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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여름에 즐길수 있는 연안의 파도

파도는 바다가 연주하는 장대한 심포니. 그 알려지지 않은 실상에 과학의 스포트를 비춰본다.

 

서핑(Surfing)이 가장 유명한 곳은 하와이와 캘리포니아 연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웅대한 파도타기를 하기가 어렵다. 하와이의 파도처럼 서핑에 알맞는 파도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핑을 전혀 즐길수 없는 것은 아니다.

 

■하와이 파도는 남극에서
 

여름에 하와이의 와이키키 해변에 밀려오는 파도는 남극대륙 주변의 바다에서 일어난것이다. 남위 40도에서 50도에 이르는 해역은 언제나 강풍이 불어 거칠다. 특히 동계(북반구에서는 여름)에는 맹렬한 폭풍이 일어나 거대한 파도가 생긴다. 폭풍권을 벗어난 파도는 높게 넘실대며 적도를 넘어 그 기세가 꺾이지 않은채 하와이를 거쳐 알래스카 연안에까지 이른다.
 

이 파도가 전파될때 주기에 따른 여러가지 다른 파속(波速)이 있는데 하와이 부근에는 주기가 가지런한 정현파(正弦波ㆍ삼각함수의 사인곡선으로 표시되는 파형)에 가까운 물결이 도착하게 된다. 16~20초나 되는 주기가 대단히 긴 물결은 얕은 해역에서 크게 증폭되어 웅대한 부서지는 파도로 구성되는 것이다.
 

미국의 스크립스 해양연구소에서는 남극파도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뉴질랜드와 하와이를 거쳐알래스카에 이르는 여러 지점에서 관측한 파도를 기초로 남극주변 파도의 발생원을 측정하여 그림으로 나타내기도 했다(그림1).
 

여름의 하와이 근해의 물결은 남극대륙 주변의 폭풍권(그림의 청색테 부분)에서 온다.


이 그림을 보면 파도의 발생원이 남위 40~60도의 폭풍권에 모여 있음을 알수있다.
 

수면으로 전해지는 파도는 주기에 따라 전파속도가 다르며 주기에 비례하여 빨라진다. 그림2와 같이 가로축(軸) 을 시간, 세로축을 주파수(주기의 역수)로 하고 어떤 관측점에서의 파도에너지 밀도의 시간변화를 등고선으로 나타내면 폭풍권에서 빠져나온 파도는 주기가 큰것일수록 빠르게 도착하여 어떤 경향을 가진 봉선(峰線ㆍ파도봉우리의선ㆍ그림의 빨간선)으로 나타나게된다.
 

하와이에서의 파도의 에너지주파수분포(스펙트로)시간변화


그리고 먼곳의 폭풍일수록 주기가 다른파도가 도착하는 시간차가 커지므로 봉선의 경향으로 보아 파원(波源)까지의 거리를 알수있다. 또 봉선과 주파수 제로의 가로축 교차점을 보면 파도가 발생한 시기도 알수있다(주기가 무한대인 파도는 이론적으로는 무한대로 빨라진다). 그림1의 파도의 발생원은 이런 원리로 추정된 것이다. 실제로 그곳에 폭풍이 있었다는 것은 그림3의 기상도에서 확인되고 있다.

 

(그림3) 파도 관측으로 구한 폭풍 장소와 시간을 맞춘 기상도. 그림은 한 예이지만 반드시 그곳에 강한 폭풍이 있었음이 나타나 있다(L은 저기압을 나타낸다).


■서핑의 원리
 

하와이의 서핑은 여름 스포츠로 유명하다. 서핑은 파도가 알맞아야 한다. 그 알맞는 파도의원리를 얼마만큼 잘 이용하느냐에 따라 서핑을 잘 즐길수있는가가 결정된다. 서핑을 즐길수 있는 알맞는 파도는 어떤 원리로 밀려오는 것일까. 그리고 서핑은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일까. 먼저 몇가지 의문점부터 알아보자.
 

해면에 떠있는 나무조각을 보고 있으면 파도는 밀고나가도 나무조각은 아래 위로만 움직일뿐 거의 같은 곳에 머물러있다. 그것은 파도는 앞으로 나가지만 바다물은 원운동만 되풀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서프보드도 역시 바다에 떠 있는 물체인데 어째서 파도와 함께 앞으로 나가는 것일까.
 

원리는 기본적으로 스키와 같다. 그림4를 보면 알기쉽다.
 

(그림4) 서핑의 원리.압력이 같은 면을 타고 돌고래도 서핑을 한다.
 

서퍼에게는 아래쪽으로 향하려는 중력이 작용하고 있다. 이에 비해 서프보드에 작용하는 부력은 기울어진 수면과 직각상향이 된다. 이 두 힘이 합쳐진 힘이 기울어진 수면을 따르는 방향이되면 서퍼를 수면을 따라 앞쪽으로 나가게 하려는 힘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면 스키의 경우는 골짜기 아래로 향해 시원하게 미끌어져 내려가는데 서퍼는 파도 전면의 거의 같은 장소에 머물러 있는 것같은 것은 어째서일까. 서퍼는 파도모양과 상대적으로 거의 같은 위치에 있다. 그러나 물 그것은 파도와 함께 앞으로 나가지 않기 때문에 서퍼는 그 아래쪽 물에 대해서는 상당한 빠르기로 앞으로 나가는 것이다. 따라서 수면을 따라 서프보드를 파도의 봉우리 쪽으로 이끌어 가려는 마찰력이 역할을 한다. 그리고 서퍼에게는 공기저항이 있다. 이 힘이 앞으로 나가게하려는 힘과 합쳐졌을때 서퍼는 파도 모양과 상대적으로 일정한 위치를 유지하게된다.
 

그러면 서퍼의 맹렬한 스피드 에너지는 어디에서 올까. 그리고 서프란 원래 해안 가까이에 밀려와 부서지는 파도를 말하는 것인데 지금 설명으로는 파도가 부서질 필요가 없는것같지 않은가.
 

뉴턴의 운동법칙에 외부에서의 힘이 가해지지 않는 물체는 등속운동(等速運動)을 계속한다는것이 있다. 그러므로 지금의 얘기는 '파도를 탄'뒤의 얘기다. 파도를 타기전에 서프보드에 파도와 같은 빠르기가 있게한다는것은 별도의 얘기다. 파도를 만나기 전에 보드에 엎드려 열심히 손으로 젓는것은 그때문이다. 파도가 부서지면 파도 봉우리 부분에서 거품이 이는 물이 앞쪽으로 던져지는데 서퍼는 타이밍을 잘 재어 이 물의 흐름에 보드를 태워 스피드를 순간적으로 파도의 속도에 맞추는 것이다. 봉우리가부서질 정도로 큰 기울기를 가진 파도가 서핑에는 필요하지만 일단 파도를 타고나면 봉우리가 부서져야 할 필요는 없다. 젓는 힘이 강하여 돌고래처럼 간단하게 파도와 쉽게 찾아가 만나는 기교가 있으면더욱 좋다. 숙달된 서퍼가 속도를 변화시키거나 지그재그로 움직이는 기술의 원리는 체중 이동이나 보드위의 발 위치를 바꾸어가며 약간씩 변하여 보드를 전진시키려는 힘의 크기나 방향을 변경시킬수 있기때문이다. 이렇게 서핑의 원리로서 파도의 성질을 여러가지로 살펴볼수 있다.

1987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이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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