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이사는 우주에서 가장 밝은 천체로 여겨지는 특이은하다. 우주 탄생 초기에 만들어져 지구에서 매우 먼 거리에 떨어져 있으며, 중심에는 초대질량 블랙홀이 있다. 블랙홀에 흡수되는 물질이 블랙홀 주변에 강착원반을 만들며 엄청난 빛과 에너지를 방출한다. 지금까지 100만 여 개 퀘이사가 발견됐다.
크리스찬 울프 호주국립대 천문학과 교수팀이 그중에서도 가장 밝은 퀘이사를 새롭게 발견했다. 연구 결과는 2월 19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에 실렸다. doi: 10.1038/s41550-024-02195-x
주인공 퀘이사 ‘J0529-4351’은 남반구의 화가자리에 위치하며 지구로부터 약 120억 광년 떨어진 거리에 있다. J0529-4351은 무려 44년 전인 1980년에 처음 관측됐다. 이후 1998년과 2022년에도 관측됐지만, 너무 밝아 퀘이사가 아닌 가까운 별로 분류돼 퀘이사 명단에서 누락됐다. 울프 교수팀은 2023년 호주 사이딩 스프링천문대의 망원경을 통해 이 천체가 퀘이사임을 확인했다.
이후 유럽남방천문대(ESO)가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서 운용 중인 거대망원경(VLT)의 분광기로 추가 관측을 진행했다. 거리와 질량을 분석한 결과 J0529-4351이 지금까지 관찰된 퀘이사 중 가장 밝은 것으로 밝혀졌다. J0529-4351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 블랙홀의 질량은 태양 질량의 약 170억 배에 달하며, 날마다 태양 1개 정도의 질량을 흡수한다. 이 과정에서 블랙홀의 강착 원반이 뿜어내는 빛은, 태양보다 500조 배 밝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사무엘 라이 호주국립대 천문학과 연구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 빛은 지름이 7광년인 강착 원반에서 나오고 있다”며, “우주에서 가장 큰 강착 원반일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관측 결과가 적색 편이가 심한 먼 우주의 블랙홀 질량을 추정할 때 유용한 근거 자료로 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