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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엔트로피와 화석이 창조론을 지지한다

"확률적으로 볼 때 단백질 하나도 우연히 생기기 어려운데…" - 창조론의 입장

사람은 어디에서 왔고 동식물이 어떻게 생겨났으며 지구 해 별 등 우주의 궁극적 기원은 무엇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생을 통해 한번쯤은 직면하게 되는 문제다.

생명의 기원에 관한 두 가지 모델이 있다. 하나는 무생물에서 단 한번 자연발생한 뒤 오랜 세월 동안 자연적으로 진화, 고등생물로 발전했다는 진화론이다. 또 하나는 창조주의 설계에 의해 태초에 종류대로 생명체가 만들어졌다고 보는 창조론이다.

과학은 어떤 현상이나 사물을 관측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관찰을 통해 인과율(因果律)이 제기되며,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 추리와 가정을 세운다. 그 다음 이론을 제안하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실험을 행하며, 반복실험을 통해 같은 결과가 나오게 되면 그 이론은 과학적 사실이나 법칙이 된다.

생명의 기원문제를 다루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다. 아무도 그순간을 보지 못했고 일어났던 사건을 그 대로 재현해 실험할 수도 없다. 진화론은 수십억년을 거치면서 생명체가 우연하게 저절로 발생했다고 가정하므로 설령 인위적으로 수행한 실험을 통해 어떤 진화사실이 증명됐다 하더라도 그 실험 자체가 진화론을 그대로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한편 창조론은 창조주의 설계와 지혜에 의해 초자연적 방법으로 완성됐다고 보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그 과정을 반복실험해 증명할 수 없다. 이처럼 진화론이나 창조론이 과학적 방법으로 증명될 수 없는 이론들이지만, 기존의 과학법칙과 과학적 사실들에 비춰보면 진화 혹은 창조중 어느 측면에서 보는 것이 생명의 기원을 더 과학적으로 타당성 있게 설명할 수 있는지 고찰해 볼 수있다.

생명체 합성에는 지름길이 있어야

잘 알다시피 생명체의 최소단위는 세포이며, 세포의 기본 구성물질은 단백질과 핵산(DNA와 RNA)등이다. 생명체에 있는 단백질은 20여 종류의 아미노산이 수백개에서 수만개까지 일정한 배열을 함으로써 생명체의 기능을 나타낸다. 간단한 단백질 하나가 우연하게 생길 수 있는 가능성, 즉 1백개의 아미노산이 특정한 순서로 나열될 수 있는 확률은 1/${10}^{130}$에 불과하다.

진화론을 확률적으로 연구하는 카플란(Kaplan)은 "생명체 형성의 확률이 1/${10}^{130}$이라고 한다면 생명은 생명을 주는 자 없이는 생겨날 수가 없다"고 했다. 또한 생화학자 레닝거(Lehninger)는 그의 대표적인 저서 '생화학'에서 "1백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단백질은 생체내에서 단 5초만에 합성되지만, 생체 밖에서 저절로 합성되는 데는 ${10}^{50}$년이 걸린다"고 밝혔다. 그러므로 "생명체 합성에는 지름길(short-cut)이 있어야 한다"고 기록했다.

진화론에서 주장하는 지구의 연령은 45억년이다. 얼핏 생각하면 무척 긴 것 같지만 4.5×${10}^{9}$년 밖에 되지 않으므로 단백질 하나도 자연적으로 생성되기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생명이란 구성물질에 의해 정의되기 보다는 대개 그 기능에 의해 정의된다. 생명체의 특징은 번식, 즉 재생능력이다.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박테리아 같은 세포 안에 함께 존재하지 않고서는 번식될 수 없다. 진화론자는 흔히 바이러스와 같은 덩어리가 단세포 형성의 선구자라고 제안하지만, 바이러스가 다른 생명체 보다 앞서 존재하거나 홀로 번식할 수 없으므로 그런 가정은 불가능하다고 생각된다.

대신 창조론은 창조주의 지혜와 설계에 의해 생명체가 생겼다고 본다. 만일 생명이 지혜의 개입없이 저절로 우연하게 발생될 수 없다는 것이 과학적인 결론이라면, 초자연적인 창조주의 설계의 작품이라고 인정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생명체의 DNA에는 수많은 정보가 설계돼 있어서 생명체의 기능을 나타내게 된다. 그 정보가 저절로 생겨날 수는 없기 때문에 창조주의 작품이라는 간접적인 증거가 된다.

진화는 열역학 제2법칙에 위배돼
 

창조론자들은 수없이 많은 품종이 태어났지만 개는 결국 개일뿐이라고 주장한다.


