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6일, 베이징 중국과학원 척추동물고생물학 및 고인류학연구소와 푸젠 지질조사연구소 연구팀은 중국 푸젠성 정허현에서 1억 5000만 년 전 쥐라기 지층에서 발견된 신종 깃털 공룡, 푸젠베나토르 프로디지오수스(Fujianvenator prodigiosus)가 조류목에 속한다는 연구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doi: 10.1038/s41586-023-06513-7
연구팀이 발견한 푸젠베나토르 화석은 꿩만 한 크기로 머리와 꼬리 일부는 보존되지 않았지만, 손가락의 상대적인 길이와 골반, 척추 형태를 비교했을 때 다른 조류형 공룡과 유사한 특징을 보였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길쭉한 다리였다. 무릎 아래쪽 다리뼈인 정강이뼈가 허벅지뼈보다 두 배 길었다. 길쭉한 다리는 푸젠베나토르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연구팀은 “늪지 생활에 적응한 모습이거나, 육지에서 빠르게 달리기 위해서라고 추정된다”고 밝혔다.
푸젠베나토르가 발견된 중국 푸젠성 정허현에서는 다양한 수생 및 반수생 척추동물 집단이 발견된다. 연구팀은 “이를 확실히 알기 위해선 푸젠베나토르의 발가락에서 물갈퀴의 흔적을 조사해야 하지만, 발가락이 제대로 보존돼 있지 않아 두 가지 추측 모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시조’란 맨 처음의 것, 조상이라는 뜻이다. 1861년 독일 졸른호펜 채석장에서 처음 1억 5000만 년 전 쥐라기의 시조새 화석이 발견된 이후로 현재까지 조류의 조상은 시조새로 여겨졌다. 수각류 공룡에서 진화한 시조새를 시작으로 현대의 조류가 진화했다는 것이다. 몇몇 시조새 화석을 제외하면 초기 조류 화석은 거의 발견되지 않아 조류 진화를 복원하는 데 어려움도 있었다.
한편, 시조새가 새들의 유일한 조상은 아니라는 공룡-조류 진화설을 주장하는 과학자들도 있었다. 공룡은 6600만 년 전 대부분 멸종했지만, 벨로키랍토르와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처럼 세 개의 발가락과 속이 빈 뼈를 가진 수각류가 오늘날의 새로 진화했다는 주장이다.
이번에 발견된 푸젠베나토르 화석은 시조새와 같은 시기의 조류 공룡이지만 형태학적 특징이 시조새와 현격히 다르다. 연구팀은 푸젠베나토르의 발견이 이미 쥐라기에 시조새는 물론, 다양한 수각류 공룡이 조류로 진화하고 있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연구를 진행한 유 하이루 중국과학원 고생물학자는 “초기 새의 진화는 복잡하다”고 후속 연구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