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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뉴스] 45억 년 전 지구와 충돌한 행성 맨틀 아래 남아있다?

 

지구의 맨틀 하부에는 ‘대규모 저속 지역(LLVPs Large low-shear-velocity provinces)’이라는 구조가 있다. 주변 맨틀보다 밀도가 더 높아서 지진파가 느리게 전달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1980년대 지진파 탐사로 발견됐는데, 아프리카와 태평양 지하에 각각 한 덩어리가 존재한다. 너비 3000km, 높이는 최대 1000km까지 뻗어있을 정도로 거대한 구조다. 이 LLVPs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2023년 11월 1일, 첸 위안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지진연구소 연구원팀은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LLVPs가 원시 지구에 충돌한 행성 ‘테이아’의 잔해일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doi: 10.1038/s41586-023-06589-1

 

테이아는 달의 기원을 설명하는 ‘거대 충돌 가설’에 등장하는 화성 크기의 가상 천체다. 거대 충돌 가설은 약 45억 년 전의 원시 지구에 테이아가 충돌하면서 만들어진 잔해가 우주로 날아가 뭉쳐져 달이 됐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테이아가 실제로 충돌했다는 증거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LLVPs의 조성과 밀도를 통해 LLVPs가 테이아의 남은 잔해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LLVPs는 철분이 많이 함유돼 주변 맨틀보다 밀도가 높다. 그런데 지구와 테이아의 잔해로 만들어졌을 달도 철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즉 LLVPs가 원시 지구보다 철분을 더 많이 함유한 테이아의 잔해일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충돌 상황을 재현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우주로 날아간 지구와 테이아의 잔해가 섞여 달이 만들어졌고, 지구에 남은 테이아의 일부는 지구의 상부 맨틀과 섞였다. 나머지 일부는 하부 맨틀에서 섞이지 않고 큰 덩어리로 남아 가라앉았다.

 

지금까지 LLVPs의 생성 원인으로 원시 지구의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남은 잔해라거나, 맨틀로 섭입한 해양지각이 쌓인 것이라는 가설이 있었다. 이번 연구는 테이아를 LLVPs의 원인으로 진지하게 분석한 최초의 연구다. 연구팀은 보도자료를 통해 “앞으로 테이아에서 기원한 물질이 판구조론 등 지구 내부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 알아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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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이창욱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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