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시에 위치한 월성원자력발전소(월성원전)에서 관리 기준을 초과하는 삼중수소(3H)가 검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월성원전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자체조사 결과, 2019년 4월 월성3호기 터빈건물 지하수 배수로 맨홀에서 1L당 71만 3000Bq(베크렐)의 삼중수소를 검출한 사실이 지난해 12월 말 한 언론 보도에 의해 뒤늦게 알려졌다.
월성원전은 중수(D2O)를 냉각수와 감속재로 사용하는 중수로형 원자로로 발전 과정에서 부산물로 삼중수소가 생성된다. 삼중수소는 피폭 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세슘(Cs) 같은 다른 방사성 핵종에 비해 낮지만 배출량이 많고 물과 완전히 혼합돼 걸러내기가 어렵다.
월성원전에서는 생성된 삼중수소를 삼중수소 제거설비(TRF)로 일부 회수하고, 남은 것은 물로 희석시켜 배출한다. 배출관리기준은 1L당 4만Bq이다. 한수원은 맨홀에 고인 물을 발견한 즉시 회수해 1L당 13Bq로 희석하고 배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월성원전 인근 일부 주민과 환경단체들은 방사성 물질이 정해진 배출 경로가 아닌 지하로 장기간 누출돼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원전 부지 바깥에까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원전 내 배기구 주변에 설치된 지하수 관측정에서도 고농도의 삼중수소가 검출됐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한 전문가는 “삼중수소는 입자가 작아 콘크리트나 금속에 투과 또는 확산할 수 있고, 정상적인 원전 운영 과정에서도 배기구로 공기 중에 배출된 삼중수소가 빗물을 통해 가까운 부지 내 지하수에 침적될 수 있다”며 “지하수 관측정이 누설로 인해 오염됐다는 증거가 현재로선 없지만, 혹시 모를 누설에 대비해 안전성 검사를 계속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