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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뉴스] 원인 불명 꿀벌 집단 실종 사태 발생

지난 1월 경남, 전남, 제주 등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시작된 꿀벌 실종 사태가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3월 2일 한국양봉협회가 실시한 전국 회원 농가 피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2만 3697곳 중 4173곳(17.61%)에서 꿀벌의 집단 실종 현상이 나타났다. 피해 농가에서 양봉하는 벌통은 39만 517개로, 실종된 꿀벌은 약 80억 마리가량이다. 수개월 만에 지구 인구에 육박하는 꿀벌들이 사라진 셈이다.


꿀벌이 집단 폐사하는 현상을 ‘군집붕괴현상(CCD·Colony Collapse Disorder)’이라고 부른다. 2006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보고된 이후 미국 농무부(USDA)는 전자기파, 살충제 과다 사용 등을 가설로 세우고 CCD의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2017년에는 ‘네오니코티노이드(Neonicotinoid)’계열 살충제(아세타미프리드, 이미다클로프리드 등)가 꽃가루 매개자인 꿀벌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되기도 했다. doi: 10.1126/science.aan3684 문제는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해서 CCD가 발생했을 뿐 정확한 CCD의 원인은 아직도 미상이라는 점이다.


국내에서도 CCD 발생 후 원인 분석이 한창이다. 지난 3월 13일 농촌진흥청은 CCD의 원인이 꿀벌응애(Varroa jacobsoni)류와 말벌(Vespa crabro)류에 의한 폐사와 이상기후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벌어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응애는 거미강 진드기목 가운데 후기문아목(Metastigmata)을 제외한 거미류를 총칭한다. 이 중 꿀벌에 기생하면서 체액과 조직을 먹고 자라는 꿀벌응애도 있다. 농촌진흥청은 피해 무리에서 꿀벌응애가 관찰된 것을 토대로, 응애가 꿀벌 성장을 막는 해충으로 작용했다고 해석했다. 


연평균 기온이 상승한 것도 또 다른 원인으로 거론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2021년 전국 연평균 기온은 13.3°C로 평년 대비 0.8°C 높았다. 일벌들은 11월부터 화분 채집 등을 위해 벌통을 밖으로 나가는데, 높은 기온으로 체력이 빨리 소진되면서 벌통으로 돌아오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꿀벌 실종 사태는 양봉업계와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꿀벌이 뛰어난 수분매개자인 만큼 꿀벌 수가 줄면 작물 수확량도 줄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100대 농작물 중 70% 이상이 꿀벌의 수분으로 생산된다. 이만영 노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양봉생태과장은 “농가가 안정적으로 양봉할 수 있도록 꿀벌 피해를 최소화하는 연구개발과 기술 보급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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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과학동아 정보

  • 한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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