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와 북아메리카의 빽빽한 북쪽 밀림에 사는 늑대의 사냥법이 상세히 밝혀졌다. 늑대는 들소, 사슴 등 육상동물을 사냥할 때 그들이 지칠 때까지 쫓는 방법을 사용한다. 그런데 육지와 하천을 오가는 비버를 목표로 할 땐 조금 달랐다.
미국 미네소타대와 캐나다 매니토바대 공동연구팀은 미국 미네소타주에 위치한 보야져스 국립공원과 그 인근 지역에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늑대의 비버 사냥터 1만 2000여 곳을 관찰했다. 늑대들은 목표 비버로부터 평균 2.5m의 거리에서 평균 4시간을 매복했으며 길게는 30시간까지 기다리는 경우도 있었다.
연구팀은 늑대와 비버의 위치와 바람의 방향을 조사했다. 보야져스 국립공원 기상관측소에 수집된 시간별 우세 풍향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늑대가 매복할 당시 사냥터의 89~94%는 바람이 늑대쪽으로 불고 있었다. 늑대가 후각이 발달한 비버에게 자신의 냄새를 들키지 않도록 바람과 맞서는 장소에 몸을 숨긴 것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토마스 게이블 미네소타대 연구원은 “늑대는 먹잇감을 쫓고 덮치는 전략으로만 사냥한다고 알려졌는데 이번에 최초로 늑대의 매복 사냥법을 체계적으로 알아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행동생태학’ 2월 9일자에 실렸다. doi: 10.1093/beheco/araa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