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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필수경제] 2022년 설 명절 특선 재난기사,인플레이션

지난해 한국인의 소울푸드인 라면 가격은 12년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습니다. 라면값이 올랐다는 충격이 채 가시지 않았는데, 2022년 정초부터 각종 소비재의 물가가 오른다는 소식이 연달아 들려옵니다. 스타벅X 커피 가격 7년 만에 인상, 샘X 간장 가격 4년 만에 인상, 버X킹 햄버거 가격 인상, 맥X 커피믹스 가격 인상. 인상, 인상, 인상! 정말 월급 빼고 오르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2022년형 인플레이션, 주범은 감염병


과학에서 인플레이션이 우주의 급격한 팽창을 뜻한다면, 경제학에서는 화폐가치가 하락해 물건의 가격, 즉 물가가 지속해서 상승하는 경제 상태를 뜻합니다. 디플레이션은 반대말로 물가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상태입니다.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이 그 자체로 나쁜 건 아니지만, 단기간에 너무 많이 오르거나 내리면 문제가 되죠.


역사상 최악의 인플레이션이 발생한 시기는 1970~1980년대입니다. 산유국들이 석유 수출을 제한해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그 결과 경제가 침체되며 초인플레이션 국면을 맞이했죠. 당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7%가량 상승했습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기준 시점을 100으로 둔 뒤 비교 시점 물가의 높고 낮은 정도를 나타냅니다. 


일반적으로 장기적인 물가 상승의 원인으로는 통화량을 꼽습니다. 정부가 돈을 많이 ‘찍어내서’ 화폐가치가 떨어지는 것이죠.


현재는 감염병이라는 다른 요인이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한동안 국제 물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봉쇄 이후에는 경제가 반등하며 수요 급증에 따른 공급 충격을 일으켰습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자체보다도 인플레이션을 더 우려합니다. 지난해 12월 미국 블룸버그가 전 세계 경제 전문가 87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세계에 닥칠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인플레이션(31%)이 꼽혔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변이(26%)와 전쟁(23%)을 제친 결과입니다. 


지난해부터 이미 알루미늄, 리튬을 시작으로 마그네슘까지 원자재 가격이 폭등했습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수요가 공급보다 빠르게 증가하거나 공급에 중요한 장애가 발생하면 일어납니다. 지난해 12월 산업연구원은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의 배경에는 코로나19라는 외생 충격에서 기인한 수급 불균형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전 세계 경기가 침체됐지만, 빠른 백신 보급으로 선진국은 급속히 경기를 회복했죠. 반면 원자재를 공급하는 국가는 여전히 공급을 늘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결국 생산자물가를 높이고, 이는 다시 소비자물가 상승을 유발합니다. 기업이 원자재 가격 부담을 제품에 전가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국내 소비자물가는 세 달째 3% 넘는 오름폭을 기록했습니다. 10년 만에 최대입니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6.8%로 40년 만에 최고 기록입니다. 한국과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가 물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나라의 물가를 논할 땐 햄버거를 구매하라


물가 상승은 물건 가격 그 이상의 의미를 담습니다. 어떤 국가의 물건 가격이 오르면, 그 나라의 화폐가치는 기존보다 떨어집니다. 같은 물건을 다른 국가보다 더 비싸게 구매해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죠. 빅맥지수가 이를 잘 설명하는 지표입니다. 빅맥은 전 세계 120개국에 있는 맥도날드의 대표 메뉴입니다. 특정 국가를 제외하곤 어디서든 같은 재료, 같은 크기로 판매됩니다. 대략 국가 간의 물가를 파악할 수 있죠. 


한국과 미국의 빅맥 가격은 각각 4600원, 5.71달러입니다. 빅맥 가격으로 달러·원환율을 계산하면 1달러는 806원입니다. 그런데 현재 미국과 한국의 달러·원환율은 1달러당 약 1200원입니다(1년 사이에 무려 100원이 올랐습니다). 미국에 가서 빅맥을 먹으려면 약 6850(=1200x5.71)원을 내야 합니다. 똑같은 빅맥을 33% 더 비싸게 사먹어야 합니다. 한화가 미국 달러보다 화폐가치가 33% 저평가돼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지난해 2월 이렇게 물가 비교의 기준이 되는 햄버거 가격마저 올랐으니….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쇠고기를 비롯한 축산물 및 달걀 가격 또한 작년 대비 최고 30% 올랐습니다. 올해 명절은 그냥 라면이나…, (근데 가격이 올랐으니) 햄버거나…, (근데 가격이 올랐으니 즐겁게 보내는 데 만족하죠.) 

2022년 2월 과학동아 정보

  • 조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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