열역학은 우주에 있는 모든 물질들의 반응과 관련된 에너지의 양 형태 및 질의 변화를 다루는 학문이라 할 수 있다. 열역학 제1법칙은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라고도 하는데 에너지는 자연적으로 생성되거나 소멸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에너지의 형태는 변할 수 있으나 그 총량은 불변이라는 얘기다. 제1법칙이 에너지의 정량적인 보존을 다룬 것이라면, 열역학 제2법칙은 에너지의 정성적인 질적 쇠퇴현상을 다룬 것이라 할 수 있다. 열역학 제2법칙에 따르면 외부와 고립된 폐쇄계(closed system)에서는 계(system)의 자유에너지가 최소로 되는 방향으로 반응이 진행된다. 쉽게 말해 질서에서 무질서 상태로 바뀌어 엔트로피(무질서도)가 증가된다는 것이다.

먼저 열역학 제1법칙과 생명의 기원문제를 고찰해 보자. 생명이란 구성물질에 의해서 정의되지 않고 그 구성물질이 나타내는 기능에 의해 정의된다. 다시 말해 물질 자체가 생명은 아니고 단백질 등이 교묘하게 결합된 조직체로 생명체의 기능을 나타내게 한다.

생명체의 주원소들은 탄소 수소 질소 등이므로 생명의 기원을 알고자 하면, '그 물질(즉 에너지)은 어디서 왔는가'라는 문제가 제기된다. 어떤 사람들은 물질은 영원으로부터 비롯됐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과학의 인과율로 볼 때 영원부터 존재했다고 한다면 인과율에 모순이 된다. 그렇다면 과연 물질의 기원을 이루는 근본원인은 무엇인가. 진화론은 물질에서 부터 이론을 전개해 나가기 때문에 물질(에너지)의 최초기원에 대한 해답을 주지 못한다. 물질이 존재한다는 것은 무에서 유가 되는 원인의 단계가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지금부터 열역학 제2법칙과 연관지어 생명의 기원을 파악해 보자. 화학진화의 가설에 따르면 질소 탄소 수소 등이 저절로 특정한 배열로 결합돼 질서도가 높은 아미노산이 되고, 그 다음에는 질서도가 더욱 높은 단백질이나 핵산(DNA)이 되며, 마침내 자기번식과 복제가 가능한 최소단위의 생명세포가 발생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가설은 자연적인 반응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질서에서 무질서로 바뀐다는 열역학 제2법칙에 위배된다.
 

창조론에서는 모든 화석이 노아의 홍수시기에 형성됐다고 가정한다.


대진화는 불가능해

지구상에 있는 1백50만 종이나 되는 다양한 생물들이 과연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을까. 간단한 원자로 부터 자연발생한 뒤 수십억년이 흐르는 동안에 아메바로 화학진화했을 것이라는 가설이 사실일까. 아메바로부터 점차 고등생물로 생물진화했다고 보는 것은 어떤 과학적 증거가 있는 것인가.

1953년 유레이(Urey)와 밀러(Miller)는 메탄 암모니아 수소 등으로 이루어진 환원성 대기에서 전기 방전을 통해 아미노산을 합성하는데 성공했다. 또 1959년 폭스(Fox)는 적절한 아미노산을 선택한 뒤 가열, 단백질과 유사한 물질(protenoid)를 만들어 생명의 자연발생을 실험을 통해 입증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방전에너지를 이용, 메탄 암모니아 수소 등으로부터 유기물질을 인공적으로 합성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결과가 원시지구의 자연적 조건에서 생명이 자연발생했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것은 아니다. 바다 속에서 중합반응이 일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날 과학자들은 세포 속에 들어 있는 유전정보를 분자적으로 읽고 해석할 수 있게 되었다. 아마도 그 정보가 아무렇게나 입력돼 있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그것을 입력한 지배자를 생각하는 것은 자연스런 과학적 결론이다.

한 종(種)내에서 일어나는 작은 변이를 진화론에서는 소진화(microevolution)라 하고, 한 종에서 새로운 종이 생겨서 한계단 더 고등생물로 발전되는 것을 대진화(macroevolution)라 한다. 진화론자들은 소진화가 점점 쌓여 대진화가 일어났다고 본다. 대진화가 일어난 것을 사실로 믿고 단지 그 과정, 즉 메커니즘에 대한 것만 다원 이후 지난 1백여년간 수없이 제안되고 있다.

다원 이후 신다원론 집단유전학으로 대진화를 설명한 헉슬리(Huxley)의 현대중합이론(1942년)이 지난 40여년간 지배적인 이론이었다. 또 최근 굴드(Gould)교수의 새로운 이론(Punctuated equilibrium theory)이 제시됐다. 그러면 대진화가 일어났음을 기정사실로 보는 근거는 무엇일까.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인가 아니면 그렇게 무작정 믿는 것인가.

대진화는 관찰된 일도 없고 증명된 것도 아닌데, 기정사실화한 것에 대해 창조론자들은 이의를 제기한다. 창조론자들의 견해는 처음부터 생물군(群)들의 기본종류가 유전정보와 함께 완전한 형태로 만들어 졌고, 유전학적 한계 내에서 다양하게 번식한 것으로 본다. 이런 견해를 갖고 생물들의 생태 유전 대사 등 생명현상을 이해하면 유전학 분자생물학 열역학법칙 등 기존의 실험과학적 사실들과 모순되지 않을 뿐 아니라 화석자료들과도 잘 일치한다.

