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 투입부터 시제품 출하까지, 학생들이 스마트공장에서 이뤄지는 전 제조과정을 이곳에서 직접 보고 실습도 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4일 경남 창원시 경남대 팔용캠퍼스. 캠퍼스관 건물 6층 한편의 유리문이 열리자 여러 공정 설비가 촘촘히 연결된 미니 스마트공장이 나타났다. ‘스마트공장 실증랩(스마트랩)’이었다. 박태현 경남대 기계공학부 교수 겸 스마트제조지원사업단장은 “스마트공장의 전 과정을 제대로 실습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시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곳에선 모든 공정을 단계별로 실증해 볼 수 있다. 원자재를 투입하면 1차 가공과 전처리, 검사 과정을 차례로 거친다. 이어 머시닝센터로 메인가공을 하고 세척과 후처리·조립을 한다. 마지막으로 기능검사와 광학검사를 거치면 시제품이 나와 적재되고 출하까지 이뤄진다. 단지 과정을 보거나 체험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실제 제품 생산을 할 수 있다. 박 단장은 “바로 직전에 학생들이 알루미늄으로 USB를 생산했다”라며 가공 흔적을 가리켰다.
상단 모니터에는 공정 전 과정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다양한 데이터가 표시됐다. ‘자재 보유 수량’과 ‘USB 생산 수량’과 같은 물량 정보는 물론이고 네 개의 협업 로봇에 가해지는 부하율, 전압, 온도 등 다양한 데이터들이 실시간으로 표시되고 있었다. 스마트공장의 핵심인 각 공정의 데이터가 수집되는 장면이었다.
박 단장은 “2019년 12억 원을 들여 동남권에서 처음으로 교육용 스마트랩을 대학 내에 구축했다”며 “2021년 신설된 스마트기계융합공학전공 학생들은 모두 이곳에서 실습하며 스마트제조시스템과 요소 기술을 익힐 수 있다”고 말했다.
최고 수준의 기업 연계와 지원
경남 창원국가산업단지 내 공장들 한가운데 위치한 경남대 팔용캠퍼스는 2021년 스마트기계융합공학전공의 첫 신입생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었다. 박 단장은 “스마트랩 외에 1월에는 추가로 여러 실습용 시설이 설치된다”라며 “30명(수시 28명, 정시 2명)의 최정예 학생들을 이곳에 모아 스마트 기계산업 분야의 핵심 인재를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마트기계융합공학전공은 산업통상자원부와 경상남도, 창원시의 지원을 받아 국내 최초의 국가지정학과로 신설됐다. 팔용캠퍼스를 둘러싼 창원국가산업단지가 정보통신기술(ICT)이 접목된 스마트산업단지로 탈바꿈하고 있는데, 여기에 맞춤 인력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박 단장은 스마트기계융합공학전공의 가장 큰 강점으로 스마트산업단지 맞춤형 취업 지원을 꼽는다. 학생들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교육을 이수해 졸업과 동시에 투입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학생들이 배울 교과목도 연계 기업의 의견을 반영해 선정했다. 가령 국산 항공기를 생산하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으로 취업하길 희망하는 학생들은 유체역학과 항공설계 분야를 함께 배우는 식이다. 박 단장은 “KAI, LG전자와 계속 협의 중이며, 이외에도 9개 이상의 대기업과 직접적으로 취업 연계 트랙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연구기관과도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할 예정이다. 인근에 위치한 한국전기연구원(KERI) 입구에 5층 건물이 올라가고 있는데, 이 가운데 2층을 스마트기계융합공학전공 학생들이 사용할 예정이다. 3층은 국가지정학과로 함께 선정된 창원대 스마트제조융합전공 학생들의, 나머지 두 개 층은 한국전기연구원 연구원들의 연구공간으로 계획되고 있다. 박 단장은 “물리적 거리가 가까운 만큼 협력 연구나 현장 실습도 더 적극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다쏘시스템코리아, NHN, 삼성SDS, SK네트웍스 등이 창원의 스마트산업단지에 거점 조성을 기약하고 있다.
학생 지원도 국내 최고 수준이다. 입학생 전원이 장학금은 물론, 생활비 100만 원과 최신 노트북 등을 지급 받는다. 학생 1인당 연간 5000만 원 수준의 교육 지원도 받는다. 이런 시스템과 지원에 대한 뜨거운 반응은 경남대 2021학년도 수시 학생부교과(일반계고교전형)에서 대학 내 최고 경쟁률(7.55:1)로 확인됐다.
박 단장은 “이 밖에도 해외 대학과 수업 교류, 교과목 심화학습 및 튜터링 시스템, 방학 기간 중 영어 집중 교육 등 스마트산업단지 맞춤 인력 양성을 위해 전방위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