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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 뿌리내려야

'트랜지스터의 아버지' 존 바딘 박사

실리콘 게르마늄 등으로 만들어진 트랜지스터는 1960년대부터 소형화되면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TV 냉장고 전화 VTR 등 오늘날의 찬란한 전자문명을 꽃피우게 한 트랜지스터를 발명한 '존 바딘'박사가 한국물리학회 초청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트랜지스터의 발명과 초전도체이론(BCS theory)으로 노벨물리학상 2관왕에 오른 바딘박사는 세계 고체물리학계의 거장으로서 78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왕성한 학술활동을 펴고 있다.
 

그는 한국과학기술원과 서울대에서 가진 2차례의 학술강연과 '고체물리학과 과학기술의 성장'이라는 일반강연을 통해 "과학기술의 성장은 기초과학의 연구가 밑받침되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다. 오늘날 손톱크기만한 반도체칩에 수만~수십만개의 트랜지스터가 집적돼 우리 실생활에 활용되고 있지만, 40년전 우리가 처음 진공관을 대체할 트랜지스터를 발명했을 때는 오늘날과 같은 상황을 상상하지 못했다"고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과학과 기술에 대한 지식의 확산에는 논문 책 강의 등도 중요하지만 여러 지역에 흩어져 있는 사람들을 새로운 활동의 중심지로 모아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기자들과 짬짬이 나눈 대화를 정리해 본다.
 

- 트랜지스터를 발명한 이후 최근까지 새로운 분야를 찾아 연구활동을 계속하신 것으로 알고있는데···
 

"물리학에서 나의 주된 관심은 초전도 현상과 거시적 양자현상들입니다. 1957년 두 젊은 동료들 '레온쿠퍼' '봅 슈리퍼'와 함께 공동으로 초전도 현상을 설명하여 1972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읍니다.
 

현재는 저차원전도체 내부의 전자들이 집단적 운동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읍니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1차원 전도체내에서 일어나는 비선형집단운동의 하나인 전하밀도파(Charge Density Wave)라는 현상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연구를 계속하고 있읍니다."
 

초전도현상은 전도체가 절대온도 0˚에 가까와지면서 전류가 흐를 때 전기저항이 0에 가까와지는 현상이다. 저항이 없어지면 전류가 흘러도 열이 발생하지 않아 전력손실이 없어진다. 이 현상은 20세기 초반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반세기 뒤에야 바딘박사 등에 의해 이론적으로 규명되어졌다. 자기부상열차 등에 이용되는 이 현상은 앞으로 응용분야가 더욱 넓어질 것이다.
 

- 한국의 주요 반도체 공장을 둘러보셨는데···
 

"외형적으로 보면 상당한 수준에 와있는 것 같습니다. 당장 양산체제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원천기술이 어느 정도 확보되었는지 모르겠읍니다. 가공과 조립공정에서 빠른 속도의 진전이 눈에 뜨이는데 보다 장기적인 연구개발 계획을 갖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항상 흥분에 찬 고체양자이론 시대에 살고있는 자신에 대해 감사하고 있다는 바딘박사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도전'이 자신의 취미라고 말하면서 "기초과학을 연구하는 학자는 연구대상이나 연구목적이 현실세계와 동떨어져 있음을 느끼기 쉬운데 이것은 현실과의 유리가 아니라 현실을 앞서 나가는 것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1986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사진

    전민조 기자
  • 김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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