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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기사] 모르는 게 약? 아는 게 힘!

대학생이 되고, 첫 여름방학에 혼자서 유럽 배낭여행을 떠났습니다. 문을 나서는데 아버지가 딱 한 마디 하시더군요. “재미보단 안전이다.”

 

‘뭘 그렇게 당연한 말씀을 하실까’ 하며, 당시엔 그냥 듣고 흘렸습니다. 그런데 부모가 된 지금은 그 뜻을 조금은 알 것 같아요. 세상은 넓고 위험한 유혹은 많으니, 자식이 그런 곳엔 관심조차 두지 않았으면 하셨을 겁니다. 

 

하지만 어디 그게 마음대로 되나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어느 골목을 지나는데 처음 맡아보는 역한 향이 났습니다. 기다란 초록색 단풍잎이 그려진 가게가 보이고요. 바로 말로만 듣던 대마였습니다. 대마까지 용인하는 낯선 사회의 풍경은 스무 살 대학생에겐 큰 충격이었습니다. 

 

서둘러 그 골목을 빠져나왔습니다. 아버지 말씀도 있긴 했지만, 솔직히 운이 따랐다고 생각합니다. 옆에서 누군가가 호기심을 보였다면 그 분위기에 휩쓸려 가게에 들어갔을지도 모릅니다. 당시의 저는 대마가 왜 위험한지, 왜 나라마다 허용 범위가 다른지 몰랐고, 그래서 대마에 대한 저만의 판단 기준이라는 게 없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요즘 한국의 우리들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매체에서 대마 합법화 논란을 자주 접하고, 미국에서 펜타닐에 중독된 사람들이 좀비처럼 흐느적거리는 영상을 여러 번 봐도 이 복잡한 마약 문제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을 세우기는 쉽지 않습니다. ‘효용’이냐, ‘남용의 위험성’이냐 판단하려면 정치, 경제, 법률, 문화적인 측면을 모두 연결지어 생각해야 합니다.  

 

과학동아는 주특기인 과학적인 측면에서 살펴봤습니다. 다른 마약과 달리 대마는 왜 나라마다 규제 차이가 큰지, 정신과 의사들이 사이키델릭 약물이라는 마약류를 연구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마약이 진정 약으로 쓰이려면 어떤 연구가 바탕이 돼야 하는지 취재했습니다.

 

이런 취재 계획을 한 달 전쯤 과학동아 공식 온라인 카페에 올렸을 때 어느 독자위원이 댓글을 남겼습니다. “마약이란 범용(?) 소재에 대한 과학동아만의 접근법을 보여달라.” 정말이지 부담 백배, 잘하고 싶은 마음 천배였습니다. 

 

알면 알수록 무지에서 오는 공포는 줄고 상황을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고 믿습니다. 이번 기사가 우리 모두에게 그런 시각을 제공할 수 있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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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이영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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