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이 일으키는 질병은 소음성난청 뿐만이 아니다. 심한 소음은 스트레스를 유발해 심장과 뇌까지도 손상을 줄 수 있다.
소음이라 함은 음의 종류 성질 크기에 관계하지 않고 듣는 사람에게 불쾌한 감각을 주어 생활위생에 지장을 주는 소리를 말한다. 음악도 쾌적성여부는 사람의 주관에 달려 있다. 동일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소리를 들을 때의 정신상태, 소리를 듣는 기회, 소리의 고저 또는 강약, 소리를 듣는 방법에 따라 소음으로 느끼기도 하고 경쾌한 음(音)으로 느끼기도 한다. 따라서 소음은 물리적 의미에서 음의 관념과는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오히려 환경위생적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우리가 그 음을 어떤 상태에서 듣느냐 하는 심리적인 면이나, 어떤 장해를 받는가 하는 생리적인 면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된다.
소음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인 영향과 장기적인 영향이 있다. 단기적인 영향이라 함은 소음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분(分) 단위 또는 그 이하로 지속되는 경우를 의미하고, 장기적인 영향이라 함은 시간 단위 또는 그 이상으로 영향이 지속됨을 의미한다. 장기적인 영향 중 일부는 단기적인 영향이 반복 누적된 경우도 포함한다.
근육이 굳어지기도
자신과 직접 관련이 없는 소음에 대한 단기적인 영향은 놀람반응 적응반사 방어반사 등 세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놀람반응은 소음이 충분히 크고 시작에서 최대까지 이르는 시간이 짧은 소음에 대한 결과다. 한편 적응반사는 잠재적으로 해롭다고 알려진 익숙하지 않은 소음에 대한 반응이다. 적응반사의 결과는 신경 계통으로부터 적절한 반응을 확보하기 위한 일종의 경고라고 할 수 있다. 방어반사는 해롭다고 생각되는 큰 소음원에 의해 일어난다. 방어반사의 결과로 수음자(受音者)는 방어, 공격 또는 후퇴의 준비를 한다.
■ 수의근(隨意筋)을 포함한 반사
(1) 놀람반응:수의근의 활동이 갑작스레 증가한다. 눈을 감는다든가, 안면근육을 이상하게 수축시킨다든가 머리를 흔드는 것과 같이 근육을 움직이는 동작이 나타난다.
(2) 근육경색반응:1백20㏈ 이상의 소리에서는 근육경색이 일어난다.
(3) 호흡반응:갑작스레 짧은 소음원에 영향을 받아 어느 수준까지 호흡량이 증가된다.
■ 심장과 혈액순환 반응
(1) 심장 박동수:일반적으로 광대역 소음에 노출되면 심장박동수가 증가한다.
(2) 주변 혈관의 변화:수음자가 필요하다고 인지하는 소리 이외의 소음에 노출되면 주변 혈관이 수축한다. 계속 반복되는 소음에는 이런 반응이 점차 감소된다.
(3) 눈동자 반응:광대역소음도 75㏈(A) 이상이 되면 눈동자 팽창현상이 목격된다. 90㏈(B) 소음에 2분간 노출될 때 눈동자 지름은 약 5% 증가한다.
(4) 소닉 붐(sonic boom) 초음속 비행기에서 발생하는 충격파(소닉 붐)로 인한 피해의 대표적인 예가 고막 파열이다. 그 다음으로 위험한 신체기관이 허파(肺)다.
심장 뇌까지 영향?
95㏈(A) 전후의 소음에 여러해 걸쳐 노출되면 누적된 병리적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아직까지 청력 상실 이외는 소음에 노출된 사람이 겪는 특별한 병은 알려져 있지 않다. 귀 이외에 소음에 취약한 것으로 의심이 가는 신체 부위는 동맥이며, 심하면 그 피해가 심장과 뇌에까지 손상을 줄 가능성이 있다.
소음에 대한 피해 상황으로 일반적으로 호소하는 것이 스트레스다. 스트레스와 관련돼 있는 질병은 위염 위궤양 대장염 천식 만성 두통 암등 상당수에 이른다. 병리학적으로는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론적 가설로 가능성이 있으며 임상학적으로도 충분히 나타난다. 그러나 이런 임상학적인 스트레스의 원인이 소음이냐 하는 것은 앞으로 더 연구해야 할 과제다.
스트레스의 결과로 내분비물이 증가한다는 것과 스트레스가 심장과 순환계통, 혈액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은 상당히 중요하다. (그림)은 이런 가설을 도표화한 것이다. 이것은 병리학적으로 상당히 증명된 자료인데 단지 소음을 스트레스의 원인에 넣느냐 마느냐하는 문제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부분별 상관관계는 상당히 신빙성이 높으나 전체적인 가설은 아직 역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았다.
