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의 저항을 이용해 양력을 얻는 항공기는 성층권 하부까지만 날 수 있다. 그보다 고도가 높은 중간권 영역은 대기의 밀도가 낮아 양력을 받기 힘들기 때문이다. 대신 중간권 영역에는 강한 태양 빛이 비치고 있다. 이고르 바르가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응용역학 및 기계공학과 교수가 이끄는 공동연구팀은 이러한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중간권을 비행할 수 있는 소형 비행체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에어로졸 입자가 빛을 흡수할 때 온도차에 의해 빛의 정방향 또는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는 ‘광영동(photophoresis)’ 현상을 이용했다. 플라스틱 재질로 된 지름 6mm의 디스크에 0.5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분의 1m) 두께로 탄소나노튜브(CNT)를 코팅한 재료로 비행체를 제작했다. 디스크 하부에 탄소나노튜브를 코팅하면 주변 공기와의 열흡수율 차이로 광영동 효과가 발생하고, 디스크 하부의 공기가 더 빠르게 움직이며 양력이 발생해 비행체가 공중에 뜰 수 있다.
실제로 저압 환경인 10~30파스칼(Pa) 챔버에서 발광다이오드(LED) 빛을 비추며 시험 비행을 진행한 결과, 비행체는 정상적으로 날았고 빛을 이용해 방향까지 조절할 수 있었다.
바르가틴 교수는 “이 비행체에 센서를 부착하면 중간권의 온도와 압력, 이산화산소 수치를 조사하는 등 기후 연구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2월 12일자에 실렸다. doi: 10.1126/sciadv.abe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