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털원숭이(Macaca mulatta)는 유전체가 인간과 약 93% 일치해 인간의 감염과 면역 연구를 위한 의학 및 생리학 분야에서 실험동물로 자주 등장한다. 이런 붉은털원숭이를 세계 최초로 성체 세포를 이용해 복제하고, 2년 넘게 생존시킨 연구가 화제다.
1월 16일, 루 팔롱 중국과학원 유전학발생생물학 연구소 연구원이 이끈 공동연구팀이 국제학술지 ‘네이처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한 연구 결과를 가상인터뷰로 재구성했다. doi: 10.1038/s41467-023-43985-7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2020년 7월 16일에 중국에서 태어난 복제 붉은털원숭이, 레트로(ReTro)예요! 제 이름 앞에는 항상 ‘최장 생존’이라는 명예로운 수식어가 붙죠. 복제로 태어난 붉은털원숭이들 중 가장 건강하고 오래 살아서라고 해요. 아, 비결이요? 기존 복제 방식인 체세포 핵이식(SCNT)에 융모막 치환술(TR嗿rophoblast Replacement)이 추가된 방식으로 태어났기 때문이에요.
융모막 치환술은 어떤 기술인가요?
기존 복제 방식인 체세포 핵이식에서 융모막을 교체하는 단계를 하나 추가한 방식이라고 보면 돼요. 기존의 체세포 핵이식은 복제하려는 동물의 체세포에서 핵을 추출하고, 이 핵을 핵이 제거된 난자에 이식한 다음 대리모의 자궁에 이식해서 복제 동물을 만들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태어난 복제 동물들이 자궁에서부터 발달 이상을 보이는 등 건강에 문제가 있었대요.
융모막 치환술은 체세포 핵이식 방법을 쓰면서 융모막을 ICSI(Intracytoplasmic Sperm Injection) 배아의 융모막으로 바꿔요. ICSI 배아는 정자를 직접 난자에 주입해 만든 수정란입니다. 체세포 핵이식 복제를 통해 만든 수정란보다 더 건강하죠. 저는 ICSI 배아의 융모막 덕분에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었어요.
앞으로 연구팀의 계획은 뭔가요?
저와 같은 복제 동물들의 복제 성공률을 향상시키는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들었어요. 저는 아직까지 동생이 없거든요. 제가 태어나기까지도 무수히 많은 실패가 있었대요. 연구팀이 113개의 복제 배아 중 11개를 대리모에게 이식했는데, 그중 단 한 번만 출산에 성공했다더라고요. 그게 바로 저랍니다.
제 위로 2018년생 중중(Zhong Zhong)이와, 화화(Hua Hua)가 있긴 하지만, 둘의 체세포 핵은 원숭이 성체가 아니라 태아에서 가져왔고 종도 달라요. 그러니 붉은털원숭이 성체 세포를 분리해 복제에 성공한 건 제가 최초라고 볼 수 있죠.
저희는 인간과 유전적으로 닮아서 그동안 오랫동안 실험동물로 살아왔는데요, 최근엔 동물실험의 윤리적 문제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등 의학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는 관점도 있는 반면, 다른 실험으로 대체하고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죠.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