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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FLL KOREA 현장 속으로

레고로 과학을 배우다



“빨리, 빨리!”

여기저기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레고로 만든 각종 로봇이 물고기와 옥수수 모형 등을 부지런히 나른다.

이곳은 2012 FLL KOREA 대회 현장. 지난 2월 4일 올림픽공원 내 SK올림픽 핸드볼 경기장에서 열렸다. 이 대회는 창의공학교육협회가 주최하고 동아사이언스가 후원했다. 대회에 참가한 69개 팀은 각각 레고 로봇 키트(NXT)를 이용해 로봇을 만들고, 이 로봇으로 주어진 15개 미션을 2분 30초 안에 수행해야 한다. 올해 FLL 대회의 주제는 ‘음식(food factor)’으로, 미션은 옥수수와 생선을 가져오고 해충을 제거하는 등 식품의 생산과 유통에 관련된 것이다. 참가자들은 우선 미션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로봇을 설계하는 데 머리를 모았다. ‘투모로우팀’은 로봇본체에서 A모터를 따로 떼어 내기로 했다. 로봇 한개에 들어갈 부품을 나눠 로봇 두 개로 만든 것이다. 제한된 시간 안에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다. ‘프리스팀’은 로봇이 더 빨리 움직일 수 있도록 무게를 줄였다. 보통 한 로봇에 모터를 3개 쓰는데, 딱 한 개만 쓰기로 한 것이다. 모터 대신 로봇에 식품 모형을 건질 수 있게 어망 같은 도구를 달았다.

FLL KOREA는 단순한 로봇 경기 대회가 아니다. 주제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도 있다. 각 팀별로 ‘식품’에 관련된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발표한다. 프리스팀은 생선의 유통기간을 늘리는 방안을 찾아보기로 했다. 팀장인 김정복 학생(경기 안산시 석호중 3학년)은 ‘생선을 분해하는 미생물의 증식을 막으면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이어 “충치균을 없앤다는 자일리톨로 생선을 코팅해보자”고 아이디어를 냈다.

프리스팀은 정말 자일리톨이 음식의 부패를 막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 식빵 4개를 준비해 2개에는 자일리톨을 40%로 희석해 뿌리고, 다른 2개에는 증류수를 뿌렸다. 3일 뒤 물을 뿌린 식빵에서는 효모가 자라 시큼한 냄새가 났지만 자일리톨을 뿌린 식빵은 일주일 동안 변화가 없었다. 자일리톨이 식빵의 유통기간을 2배로 늘린 셈이다. 게다가 자일리톨은 맛이 강하지 않아 생선 맛에는 문제가 없다. 이 연구는 고려대 식품공학과의 황하준 교수가 도와줬다. 프리스팀이 직접 메일을 보내 부탁한 것이다. 조영도(경기 안산시 상록중 3학년) 학생은 “로봇 설계와 식품에 대한 공부, 두 프로젝트를 함께 준비하는데 꼬박 한 달을 썼지만 그만큼 식품과 식품미생물에 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태호(인천 서운동 계수중 1학년) 학생도 “학교에서 배우는 과학은 멀게만 느껴졌는데, 이렇게 생활 속 소재로 공부하니 더 재밌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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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과학동아 정보

  • 신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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