이 가설은 다음과 같은 가정에 근거를 둔다. 소음이 스트레스를 유발해 도표와 같은 연쇄적인 반응으로 발전한다. 결국은 심장과 근육의 특별한 부위나 뇌의 기관에 공급되는 혈량이 감소되고 심장마비와 뇌졸증과 같은 결과를 초래한다.
■ 소음으로 인한 청력 손상
(1) 음향학적인 외상:과도한 음향 에너지가 직접적인 청각 기관에 손상을 입히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서 매우 높은 소음에 비교적 단일 또는 수회 노출된 경우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매우 심각한 소음이 귀의 내부에 도달하면 귀조직이 가지는 생리학적인 한계를 넘어 코르티(corti)의 완전한 파열을 가져온다. 예를 들면 폭발음은 고막을 파열시키고 귀의 소골을 손상시키고 청세포를 파괴한다. 이런 음향학적인 외상에 의해 청력이 손상되는 것이다.
(2) 일시적 가청 범위의 전이:소음에 노출되고 나서 그 소음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가청 범위가 바뀌는 경우를 말한다.
(3) 영구적 가청 범위의 전이:가청범위가 바뀐 후 다시 원상태로 회복이 불가능한 경우다. 아울러 수음자의 일생 동안 회복 가능성이 전혀 없다. 이 원인은 음향학적인 외상일 수도 있고 소음에 몇년을 계속 반복해서 노출됐을 수도 있다.
■ 영구 청력 상실
의심할 여지 없이 과도한 소음에 장기간 노출되면 영구 청력 상실이 발생한다. 이것은 청각 신경이 파괴된 것이다. 대부분은 공장 작업 환경에서 일어나며, 작업 소음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인은 ᅀ소음도 ᅀ총노출 시간 ᅀ소음의 스펙트럼 ᅀ귀의 음향 전달특성 ᅀ선천적인 청력상실에 대한 취약 유무 등이다.
항공기소음이 미치는 영향
항공기 소음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다른 교통소음이나 공장소음과는 상당히 다르다. 첫째 항공기 소음의 주파수 내용은 다른 소음과는 판이하다. 둘째 항공기 소음은 기타 소음처럼 연속적이거나 일정치가 않다. 항공기가 한 지점의 상공을 통과할 때 일반적으로 그 지점의 암(暗)소음(background noise) 수준보다 항공기 소음이 심한 지점에 서는 50㏈ 이상 상승한다.
항공기 소음이 주민 생활에 끼치는 영향으로서는 거슬림과 회화장애 및 수면방해를 들 수 있다.
■ 회화 장애
회화 장애란 정상적으로 수행하는 대화가 주위의 소음으로 인해 방해받는 현상을 일컫는다. 항공기 소음이 회화 장애를 일으키는 시간은 비교적 기타 소음보다는 짧다. 물론 공항의 운항 일일 대수가 많고 적음에 따라 그 대화에 장애를 일으키는 횟수도 달라진다. 다른 소음과는 달리 항공기 소음의 경우 회화 장애 기간 동안 대화를 중지해 회피한다.
회화 장애의 일종으로 특히 공항 주위의 사람들이 가장 많이 지적하는 것이 전화 통화장애다. 일반적으로 70㏈(A) 이상이 되면 전화 통화에 어려움을 겪는데 공항 주위의 지역에서는 80㏈(A) 이상의 소음이 발생하므로 소음에 대한 민원은 당연하다 하겠다.
■ 수면방해
뇌파 측정으로 수면의 깊이를 나타내기 위해 0에서 3까지의 숫자를 사용한다. 수면의 깊이는 숫자의 크기와 비례한다. (표)는 소음도에 다른 수면의 깊이를 실험해 통계치를 사용해 나타냈다. 소음도가 35㏈(A)이면 수면의 깊이가 2.4인데 반해 소음도가 55㏈(A)일 때는 수면의 깊이가 2.0으로 낮아져 인간의 수면이 소음도에 영향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수면시 소음에 노출되면 수면의 깊이가 낮아지는 변화가 일어나고 심하면 깨게 된다.
