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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기계식 키보드

전격 해부! 프리미엄 게이밍 장비

 

A, S, D, F…, 키캡(KeyCap)을 뜯는 손이 떨렸습니다. ‘30만 원’이라는 가격 때문만은 아닙니다. 평소에 갖고 싶었던, 하지만 비싸서 구경만 해야 했던 기계식 키보드를 직접 분해해 본다는 흥분이 컸습니다. 키보드는 가장 기본적인 컴퓨터 입력 장치로, 멤브레인, 펜타그래프, 기계식 등 구동방식에 따라 종류가 다양합니다. 과학동아는 그중 ‘키감’이 좋다고 알려진 에이수스(ASUS)의 기계식 키보드(모델명 ASUS ROG CLAYMORE)를 분해해보기로 했습니다.

 

 

게이머들이 원하는 건 ‘동시 입력’ ‘반복 입력’


키캡을 뜯으니 투명한 스위치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스위치는 기계식 키보드의 키감을 좌우하는 가장 중심이 되는 부품입니다. 과감하게 한 번 더 분해했습니다. 빨간색 걸쇠와 스프링, 그리고 검은색의 하단 구조물로 이뤄져 있었습니다. 키를 누르면 걸쇠가 하단 구조물 속에 들어가서 접지부가 서로 닿고, 그 결과 전류가 흘러 입력 신호가 생성되는 원리입니다.

 

각각의 키가 개별적으로 신호를 생성하는 방식은 입력 신호의 혼선을 줄여줍니다. 대중적인 보급형 멤브레인 키보드와 비교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멤브레인 키보드는 키를 누르면 밑에 깔려 있는 고무(멤브레인)가 눌리면서 전류가 흐르고 신호가 만들어지는데요. 여러 부분이 한꺼번에 눌러지면 혼선이 일어나 한 두 개의 신호는 탈락할 수 있습니다. 반면 기계식 키보드는 모든 키의 신호가 동시에 입력됩니다. 찰나의 순간에 승패가 결정되는 상황에서 이런 ‘동시 입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게임 해본 사람들은 이해할 겁니다.

 

 

이날 키보드에 들어있던 스위치는 ‘체리(Cherry) MX 적축 스위치’였습니다. 스위치의 종류는 걸쇠의 모양, 스프링의 압력(두께와 길이), 하단 구조물의 모양에 따라서 천차만별인데요. 독일 ZF 그룹 계열사가 개발한 ‘체리(Cherry)’ 브랜드의 입력 스위치가 원조고, 이를 모태로 현재는 카일 스위치, 오테뮤 스위치 등 유사한 스위치들이 개발돼 있습니다.

 

스위치의 구조는 키를 누르는 반복 속도와도 관련이 깊습니다. 게임 중에 같은 키를 빠르게 여러 번 반복해서 누르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가볍고 중간에 걸리는 것이 없는 스위치가 유리하겠죠. 실제로 걸쇠가 하단에 닿는 거리, 걸쇠 접합부의 재질, 스프링의 압력 등을 조절해 입력 스피드를 높인 다양한 스위치들이 개발돼 있습니다.

 

스위치를 투명하게 만든 것도 다 이유가 있더군요. 내부엔 발광다이오드(LED)가 들어있었습니다. 각각의 키를 다른 색으로 빛나게 만들 수 있고, 마우스나 메인보드와 연결해 함께 빛을 내게 하는 것도 가능했습니다. 빛이 음악의 비트에 맞춰 반응하도록 할 수도 있다니,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이 게임 장비에도 해당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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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이영혜 기자
  • 사진

    홍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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