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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변기보다 7배 더럽다면 그냥 변기가 깨끗한 게 아닐까

스마트폰은 변기 시트보다 7배 더럽다고 합니다. 엘리베이터 버튼은 40배 더럽다고 하죠. 물체 표면의 세균 수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라는데, 이쯤 되면 그냥 변기가 깨끗한 편인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입니다. 사실 주변 환경 속 세균이 인체에 얼마나 유해한지 판단할 땐 전체 세균의 수보다 유해 세균의 분포가 더 중요한 요인입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에 변기보다 더 많은 세균이 득실댄다니, 직접 실험해 확인해보고 싶지 않나요? (저만 그럴지도….)


실험에 앞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세균을 다루는 실험을 할 땐 유해 세균에 의한 감염과 세균이 주변에 전파되는 상황을 막아야 합니다. 이집호 서울특별시 보건환경연구원 질병연구부장은 “실험을 시작하기 전 소독제로 주변을 소독한 후 실험을 진행해야 하고, 실험이 끝난 뒤에는 사용한 기구와 재료들을 반드시 소독·멸균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세균 먹이로 사용할 배지를 우선 만들어보겠습니다. 이스트, 프로틴 파우더, 설탕, 소금을 물에 섞은 뒤 15분간 끓이면 액체배지 완성입니다. 고체배지도 필요한데, 위 재료에 한천 가루만 추가해서 끓이면 됩니다. 변기 시트 표면을 면봉으로 꼼꼼히 문지른 다음, 면봉을 액체배지 속에 담급니다. 똑같은 과정을 스마트폰과 엘리베이터 버튼에도 반복합니다. 


스티로폼 박스에 핫팩을 4개 넣어두면 24시간 동안 30℃ 안팎의 온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세균이 좋아하는 따뜻한 환경이죠. 여기에 액체배지를 넣고 12시간 동안 배양해 세균 수를 늘릴 겁니다. 배양한 액체배지는 1만 배 희석한 뒤 고체배지에 넓게 펴 바릅니다. 고체배지에서 24시간 배양하면 콜로니(colony)를 맨눈으로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콜로니는 세균이 고체배지 위에서 분열을 반복해 크게 자란 덩어리입니다.


시간을 거꾸로 돌려가며 생각해볼까요. 콜로니가 많다는 건 펴 바른 액체배지에 세균이 많았다는 뜻이며, 채취한 곳에 세균이 많았다는 소리입니다. 표준 시험법은 아니지만, 결과는 알려진 것과 비슷했습니다. 변기에서 채취한 세균을 배양한 고체배지에서는 종을 알 수 없는 콜로니가 68개 관찰됐고, 스마트폰에서는 107개, 엘리베이터에서는 124개였죠. (ㄷㄷ) 그래도 감염을 예방할 방법이 있습니다. 이 질병연구부장은 “일상생활에서는 올바른 손 씻기 만으로도 세균에 의한 감염이나 교차오염을 막을 수 있다”고 당부했습니다. 

 

2022년 3월 과학동아 정보

  • 김소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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