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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기사] [가상인터뷰] 허리케인이 바꾼 원숭이 생존 법칙 ‘우리 친해졌어요’

GIB
히말라야원숭이로도 알려져 있는 붉은털원숭이는 카요 산티아고 섬에 1800마리 가량 서식하고 있다.

 

 

허리케인이 거주지를 쑥대밭으로 만들자 원숭이들이 서로 친해졌다. 미국 하버드대, 펜실베이니아대, 뉴욕대, 영국 엑시터대 등 국제 공동 연구팀이 6월 20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허리케인 마리아가 지나간 뒤 붉은털원숭이의 공격성이 줄었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doi: 10.1126/science.adk0606 자세한 내용을 가상 인터뷰를 통해 소개한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붉은털원숭이예요. 히말라야원숭이로도 알려져 있죠. 저는 ‘원숭이 섬’으로 알려진 대서양 멕시코만 근처 카요 산티아고 섬에 살고 있어요. 저희의 원래 서식지는 인도 부근인데, 1938년 과학자들이 연구 목적으로 저희 종을 풀어놨어요. 현재 1800마리의 친구 그리고 친척들과 함께 이곳에서 살고 있어요.

 

허리케인이 섬을 어떻게 바꿨어요?

 

아직도 생생해요. 2017년 9월이었어요. ‘마리아’란 이름의 허리케인이 우리 삶의 터전을 쑥대밭으로 만들었어요. 당시 섬의 63%가량이 파괴됐을 정도였죠. 이로 인해 원숭이들이 폭염을 피할 때 찾는 나무와 그늘이 크게 줄어 들었어요. 카요 산티아고 섬은 위도가 18도로 베트남, 태국 등과 비슷해요. 때문에 더운 여름 한낮의 온도가 40℃까지 올라, 폭염을 피할 수 있는 자연 환경이 몹시 중요한데 말이죠.

 

섬과 함께 성격도 바뀌었다며요?

 

맞아요. 2017년을 전후로 붉은털원숭이의 성격과 삶의 방식이 바뀌었어요. 서로 관대해지고 공격성 또한 낮아졌는데, 줄어든 그늘을 공유하는 행동 양상으로 그게 드러났죠. 그동안 저희 원숭이들은 공격적이고 경쟁이 치열한 사회를 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어요. 그래서 연구팀을 이끈 카밀 테스타드 펜실베이니아대 신경과학과 교수도 “그늘이 적은 경쟁 환경에서 원숭이들의 공격성이 더 강해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더라고요.

 

생존을 위한 변화였네요?

 

네, 연구팀은 “관용적 태도를 보이는 원숭이는, 그렇지 않은 원숭이보다 죽을 확률이 42% 낮았다”고도 설명했어요. 재밌는 것은 낮아진 공격성이 생존과 무관한 상황에서도 드러난다는 점이에요. 그늘이 필요 없는 아침 시간대에도 다른 원숭이들이랑 함께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어요. 연구팀은 허리케인을 기점으로 저희가 2m 이내의 근접 거리에서 오전에는 2배, 오후에는 3배나 서로 어울리는 양상이 늘어남을 확인했죠. 연구팀은 “체온 조절을 떠나 원숭이들의 사회적 관용이 전반적으로 증가해, 기상이변이 다른 개체와 교류하는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줬다”고 말했던데, 저도 이런 제가 신기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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