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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노트] 배터리를 위한 하이브리드 전략

 

두 달 전 차를 바꿨습니다. 10년 넘게 타던 내연기관차를 보내고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새로 들였습니다. 차값이 적은 돈이 아니다보니 새차를 고를 때 고민이 되더군요. 환경을 생각하면 전기차나 수소차로 바꿔야 하는데, 충전이 어렵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마다 충전 전쟁인 건 차치하더라도, 아파트 지하 주차장 충전석마저 만석인 건 심하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결론이 하이브리드 자동차였습니다. 하이브리드차는 이름처럼 내연기관 엔진과 배터리 두 가지를 모두 사용해 자동차를 움직입니다. 보통 엔진으로 바퀴를 굴리고 남는 동력을 배터리에 저장해 저속으로 달릴 때나 순간적으로 큰 힘을 내야할 때 배터리의 도움을 받습니다. 배터리만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는 길지 않지만 연비가 끝내줍니다. 저희 집은 연비가 두 배로 뛰었습니다.

 

연비가 높으면 그만큼 친환경적입니다. 동일한 모델의 내연기관 엔진을 하이브리드로 변환하면 주행 중 탄소 배출량이 20% 감소한다는 통계가 있으니,  순수 전기차는 그 효과가 더 크겠죠. 과학동아 편집장으로서 기후변화 대응에 동참하는 선택을 내린 것이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같은 시기에 이수린 기자가 들고 온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발제가 그래서 더 반가웠는지도 모릅니다. 배터리를 제조할 때 탄소가 좀 발생하긴 해도, 쓰고 난 배터리를 재활용할 수 있다면 진정한 친환경차가 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런데 취재를 거듭할수록 담당기자의 표정은 어두워졌습니다. 배터리 재활용 기술이 상용화되기까지 갈 길이 멀어 보였기 때문입니다. 쓰고 난 배터리를 재사용할지 버릴지 분류하고, 버리는 배터리에서 재활용할 금속을 빼내는 기술과 산업이 너무도 초기 단계였습니다. 심지어 재활용 공정에선 환경오염 물질도 발생했습니다. 당장 2025년부터 전기차에서 쓰임을 다한 배터리가 쏟아져 나온다는데 준비는 한참 부족했습니다.

 

배터리 기술 개발에도 하이브리드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효율 높은 배터리를 만들어 연비를 극강으로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배터리를 환경 친화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 더 나아가선 오래 쓸 수 있고 재활용하기 쉬운 배터리를 만드는 기술도 함께 개발돼야 한다고 말이죠. 독자 여러분들은 이번 특집 기사를 통해 어떤 미래를 보고, 어떤 대응전략을 구상하실지 궁금합니다. 과학동아는 앞으로도 여러분의 ‘미래를 보는 창’이 되겠습니다.

 

2023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이영혜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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