대진화가 일어나려면 유전자 변이가 반드시 일어나야 하고, 또 새로운 형질이 선택돼 더 복잡하고 질서있는 고등생물로 발전돼야 한다. 그런데 실제 세포들은 놀랄만큼 정확하고 질서있게 유전정보를 다음 세대에 전해준다.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변이는 극히 드물게 일어날 뿐 아니라, 혹 잘못돼 돌연변이가 일어난다 해도 모든 생명체는 자체적으로 고칠 수 있는 효소계가 있다. 설령 변이가 일어났다 해도 거의 대부분 생체에 극히 해롭게 일어난다. 이를테면 돌연변이 생물은 결국 살아남기 어렵다는 얘기다. 그런 데도 이런 방법으로 지구상에 1백50만종이나 되는 다양한 생물들이 존재하게 되었다고 설명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따라서 생명현상을 분자수준에서 이해할 수 없었던 과거에 제기된, 다시 말해 직관과 편견으로부터 출발한 소위 생명의 '자연발생'과 점진적인 진화에 따른 '종의 다양화'에 대한 가설은 마땅히 재검토돼야 할 것이다.
 

시조새의 화석. 이것이 정말 파충류와 조류의 중간단계의 생물인가에 대해 논란이 많다.


동일과정설 대 격변설

생명의 기원이 진화냐, 창조냐에 대한 직접적인 과학적 증거자료는 화석이다. 왜냐하면 화석은 생물이 지구상에 나타난 이후의 자취를 극명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화석을 통해 나타난 생물의 자취나 근거를 바탕으로 생명의 기원에 대한 두 가지 견해, 즉 진화와 창조중 어느 것이 과학적으로 타당한가를 고찰해 보자.

지층과 화석을 해석하는 데는 두 가지 모델이 있다. 하나는 지층이 오랜 시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형성됐다고 가정하는 진화론적 입장인 '동일과정설'(Uniformitarianism)이다. 다른 하나는 지층이 대홍수와 같은 천재지변에 의해 급속히 형성됐다고 보는 창조론적인 '격변설'(Catastrophism)이다.

18세기에 영국의 라이엘(Lyell)과 허튼(Hutton)이 제안한 동일과정설에서는 모든 생물이 공통의 조상을 가지며 유기물에서 단세포, 단세포에서 다세포 무척추 척추동물로 수억년 동안에 서서히 진화했다고 본다. 또 지층기둥(geological column)을 가정하고, 여기서 간단한 생물화석에서 복잡한 고등동물의 화석이 모두 나타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 한 생명체에서 다른 생명체로 연속적으로 진화됐다고 보기 때문에 중간형태의 화석이 지층 순서대로 무수히 많이 존재할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그렇지만 실제로 고생대에서 신생대까지의 12개 지층을 수직으로 모두 보여주는 지층기둥은 지금까지 지구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 지층의 단면을 가장 광범위하게 보여주는 미국의 그랜드 캐년에도 5개의 지층만이 존재하며, 고생대 지층에서 물고기의 화석이 발견됐다. 또 1백50여만종의 생물들이 출현하려면 종(species)과 종 사이를 연결하는 중간형태의 화석이 1백50여만 이상이어야 하므로 지층속에 중간 형태의 생물화석이 무수히 많아야 하지만, 현재까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실제로 발견되는 화석의 형상은 대진화의 가설을 부정하고 있다.

한편 창조론자가 주장하는대로 생물이 종류대로 만들어졌다면 중간형태의 전이화석은 당연히 없어야 할 것이다.

진화론에서 중간형태 화석의 대표적인 예로 꼽고 있는 시조새는 독일 소른호텐(Sornhoten) 지방의 석회암에서 발견된 것인데 파충류와 조류의 중간생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시조새가 파충류와 비슷하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날개 끝에 발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날개 끝의 발톱이 시조새가 파충류와 조류의 중간형태라는 증거가 되지 못한다. 왜냐하면 현존하는 일부 새들(호애친 투래코 타조)도 날개 끝에 발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치아의 유무도 파충류와 조류의 판별기준이 될 수 없다. 실제로 파충류에 속하는 거북이는 이빨이 없다.

원숭이와 사람의 중간으로 알려진 '유인원'은 극소수의 턱뼈 치아 머리뼈 등을 근거로 상상해 조립(예자바인)한 것이다.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티픽 어메리컨의 1987년판에도 유인원은 원숭이류가 아니면 사람이지 결코 중간동물이 될 수 없고, 인류의 기원에 대해서도 아직 해답이 없다고 씌어 있다.

현재 진화론만을 학교에서 배우고 있으므로 진화론이 마치 과학적으로 확립됐고, 증거된 이론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확률적으로 볼 때 단백질 하나도 우연하게 생길 가능성이 없고, 열역학법칙과도 화학진화가설은 상반된다. 물론 종(species)내의 변이는 사실이지만 대진화는 불가능하며 화석자료도 진화모델보다는 각 종류대로 창조됐다는 창조모델을 증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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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노희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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