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한 작은 생물이 콜롬비아의 마약상을 이길 수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기기 힘들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부시행정부는 코카잎(마약인 코카인의 원료)을 엄청나게 잘 뜯어먹는 한 풀쐐기를 마약전선에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백악관의 대변인인 피츠워터는 '약 벌레'계획에 대해 설명하면서 콜롬비아 정부의 승인하에서만 벌레를 풀어놓겠다고 밝혔다.
한때 많은 사람들에게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이 계획은 이제 환경보호론자들의 반대에 부딪쳐 있다. 그들은 이 벌레의 고치들을 풀어 놓아 보아야 실소득이 없다고 주장한다. 콜롬비아의 마약상들은 자구책으로 방충제를 넓은 지역에 살포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괜히 애꿎은 주변 주민들만 피해를 볼 것이라는 얘기다.
학명이 엘로리아 노예시(Eloria noyesi)인 말룸비아(Malumbia)풀쐐기는 남미의 안데스산맥에서 살고 있는 작은 벌레다. 다 자랐을 때의 길이가 2.5㎝이고 흰 털로 덮여 있는 이 무명의 벌레가 코카나무의 잎을 좋아한다는 '죄'로 어쩌면 양쪽에서 큰 곤욕을 치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