 체계를 근본적으로 다시 세우는 변화를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라고 부른다. 지동설을 주장한 폴란드의 천문학자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에서 따온 표현이다. 코페르니쿠스가 불러온 혁신을 르네상스 회화작품의 특징을 살려 그렸다. 재미있게도 ‘르네상스’라는 말에도 ‘재탄생’이라는 뜻이 담겨있다. 

 

 

Close encounters of the cosmic expansion (우주 팽창과의 조우)

미국 벨 연구소의 천문학자였던 아노 펜지어스와 로버트 윌슨이 1963년 전파망원경으로 우주배경복사를 발견한 장면을 미국의 팝 아티스트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작풍으로 그렸다. 우주배경복사는 빅뱅 이론의 가장 결정적인 증거로 꼽힌다. 우주배경복사 관측 순간이 생동감 있게 나타났다. 

 

 

사고실험을 하는 아인슈타인

새로운 발견은 과학자의 머릿속에서부터 출발한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의자에 앉아 사고실험을 하는 장면을 빈센트 반 고흐의 화풍으로 그렸다. ‘별이 빛나는 밤’에서 영감을 받은 이 작품은 출렁이는 하늘과 별이 시공간의 왜곡으로 빨려 들어가는 모습을 통해 아인슈타인의 머릿속을 잠시나마 엿보게 돕는다. 

 

 

양자 정원

가운데 원자핵을 중심으로 베레모를 쓴 닐스 보어, 흰 옷을 입고 정원에 잔상을 남기고 있는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그리고 고양이와 함께 있는 에르빈 슈뢰딩거가 보인다. 그 주변을 여기저기 흩어진 광자들이 비추는 이 작품은 양자화의 불연속성을 드라마틱하고 신비로운 느낌으로 전달한다. 복잡한 물리학의 세계를 헤매는 과학자들은 앞으로 또 어떤 발견을 해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