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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뉴스] 관측 사상 가장 큰 화성 지진, 그 원인은?

지구에 땅이 흔들리는 ‘지진’이 있는 것처럼, 화성에는 ‘화진(Marsquake)’이라는 현상이 있다. 2022년 5월 4일,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선 ‘인사이트(InSight)’는 규모 4.7의 화진 ‘S1222a’를 관측했다. 이 화진은 인사이트가 임무 기간인 2년 6개월 동안 관측한 1300건이 넘는 화진 중 가장 큰 규모였다.

 

이 화진이 발생한 원인은 무엇일까. 벤자민 페르난도 영국 옥스퍼드대 물리학과 연구원이 이끄는 국제 공동연구팀은 S1222a 화진의 원인이 ‘화성이 냉각돼 응축되면서 나온 에너지’에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10월 17일 국제학술지 ‘지오피지컬 리서치 레터스’에 실렸다. doi: 10.1029/2023GL103619

 

지진은 지구 내부에 쌓인 변형 에너지가 갑자기 방출되면서 지각이 흔들려 일어난다. 대개는 지각을 구성하는 판들이 만나는 경계에서 서로 밀거나 포개지며 움직이는 경우다.

 

화진은 다르다. 지구와는 달리 화성은 활발한 지각 운동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인사이트가 기록한 큰 규모의 화진 두 건은 소행성의 충돌로 일어난 것이었다.

 

페르난도 연구원은 이번 S1222a 화진을 일으킨 원인도 소행성의 충돌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다른 화성 탐사선 연구팀과 함께 새로 생겨난 운석 충돌구를 찾기 시작했다. 이 수색 작업에 미국은 물론, 유럽, 아랍에미리트(UAE), 중국, 인도 등 화성 궤도 탐사선을 운용하는 모든 국가가 참가했다.

 

각 그룹은 화성을 촬영한 위성 이미지를 분석해 새로운 분화구나 먼지 구름 등의 증거를 찾았다. 그러나 수 개월 동안 이어진 탐색에도 소행성 충돌의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화진의 원인이 화성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화성 내부로 눈을 돌렸다. 지진파 분석을 통해 이번 화진의 진원은 깊이 18~28km에 있는 단층이며, 그 원인은 계속 분석 중이라 밝혔다. 페르난도 연구원은 보도자료에서 “(S1222a 화진은) 화성이 수십억 년 동안 냉각돼 수축하면서 쌓인 응력이 방출되며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나아가 “화진 연구는 나중에 인간이 화성에 정착할 때 안전한 정착지를 선택하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23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이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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