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취미코딩] 게임하는 인간을 이해하는 곳, e스포츠 연구실을 가다!

 

Gamer LAB이라는 네온사인, 그리고 PC방을 닮은 공간까지.


PC방이 아니라 연세대 e스포츠 연구실의 모습입니다. 게이머들이라면 좋아할 수밖에 없는 공간이죠.


이곳에 지난 7월 28일, 과학동아 독자 다섯 명이 모였습니다. 모두 취미코딩 우수 참가자였습니다. 직접 견학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 이 날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컴퓨터로서의 인간을 이해하는 곳


“오늘날 인간은 컴퓨터예요. 그래서 제가 컴퓨터과학과에 있는 겁니다. 인간을 연구하지만.”
이병주 연세대 컴퓨터과학과 교수의 연구실 소개로 이날의 견학이 시작됐습니다. PC방을 닮은 공간에 이 교수와 독자 다섯이 옹기종기 모여 앉았습니다.


e스포츠 연구실은 ‘게임하는 인간’을 탐구합니다. 인간이 게임을 어떻게 하는지, 왜 하는지를 연구하죠. PC방을 닮은 공간도 게임하는 인간을 실험하기 위한 곳이었습니다. 실험실에 놓인 아이트래커로 1인칭 슈팅 게임을 하는 게이머의 눈을 추적하고, 모션 캡처 카메라로 게이머의 팔꿈치, 손목의 위치 등을 좌표로 만들어냅니다.


“카메라는 어떻게 3차원 공간에서 좌표를 알아낼까요?”


이 교수는 직접 모션 캡처 카메라 사용법을 보여줬습니다. 각 카메라가 각자 3차원 공간 안에서 어디에 있는지 계산할 수 있도록 막대기 하나를 공간상에서 무작위로 흔들었습니다. 이걸 ‘완딩’이라고 합니다. 막대기의 세 곳에 반짝이는 점이 붙어있어 모션 캡처 카메라가 이 점들을 감지하고, 점의 위치를 바탕으로 자기 자신, 즉 카메라의 위치를 알아냅니다. 그리고 나면 이 교수가 3차원 좌표의 기준점 (0, 0, 0)을 나타낼 장치를 한곳에 둡니다. 그때부터 모든 카메라가 그곳을 (0, 0, 0)이라고 계산하기 시작합니다. 그럼 게임하는 누군가의 팔에 센서를 붙이고 모션 캡처 카메라로 찍을 때, 카메라는 센서들의 위치를 3차원 좌표로 기록할 수 있습니다.


“이 장치를 활용하면 손목 회전을 너무 많이 하는 프로 게이머에게 ‘좀 쉬어라’ 또는 ‘손목 회전이 남들보다 너무 크다’ 이런 조언을 해줄 수도 있겠죠?”


이 교수는 손목 회전 연구를 포함해 연구 주제 몇 가지를 사례로 들며 막대기를 내려놓았습니다.

 

롤 데이터, 어떻게 쓰이나


첫 번째 취미코딩에서는 리그오브레전드(LoL, 롤) 데이터를 분석합니다. 참가자들은 모두 이 교수 연구실에서 개발한 ‘리그오브레전드 게임 기록기(LLL)’를 자신의 컴퓨터에 설치하고 게임하면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죠.


“여러분들이 제공하는 데이터가 어떻게 쓰이는지 궁금하시죠? 이 친구가 10개의 지표를 보고 있습니다.”


이번엔 이 교수가 롤 데이터로 게이머들의 행동 패턴을 연구하고 있는 이한별 연세대 컴퓨터과학과 석박통합과정 학생을 소개했습니다. 이한별 학생은 뷰 스위칭, 컨트롤 대담성, 근면성, 무질서도 등 데이터에서 뽑아낸 10개의 특성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뷰 스위칭’은 게임을 하는 동안 자신의 챔피언이 있는 곳 말고 다른 곳을 얼마나 더 자주, 빨리 보고 돌아오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데, 프로 선수들이 일반인들보다 3~4배 더 높았습니다. 또 챔피언을 우클릭해서 움직일 때 얼마나 위치 변화가 큰지를 살펴보는 ‘대담성’ 지표도 프로일수록 높았습니다. 프로 선수들이 더 다양한 곳을 클릭해서 챔피언들을 다양하게 움직인다는 뜻입니다.


“여기 대학원생이 되려면 어떤 능력을 갖춰야 하나요?”


“관련 논문을 찾아보고 싶은데 추천해주실 수 있나요?”


설명이 끝나자 참가자들의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많은 질문과 답변이 오간 뒤, 이 교수는 “코딩이나 통계 실력보단 과학적사고 능력과 글을 잘 쓰는 것과 같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연구에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이며 이날 견학을 마쳤습니다. 

 

2022년 9월 과학동아 정보

  • 글 및 사진

    t신수빈 기자
  • 디자인

    이명희

🎓️ 진로 추천

  • 컴퓨터공학
  • 심리학
  • 통계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