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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부정적인 조직 문화에 휩쓸리지 않길”

이수정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 국제지질자원인재개발센터장은 지속가능한 자원을 연구하는 지질학자다. 학생 때부터 함께한 도구인 전자현미경으로 폐자원을 활용한 자원을 개발하고 있다. 
동시에 전문 인력 교육과 과학 교육문화 확산을 담당하는 국제지질자원인재개발센터의 수장으로 여성 인력의 취업, 승진, 경력개발을 위한 활동도 도맡았다. 그의 모든 활동은 ‘지속가능한 연구 생태계’를 위한 활동으로 요약된다. 그가 꿈꾸는 지속가능성에 대해 들어봤다. 

 

이수정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국제지질자원인재개발센터장
UST-KIGAM 캠퍼스 대표교수
KIGAM 여성과학기술인총괄담당관
WISET S멘토

 

 

버려진 석탄재를 재활용한 ‘지오폴리머’


이 센터장은 광물에서 금속이 얼마나 어떤 형태로 들어있는지, 금속 추출 공정이 효율적인지, 광물 자원이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해 왔다. 최근엔 폐기물을 활용해 천연자원 사용량과 쓰레기 배출량을 동시에 줄이는 자원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석탄재로 만든 결합재, 지오폴리머다. 석탄재에 알칼리 성분과 물을 섞어 만들며 시멘트를 대신해 사용할 수 있다. 그는 “지오폴리머는 폐자원인 석탄재를 대량으로 재활용해 만들어 산업 활동에 따른 환경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소성 공정이 없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시멘트보다 훨씬 적기 때문에 탄소 중립 달성에도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앞으로 화력발전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이 센터장은 석탄재를 대신할 대체재도 찾고 있다. 광물 처리 공정에서 맨 마지막에 나오는 잔여물을 활용하는 연구를 기획 중이다. 이 잔여물에 포함된 핵심위기금속(희소 금속)은 추출해 활용하고, 남은 최종잔여물로 지오폴리머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아직 부족한 여성과학자 ‘규칙 모르는 선수’ 취급 극복해야


이 센터장은 2006년 연구원에 입사할 당시 부서의 두 번째 여성이었다. 그는 “그때만 해도 직·간접적으로 환영받지 못한다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회상했다. 남성에게 편리하도록 발전된 조직 문화는 그가 특히 안타까워한 부분이다. 하지만 어려움만 있던 것은 아니다. 그는 “멘토에게 기대 이상의 도움을 받았던 경험도 있다”며 “연구자로서의 자세와 삶의 아름다움을 음미하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선배에게 도움을 받았던 경험을 후배들에게도 나눠 주기 위해 그는 여성 과학자를 돕는 일이라면 주저하지 않고 나서고 있다. KIGAM 국제지질자원인재개발센터장 외에도 여직원협의회장, 여성과학기술인 총괄담당관도 맡고 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에서 후원하는 여대학(원)생 취업탐색멘토링 대표 멘토로도 참여하고 있다. 


이 센터장은 “과학 분야에서 여성의 숫자가 아직 임계 질량(Critical Mass)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여성들은 때때로 마치 경기의 규칙을 모른 채 필드에서 뛰는 선수처럼 여겨진다”며 “서두르지 말고 주변의 사람과 일어나는 일을 잘 살펴서 규칙을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후배 여성 과학자들이 부정적이고 건강하지 못한 조직 문화에 휩쓸리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신이 직접 겪어온 길을 바탕으로 현실적인 조언도 아낌없이 남겼다. 결혼(가정)과 일(연구)을 병행하는 과학자의 삶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는 “결혼한 여성 과학자라면 남편의 협조를 100% 이끌어내길 바란다”며 “구체적으로 요구하고 타협해 합의에 이르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지질자원인재개발센터장과 연구자로서의 삶, 두 가지 꿈을 공평하게 꾸고 있다. “인재개발센터장으로서 한국과 개발도상국의 건강한 자원협력 기반을 만들고, 학생들이 과학을 암기과목이 아닌 의문-가설-관찰-실험-논리적 추론-결론의 과정으로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용도의 지오폴리머를 만드는 연구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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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글 및 사진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
  • 에디터

    박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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