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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천공카드부터 DNA까지, 메모리의 진화

2023년 12월 4일, 프랑스의 생명공학 스타트업 ‘바이오메모리’가 데이터를 DNA 형태로 저장하는 ‘DNA 카드’를 출시했다. DNA 카드는 신용카드 크기의 카드 중간에 DNA가 저장된 버튼이 달린 구조다. 총 1KB 용량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으며 가격은 1000달러, 한국 돈으로 약 130만 원 정도다. 어떻게 DNA에 정보를 저장할까. 정보 저장 기술의 진화부터 살펴보자.

 

❋저장 장치 종류에 따른 정보 밀도 비교 : 정보 저장 장치에서 ‘밀도’는 단위 부피 당 기록되는 비트를 나타낸다. 지금까지 다양한 저장 방식이 발명되고 쓰였는데, 정보를 담는 이들의 밀도는 천차만별로 다르다. 장치 별 정보 밀도를 비교했다. doi: 10.1126/science.1226355

<;  구멍 >; 

정보 밀도: 0.32bits/mm3

천공카드는 ‘구멍을 뚫은 카드’란 뜻으로, 카드에 구멍이 뚫려 있는지 아닌지에 따라 0, 1의 2진법 데이터를 기록하고 판별하는 방식이다. 천공카드는 컴퓨터가 만들어지기 전인 1725년부터 천을 짜는 직조기에 도입돼 쓰였다.

1880년대 후반 미국 공학자인 허먼 홀러리스는 전자 기계가 읽고 계산을 할 수 있는 천공카드 시스템을 발명했고, 이후로 초기 컴퓨터에서는 천공카드가 정보 저장 방식으로 널리 쓰였다.

 

 <; 빛 >; 

정보 밀도: 4.13×105bits/mm3

1982년, 일본 기업 소니는 네덜란드 기업 필립스와 합작 연구한 광학 정보 저장 매체인 ‘CD(Compact disc)’를 발표한다. CD의 표면에는 미세한 홈이 새겨져있다. 여기에 레이저를 비추면 홈에 따라 레이저가 반사되거나 산란되며, 반사된 빛의 양으로 0과 1을 구분할 수 있다.

CD는 20세기 후반 널리 쓰인 저장 매체로 수많은 프로그램, 음악, 영화가 CD로 출시됐다. CD의 뒤를 이어 DVD, Blu-Ray 등 발전된 광학 매체가 등장했다.

 

 <; 자기장 >; 

정보 밀도: 3.10×109bits/mm3

컴퓨터 과학자들은 20세기 초부터 자기장을 이용한 정보 저장 장치를 만들었다. 이중 가장 성공한 장치는 당시 컴퓨터 기업이었던 IBM이 1957년부터 상업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하드디스크다.

하드디스크는 자기장을 이용해 정보를 저장한다. 원판(디스크)에 자성물질을 바르고 정보를 읽고 쓰는 ‘헤드’를 이용해 정보를 입력한다. 자성물질의 자성을 조정해 자기 방향이 변하면 1, 변하지 않으면 0으로 입력된다.

  <; 반도체 >; 

정보 밀도: 5.02×109bits/mm3

일본 컴퓨터 업체인 도시바는 1987년 플래시 메모리를 최초로 출시했다. 플래시 메모리는 비휘발성 반도체 저장장치다. 양자적 크기의 플로팅 게이트 트랜지스터에 데이터를 저장하는데, 전압을 걸어 플로팅 게이트에 전자를 채우거나 비워 데이터를 기록한다.

이동식 저장 장치인 USB 메모리부터 SD카드, SSD(Solid-state Drive)에 이르기까지 최근 급격히 널리 쓰이는 저장 방식이다.

 

 <; DNA >; 

정보 밀도: 5.49×1015bits/mm3

DNA 저장 방식은 2012년 조지 처치 미국 하버드대 유전학 교수팀이 실증한 후 계속 연구됐다. 바이오메모리사의 DNA 카드는 처음으로 상용화된 DNA 저장 매체다.

DNA 저장 방식은 데이터 저장 밀도가 매우 높다. DNA 1g에 215페타바이트페타바이트는 1000테라바이트)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고 추정된다. 또한 DNA의 수명이 150년 정도로 매우 길고, 정보 저장 후 전력을 쓸 필요도 없다.

 

 ● DNA 카드의 원리

➀ 저장하려는 데이터를 2진 부호 형태로 변환한다.

➁ 2진 부호를 DNA에 저장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환한다. DNA에 정보가 들어가는 부분은 ‘염기’다. 염기는 A(아데닌), G(구아신), T(티민), C(사이토신)의 네 가지 종류가 있다. 바이오메모리사는 A와 T에 ‘0’, G와 C에 ‘1’이라는 정보를 넣는 식으로 DNA에 정보를 인코딩한다.

➂ 인코딩한 염기서열대로 DNA를 만든다.

➃ 만든 DNA를 박테리아를 이용해 복제해 양을 증폭한다. 데이터의 안정성을 위한 조치다.

➄ DNA를 건조해 산소와 닿지 않게 밀봉 보관한다.

➅ 정보를 읽을 때는 건조 DNA를 다시 물에 녹여 염기서열을 읽는다.

➆ 염기서열을 2진 부호로 재변환하면 저장된 정보를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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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이창욱 기자
  • 디자인

    인포그래픽 박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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