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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책] 한양대 교수진에게 직접 듣는 바이오메디컬공학

 

리빙 포인트 하나: 진로는 잘 알아본 다음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한 어린이가 있었다. 그는 실험을 좋아하고, 산으로 강으로 쏘다니며 풀꽃이나 작은 동물을 쳐다보는 걸 좋아했다. 중학생이 되자 그의 꿈은 자연스레 과학자가 됐다. 고등학교에 다니면서부턴 조금 더 구체적인 꿈을 꿔야 했다. 대학교는 어느 학과로 진학해야 할지 결정하기 위해서였다.

 

“흠.” 대충 생각했다.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 중에선 화학이 제일 좋았다. 그래서 그는 화학 연구원이 되겠다고 화학공학과에 갔다. ‘화학 연구원’은 무척 구체적인 진로라고 생각했다. 아니었다.

 

예상했겠지만 이 이야기는 기자의 이야기다. 화학공학과에 가서 화학만큼이나 물리와 수학을 공부할 줄은 몰랐다. 화학공학과 졸업생의 대표적 진로가 플랜트의 엔지니어가 돼 숫자를 만지는 일인 줄도 몰랐다. 화학공학과에서 분자 구조식을 그릴 거라고만 생각하던 기자가 칠판 가득 물리 공식을 적어가는 교수님을 보며 느낀 암담함을 상상해 보라.

 

이런 비극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겪는 일이다. 꿈꾸던 진로를 실제로 선택한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보기 전에는 그 학문을 공부했을 때 펼쳐질 일이 뭔지 쉽게 알 수 없다. 그래서 요즘엔 관심 있는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현직자를 만나 인터뷰하는 적극적인 청소년도 종종 있다. 하지만 청소년이 현직자를 만날 수 있는 경로가 몇이나 될까. 쉽지 않은 일이다.

 

‘바이오메디컬공학’이라는 학과명을 듣고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떠올릴 청소년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의료와 치료에 국한돼 있을 것 같은 이 분야는 사실 보이는 것보다 훨씬 다채롭다. 바이오메디컬공학에 뛰어든 당신은 인체 내부에서 진단이 필요한 곳을 선택해 촬영하는 캡슐 내시경을 개발할 수도 있다. 몸 안의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삼는 생체연료전지를 관리할지도 모른다.

 

한양대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진인 저자 7명이 바이오메디컬공학의 세계를 책으로 풀어냈다. 바이오메디컬공학의 다양한 영역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 사이사이엔 앞으로 바이오메디컬공학이 가야 할 길, 바이오메디컬공학도가 갖춰야 할 자질 등도 소개한다.

 

바이오메디컬공학에 관심 있는 청소년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길. 34개의 기술 이야기를 읽다 보면 자신의 모습을 더 선명하게 그릴 수 있을 것이다. 부디 기자와 같은 비극은 더 없길 바란다.

 

 

리빙 포인트 둘: 프로 가드너가 되려면 전완근을 단련하자.

 

또 기자 이야기다. 4월은 식덕(식물덕후)인 기자에게 가장 위험한 달이다. 이제 겨우 절반이 지나갔는데 집에 식물이 10개 생겼다. 이것도 아주 많이 자제해서 10개인 것이다. 고삐 풀린 듯이 샀다면 어땠을지 두려우면서도 조금 두근두근하다.  

 

이렇게 ‘무지성’인 상태로 식물을 잔뜩 사오면 꼭 재난이 닥친다. 올해는 작은뿌리파리의 역습이다. 작은뿌리파리란 유충일 때 화분 속에서 뿌리를 갉아 먹는 날파리의 일종이다. 이게 창궐하면 식물의 뿌리가 상해 물을 아무리 줘도 말라 죽는 불상사가 벌어진다. 기자도 지난해 “물을 줬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라며 눈물을 흘리던 기억이 생생하다. 올해는 물에 희석한 과산화수소수를 부어 방제하고 있다. 화분 열 개를 하나하나 들어 욕실로 옮겨두고 희석액을 뿌린 다음 다시 자리에 가져다 두는 일을 반복하다 보면 팔 근육이 단단해지는 기분이 든다.

 

가드닝이 취미라 하면 꽃이 흐드러지게 핀 가운데 우아하게 앉아 차를 마실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 책의 부제 ‘꽃만 볼 줄 알았는데 벌레를 잡고 있는’은 기자와 같은 식덕들의 현실을 정확히 꿰뚫었다. 저자인 박원순 국립세종수목원 전시기획운영실장은 자신의 일을 ‘백공(百工온갖 종류의 장인)’이라고 소개한다. 가드너는 식물을 수집하고 벌레를 잡는 일부터 각종 행정 문서 처리까지 모두 해내는 사람들이다. 책에서 그는 가드너로서 제주 여미지 식물원에 처음 출근한 날을 “온몸이 땀에 젖는 건 기본이고 안 쓰던 근육들을 갑자기 쓰다 보니 팔다리가 부들부들 떨렸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가드닝은 이 모든 걸 감수할 만큼 행복한 기억들을 선사한다. 직접 번식시킨 식물을 바라보는 애틋함, 땀 흘려 키워낸 연꽃의 아름다움, 그리고 매일 새로운 일이 벌어지는 다채로움과 식물에 대한 애정을 책 한 권에 담았다. 20년차 가드너인 저자가 식물을 돌보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책상 위 화분을 더 잘 돌볼 가드닝 팁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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