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메디컬공학의 가장 큰 장점은 인류가 남아있는 한 계속해서 발전할 수 있는 학문이라는 거예요.”
이소현 씨(이화여대 휴먼기계바이오공학부 3학년)가 꼽은 바이오메디컬공학의 장점이다. 질병 치료부터 인체 증강까지, 바이오메디컬공학이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인간은 뇌에 있는 정보를 인터넷에 업로드하는 마인드 업로딩 기술을 통해 영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머스크가 설립한 스타트업 ‘뉴럴링크’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를 개발해 올해 중으로 임상시험에 돌입할 계획이다. 머스크는 “BCI 기술이 상용화되면 척수 손상으로 전신 마비가 된 환자도 신체의 기능을 회복할 기회가 생긴다”고 했다.
“바이오메디컬공학은 ○○을 연구한다”
SF영화 속 미래가 바이오메디컬공학 덕에 차츰 가까워지는 가운데, 이 분야에 관심 있는 청소년을 위한 행사가 지난 5월 11일 개최됐다. 과학동아는 한국공학한림원, 출판사 MID와 함께 ‘바이오메디컬공학 온라인 진로 콘서트’를 진행했다. 바이오메디컬공학과 현직 교수와 재학생이 학과를 소개하는 자리였다. 패널로는 바이오메디컬공학 입문 도서 ‘교실 밖에서 듣는 바이오메디컬공학’의 저자인 임창환, 최성용 한양대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와 이소현 이화여대 휴먼기계바이오공학부 학부생이 함께했다.
온라인 진로 콘서트에 앞서 과학동아 독자들에게 바이오메디컬공학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물었다. 가장 많은 질문은 “바이오메디컬공학은 정확히 무엇을 공부하는 학과인가요?”였다. 바이오메디컬공학을 한 문장으로 정의해달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최 교수는 “바이오메디컬공학은 인류가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기술을 공부하고 연구하는 분야”라고 답했다. 최근 떠오르는 인공와우 등 인공장기, 인공지능을 이용한 컴퓨터 단층촬영(CT) 분석 등이 이 분야에 속한다.
바이오메디컬공학의 다양한 세부 분야와 전망을 소개하는 강연은 임 교수가 맡았다. 그는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의 규모가 2016년 3360억 달러(약 426조 원)에서 지난해 4330억 달러(약 548조 원)까지 증가했다”고 했다. 이어 “다른 제조업에 비해 부가가치율도 높고 고용유발계수도 높아 실제로 많은 대기업에서 의료기기사업을 시작하거나, 관련 회사를 인수하는 등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고 짚었다.
이번 행사는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진행돼 시청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었다. 시청자들은 임 교수가 강연 속에서 소개한 인공근육, 가상현실 의료기기 등 생소한 미래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신기해하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헬스케어 진단의 미래’를 주제로 한 최 교수의 강연에서는 암 진단법에 대한 내용이 큰 관심을 끌었다. 혈액을 분석해 암세포가 방출한 바이오마커를 찾아내는 ‘액체 생검법’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시청자 조현영 씨는 “바이오마커 중에서 가장 흔하게 쓰이는 게 따로 있나요?”란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임 교수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진단에 활용하는 신속항원검사도 바이러스의 단백질을 바이오마커로 삼은 경우”라며 “암 진단에도 단백질 마커를 많이 사용하며, 최근에는 DNA마커를 활용하기도 한다”고 답했다.
“막상 입학해보니”
바이오메디컬공학 관련 학과에 진학한 선배의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었다. 이 씨는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을 위해 연구하는 꿈을 가지고 진학했다”며 “고등학교 재학 시절엔 의생명공학과라면 생명과학을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었지만, 막상 입학해보니 생명과학을 잘하는 게 전부는 아니었다”고 했다. 이어 “공학을 의료 분야에 적용하는 학문이라 역학, 공학수학, 프로그래밍 등 다양한 지식도 필요하다”고 했다.
임 교수는 “바이오메디컬공학이 워낙 넓은 분야기 때문에 학부생 시기에는 배우는 과목이 다양하다”며 “대학원에 진학하게 되면 자신의 적성에 맞는 연구를 집중적으로 할 수 있다”고 첨언했다. 대학원 진학을 하지 않고, 바로 취업하는 학생들의 경우 헬스케어 관련 업체, 식약처, 보건산업진흥원 등 공기업이나 대기업으로 진출한다. 임 교수는 “한양대의 경우 바이오메디컬공학과의 취업률이 공대 전체의 평균 취업률보다 항상 높게 나온다”며 “바이오메디컬공학과에서는 학부 시절부터 다양한 학문을 융합하는 방법을 배우다 보니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융합적 사고방식을 갖춘 인재를 길러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