개인별 차이 때문에 소음도와 수면의 관계를 일률적으로 정하기는 어렵지만 항공기 소음이 수면에 미치는 영향은 정상 상태(시간에 따라 크기가 변하지 않는) 소음보다 더 심각하다. 일반적으로 계속적인 소음은 어느 정도 적응력이 생겨 인체가 이에 합당한 반응을 하지만, 항공기 소음과 같이 높은 소음도가 짧은 시간에 발생하는 소음에는 인체가 적응하기보다는 놀라 잠을 깨기가 십상이다. 어떤 항공기 소음도에서 잠을 깨게 되느냐 하는 것은 개인별 차이와 개인의 신체적 상태에 따라 다르다. 어떤 자료에 따르면 40㏈(A)의 피크 소음에서 잠을 깨는 율이 5%, 70㏈(A)에서는 30%로 증가하고 1백에서 1백20㏈(A)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이 잠을 깬다. 이를 항공기 소음에 개략적으로 적용해 보면 일반 주택의 차음량을 20㏈로 보고 주택에 미치는 소음이 60㏈ 이상되면 잠을 깨는 율이 5% 이상 된다고 할 수 있다.
■ 전파장애와 초음파 피해
기타 장애로서 전파장애와 항공기가 발생하는 초저주파(16㎐미만)에 의한 피해 및 초음파(20㎑이상)에 의한 피해가 있다. 전파 장애는 주로 현대인의 생활중 일부로 자리 잡고 있는 텔레비전 시청의 간섭, 라디오 청취의 간섭 등이 대표적 사례다.
항공기 비행시 16㎐보다 낮은 초저주파를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이의 영향으로 알려진 것이 정신집중의 곤란이며, 그 세기가 증가하면 졸림 신경 피로 구역질 균형상실을 경험한다. 미국 환경청의 규제 기준치는 1백20㏈이다.
항공기는 초저주파와 아울러 20㎑보다 높은 초음파도 발생한다. 초음파는 치아 세척, 금속체의 결함 검출(비파괴 검사의 일종), 태아의 유전성 질병 진단. 기타 의학적 치료법 등에 이용되기도 하지만 초음파의 세기가 크면 신체 기관에 피해를 줄 수 있다. 이의 피해로는 지나친 피로, 구역질, 두통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초음파에 관련된 미국 환경청의 규제 기준치는 1백5㏈이다.
10대 청소년들 요주의! 워크맨 청각장애
요즘은 워크맨(walkman)시대다. 걸어다니는 라디오, 차를 타고 가면서도 혼자 감상할 수 있는 스테레오사운드가 널리 보급되고 있다. 사무실에서, 전철에서 주위 사람들을 아랑곳 하지 않고 음악감상에, 외국어 공부에 빠져 있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
이처럼 편리한 워크맨 때문에 젊은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귀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워크맨류의 음량 최대치는1백15㏈(데시벨). 그런데85㏈ 정도면 귀를 보호해야 할 특수장치를 해야 된다고 알려져 있다.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80~85㏈은 자동차가 빈번히 다니는 번화가의 소음이며 대형버스가 고속으로 질주할 때 내는 소리는 90㏈ 정도인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이 버스가 클랙슨을 계속 눌러댄다면 바로 옆에서 측정한 소리값은 워크맨 최대 음량인 1백15㏈을 넘어선다.
이비인후과 의사들은 90㏈에 노출된채 8시간이 지나면 일시적인 청력장애가 오고 1백㏈에서 2시간이 지나면 영구청력장애가 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조용한 사무실에서 외국어 학습을 할 때 볼륨을 최대로 틀어놓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주변이 시끄러운 곳에서는 점점 볼륨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청소년들은 헤드폰을 끼고 귀가 따가울 정도로 로큰롤 음악을 듣는 경우가 많다. 헤드폰 사용자의 볼륨 평균은 일반적인 예상보다 훨씬 높아 90㏈에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가 어렵기 때문에 정확한 통계는 내기는 어려우나, 나이가 어린 청소년층일수록 볼륨을 높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아이오와 대학 이비인후과팀은 10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바를 밝혔는데, 98㏈ 볼륨에서 두세시간 연속적으로 노출되면 귀 내부기관의 손상을 가져온다는 것. 청력 장애뿐만아니라 기억력 집중력이 떨어지며 자제력을 읽고 쉽게 화를 낸다고 밝혔다.
더욱 문제가 심각한 것은 헤드폰 사용자들이 같은 소리를 듣기 위해 처음보다 점점 더 크게 튼다는 것이다. 또한 자산이 청력장애가 생겼다는 것을 쉽게 알지 못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몇가지 예방조치를 권하고 있다. 우선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꽂고서 옆사람과 정상적인 대화를 못할 정도면 소리가 너무 크다고 생각해야 하며 구체적으로는 볼륨 수준을 10단계로 나눌 때 4이하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헤드폰을 몇시간 사용하고 나서 다른 사람의 말을 알아 듣기 어려우면 청각장애가 발생한 것이며 이어폰을 낀 뒤 귀울림이 난다면 심각하므로 빨리 이비인후과를 찾아야 한다고 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