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착력이 뛰어난 해양 동물을 모방한 지혈제가 개발됐다. 육현우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기계공학부 연구원팀은 따개비의 접착 능력에서 영감을 받아 피가 묻어 있는 상처에서도 15초 이내에 단단하게 굳는 지혈제를 개발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의공학’ 8월 9일자에 발표했다. doi: 10.1038/s41551-021-00769-y
따개비는 축축하게 젖은 바닷가 바위나 선박, 미끌미끌한 고래 몸에 붙어사는 해양 생물이다. 따개비는 표면에 달라붙을 때 표면의 물기를 밀어내고 미생물조차 분해하지 못하는 강력한 접착력을 띠는 접착단백질을 분비한다.
육 연구원팀은 N-하이드록시수신이미드 에스테르 성분이 포함된 폴리 아크릴산 고분자(PAA-NHS ester)와 당 성분인 키토산 등을 물에 용해해 따개비의 분비물과 유사한 화학 물질을 개발했다. 각각은 생체접착력과 강력한 힘(파괴 인성)을 형성하는 물질이다.
이후 접착제를 완전히 건조한 뒤 미세 입자로 분쇄해 의료용 실리콘과 혼합하고 연고 형태로 만들었다. 이를 혈액이 흐르는 부위에 바르자, 따개비처럼 표면에 물질이 달라붙었다. 쥐 실험을 통해 적절한 압력을 가하면 5초 내에도 단단하게 경화돼 상처 부위를 완전히 봉합할 수 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육 연구원은 “의료 환경에서 피가 나는 조직을 봉합할 때는 물기와 오염 등을 제거해야 한다”며 “해양 환경에서 서식하는 따개비가 출혈 치료를 하는 것과 똑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해 연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