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이 심심할 때 무심코 젤리를 집어본 경험이 있는가. 점심을 먹고 꼭 달달한 초코라떼가 당기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마카롱, 초콜릿 등 종류도 다양한 달콤한 음식의 유혹에 우리는 쉽게 무너지곤 한다. 약간의 죄책감은 뒤로 한 채로 말이다.
이런 달콤함을 향한 인류의 갈망은 어쩌면 오래된 본능이었는지도 모른다. 초기 에오세(약 5400만 년 전)에 살았던 선사시대 영장류(Microsyops latidens)의 치아 화석에서도 충치의 증거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는 지금까지 발견된 포유류의 충치 화석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캐나다 토론토대 연구팀이 미국 와이오밍주의 빅혼 분지 남부 지역에서 50여 년에 걸쳐 수집한 선사시대 영장류 치아 화석 1030개의 치아 표면을 마이크로 컴퓨터 단층촬영(CT)으로 분석한 결과 총 77개의 치아 화석에서 충치를 발견했다. 이는 전체의 7.48%에 해당하는 수치로, 선사시대에 100마리 중 7마리 이상이 충치로 고생했다는 의미다. 충치의 원인으로는 당도가 높은 과일이나 단 식재료를 지목했다. 충치가 생길 확률은 식단의 설탕 함량에 비례한다.
연구팀은 치아 화석이 발견된 퇴적물층을 분석해 충치 유병률을 시기별로 분류했다. 그 결과 충치 유병률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최대 17.24%까지 증가했다. 당 함량이 높은 음식을 섭취하는 비율이 시간에 따라 달라졌다는 뜻이다. 당시 영장류의 충치 유병률이 대부분의 현생 영장류보다 높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키간 샐리그 캐나다 토론토대 인류학과 박사는 “식이 변화는 멸종된 동물의 생태적 특성을 알 수 있는 중요한 단서”라며 “충치 화석을 분석해 그들이 왜 이주하고, 멸종하고, 어떻게 적응하고 진행했는지를 추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9월 9일자에 발표됐다. doi: 10.1038/s41598-021-95330-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