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지평선 연구협력단(EHT Collaboration)이 8월 27일, 국제학술지 천문학 저널에 M87* 블랙홀의 최고 해상도 이미지를 발표했다. doi: 10.3847/1538-3881/ad5bdb 협력단은 2019년 M87* 이미지를 사상 최초로 공개한 바 있다.
이번 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시뮬레이션 된 이미지에선 블랙홀의 그림자와 블랙홀 고리가 한층 더 얇아지고 선명해졌다. 블랙홀의 그림자는 블랙홀 중심의 검은 부분이며, 고리는 블랙홀의 강한 중력이 만드는 휘어진 빛이다.
높은 해상도의 비결은 관측 파장대를 바꾼 것이었다. 2019년에는 블랙홀을 230GHz 주파수의 전파로 관측했던 반면, 이번 관측은 345GHz 전파로 이뤄졌다. 전파의 주파수와 파장은 반비례한다. 2019년에는 파장이 1.3mm인 전파를 사용했는데, 이번에는 파장이 0.87mm로 더 짧아졌다. 관측 파장이 짧으면 망원경이 작은 각도를 구분할 수 있어 해상도를 높일 수 있다.
전 세계 여러 개의 망원경을 이어 만든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LBI)가 0.87mm 파장에서 관측을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mm 미만의 파장에서는 대기 중에 있는 수증기가 파동을 흡수해 블랙홀 신호를 수신하기 어렵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단은 계측기의 관측 대역폭을 늘리고, 6개의 망원경이 위치한 모든 지역에 화창한 날을 기다려 관측했다.
한편 협력단은 전 세계에 포진해 있는 더 많은 전파 망원경을 연결해 0.87mm 파장을 이용한 관측을 이어 나갈 예정이다. 이번 관측에는 총 6개의 망원경이 사용됐으며 VLBI의 해상도는 19킳s(마이크로아크초아크초의 100만 분의 1)이었다. 더 많은 전파 망원경이 관측에 참여한다면 해상도를 13킳s까지 높일 수 있다. 이는 지구에서 달 표면의 병뚜껑을 관찰하는 수준이다.
EHT의 창립이사인 셰퍼드 돌레만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 수석연구원은 이번 관측을 “흑백 사진에서 컬러 사진으로 바뀔 때 얻는 정보의 폭발력”이라고 평하며 “짧은 파장에서 블랙홀 주변의 가스 변화를 관측한다면, 블랙홀이 어떻게 물질을 끌어들이고 축적하는지는 물론 제트 발사의 비밀까지 풀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