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에서 지구와 크기, 질량이 가장 비슷한 ‘쌍둥이 행성’ 금성이 최근 급격한 기후변화를 겪고 있다. 금성의 태양빛 반사도가 2006~2017년 최저에서 최대까지 약 2배나 변했고, 금성 구름의 주성분인 이산화황(SO2) 가스의 양도 2008년 이후 급감했다가 2016년 이후 급증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 및 지구과학 연구단 행성대기 그룹은 금성의 이러한 원인 모를 대기 변화를 관측하기 위해 국제 금성 관측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6월 29일 밝혔다.
프로젝트의 목표는 금성 구름 내 존재하는 미확인 흡수체와 이산화황 가스의 양을 측정하는 것이다. 미확인 흡수체는 태양에너지를 흡수해 금성 기후에 영향을 미친다. 미확인 흡수체의 양이 늘면 대기의 반사도가 낮아지면서 구름층이 있는 대기의 온도가 상승한다. 하지만 미확인 흡수체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국제 공동연구팀은 금성의 대기를 태양계 3곳에서 동시에 관측할 예정이다. 우주에서는 유럽우주국(ESA)과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공동으로 발사한 수성 탐사선 ‘베피콜롬보’와 JAXA가 발사한 금성 탐사선 ‘아카츠키’가 관측을 수행한다. 두 탐사선은 자외선 영역에서 금성에 반사되는 태양 빛을 관측할 계획이다. 관측은 수성으로 운항 중인 베피콜롬보가 금성을 바라보는 9월 말에 진행된다.
지구에서는 지상 망원경을 이용해 금성을 관측한다. 지상 망원경은 가시광선 및 근적외선 영역을 본다. 한국에서는 이시구로 마사테루 서울대 교수팀이 참여하며, 일본, 스페인, 독일, 스위스, 러시아 팀도 참여할 예정이다.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이연주 행성대기 그룹 수석연구자(CI)는 “유럽우주국의 ‘인비전’, 미국항공우주국의 ‘베리타스’ 등 새로운 금성 탐사선 발사 계획이 발표되고 있지만, 단일 임무로는 금성 대기를 넓은 파장대에서 한 번에 관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이번 프로젝트로 금성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과학적 자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