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오늘날 생성 인공지능(AI) 시장은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운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이끌어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장 속에서 스타트업들은 각자 새로운 생존 전략을 고민한다. 생성 AI 상용화라는 마라톤 경기에 피지컬 최강 선수(빅테크 기업)와 피지컬보단 독특한 달리기 기술이 강점인 선수(스타트업)가 함께 달리는 셈이다. 각자 다른 전략으로 존재감을 뽐내는 생성 AI 스타트업들을 만나봤다.)
☞뤼튼테크놀로지스
☞포자랩스
☞프렌들리 AI
구글의 제미나이, 마이크로소프트-오픈AI의 GPT-4, 메타의 라마 2, 아마존의 알렉사 티처 등 빅테크 기업은 자신들만의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선보이고 있다. 성능이 좋은 LLM의 핵심은 다양한 변수를 처리할 수 있는 수많은 파라미터 수와 모델을 훈련시키는 학습 데이터의 양이다. 이 두 가지를 뒷받침할 자본이 많을수록 더 좋은 모델을 만들 수 있다. 때문에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이 LLM을 만들어 빅테크 기업과 정면 승부하는 건 좋은 전략이 아니다. 독보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로 틈새 시장을 노려야한다.
뤼튼테크놀로지스가 찾은 답은 빅테크 기업들의 LLM을 종합해 가장 좋은 대답을 내놓는 ‘AI 에이전트’다. 뤼튼테크놀로지스는 2023년 12월 19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2024년 1분기 AI 에이전트를 탑재한 ‘뤼튼 2.0’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작동 방식을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다. ‘양배추로 요리하는 법을 알려줘’라고 물으면, 여러 언어모델 중 가장 적절한 대답을 내놓을 언어모델을 찾아 답을 받고, 그 답을 다시 LLM을 사용해 사용자가 원하는 발화 방식으로 구현한다. 즉, 정보 취득부터 발화 방식까지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AI 에이전트인 것이다. 쉽게 따라잡을 수 없는 빅테크 기업의 기술력을 자원으로 삼고, 뤼튼테크놀로지스만의 새로운 기술을 더한 발상의 전환인 셈이다.
2021년 창업한 뤼튼테크놀로지스의 초기 사업 모델은 네이버의 LLM, 하이퍼클로바를 활용한 글쓰기 생성 AI 서비스였다. 카피라이팅을 포함한 수십 가지의 텍스트 생성 툴을 제공했다. 그러다 새로운 서비스 사업을 고안하기 시작한 건 2022년 챗GPT가 출시되면서부터였다. 박민준 뤼튼테크놀로지스 AI 에이전트 연구 리더는 “챗GPT의 언어모델 GPT-3.5가 꽤 좋은 성능을 보인다는 것을 확인하고, 빅테크 기업들의 언어모델이 앞으로 더욱 시장을 점유할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말했다. 변화하는 생성 AI 시장 속에서 다시금 입지를 다지기 위해 아이디어를 찾던 뤼튼테크놀로지스는 2023년 4월 AI 에이전트라는 답을 내놨다.
“가장 좋은 답변을 내놓는 AI 에이전트를 만들기 위해선 좋은 답변의 기준이 필요했다”고 박 연구 리더는 말한다. 이에 실제 이용자와 AI의 대화 패턴을 분석해 각 LLM의 강점을 평가한 ‘KLAUD(클라우드・Korean Language Satisfaction Evaluation of Large Language Models based on Actual User Data)’를 연구했다. 그동안 LLM의 성능평가는 주로 논리 추론에 기반한 정답 예측 점수를 봤다. 반면 KLAUD는 뤼튼 이용자의 실제 발화 및 피드백을 바탕으로 주요 LLM들의 특징을 분석했다. 특히 LLM이 내놓은 대답을 언어학 대화 분석 이론에 기반해 명확성, 일관성, 공감능력 등 10대 지표를 활용해 분석했다.
그 결과 GPT-4는 적절성과 대화 참여도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하이퍼클로바X는 완결성에서 GPT-4보다 높은 성능을 보였다. 대화하듯 정보를 찾을 땐 GPT-4가, 완성된 글을 작성할 땐 하이퍼클로바X를 이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뜻이다. 박 연구리더는 “KLAUD를 활용하면 사용자의 질문에 대답을 더 잘할 LLM을 사용해 답변을 도출하고, 그 답변을 또 다른 LLM이 사용자가 원하는 발화 방식으로 수정해 제공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사용자가 원하는 답변을 더 완벽하게 도출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