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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얼로그 물리학 ❶고전역학


글 이공주복│그림 임승연│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352쪽│1만 8000원

 

“학생들이 강의를 들을 때는 다 알아들은 것 같았는데, 뒤돌아서니까 다시 하나도 모르겠다는 하소연을 하곤 합니다. 당연히 그럴 수 있어요. 내용이 복잡하거든요. 그러니까 우리의 목표는 우선 독자들이 내용을 알아들었다고 착각하도록 하는 겁니다. 거기까지만 해도 성공이에요.”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물리학과 교수가 해 준 말이다. 물리는 어렵다. 세상 만물의 이치를 기술하는 학문이 어렵지 않은 게 더 이상하다. 우선 논리 전개가 어렵다. “A이니 B이고, 따라서 C다”라며 설명해도, 그 바탕에 숨어 있는 배경 지식을 모르면 알아들을 수가 없다. 


외국인에게 김치찌개를 끓이는 방법을 “우선 김치를 준비합니다. 간장도 한 술 넣어 주세요”라고 설명하는 것과 같다. 김치는 뭔지, 간장은 뭔지, 한 술이란 대체 무슨 단위인지 몰라 혼돈에 빠질 것이다. 


사용하는 언어도 어렵다. 관성의 법칙, 만유인력의 법칙, 불확정성의 원리 등 물리학의 대원칙들은 수학 공식으로 표현한다. 각종 기호와 수식 속에 숨겨진 의미를 읽는 눈 없이 물리학을 이해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물리학은 아름답다. F=ma란 짧은 공식 하나로 머리 위에 사뿐히 내려앉은 벚꽃잎의 움직임을 알 수 있다. E=mc2는 우리 주변 모든 물체가 에너지로 바뀔 수 있음을 말한다. 이 아름다움을 전하기 위해 저자인 이공주복 이화여대 물리학과 교수는 수학을 덜어내고, 논리 전개 과정을 쉽게 풀었다. 그 덕에 물리학 초심자들은 ‘내용을 알아들었다고 착각’하는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 
여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정말로 물리학을 습득하려면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 책은 호기심 많은 두 학생을 등장시켜 그 과정마저도 떠먹여 준다. 다정한 물리학자와 두 학생의 대화를 통해 물리학의 세계에 발을 내딛어 보자. 

 

2022년 4월 과학동아 정보

  •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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