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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년 만에 열린 달 광산... 재개장하는 이유는 화성

지난해 11월 발사된 중국의 달 탐사선 창어 5호가 약 1달 뒤인 지난해 12월 17일 지구에 무사히 귀환했다. 달의 ‘폭풍의 바다’ 지역 화산지대인 몽스 륑케르(붉은 점) 에서 채취한 달 지표 시료(월석)를 품은 채다. 1976년 옛 소련의 루나 24호 이후 44년간 중단됐던 월석 채취에 중국이 나선 배경을 두고 전문가들은 미래 달 자원 채취와 화성 탐사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포석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월석은 달의 비밀을 풀고 향후 본격적으로 진행될 달 및 화성 탐사를 대비하기 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블랙박스’다. 현재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우주선진국과 우주기업은 달에 기지를 건설하거나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문제는 이 계획을 성공시키기 위해 사람이 달에서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을지 확인하기 위한 연구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월석은 달 표면의 물리화학적 특징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희귀 원소와 광물 등의 존재를 확인하고 이를 채취할 방법을 연구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월석으로 들춰낸 달의 과거


우주탐사선을 이용한 월석 채취가 시작된 시기는 196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폴로 11호에 탑승해 인류 최초로 달에 발자국을 남긴 미국의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은 지구로 복귀하면서 월석 시료를 채취해 들고왔다.


미국은 이후 아폴로 17호까지 지속적인 유인탐사 임무를 통해 약 2200개의 월석을 지구로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무게로 따지면 380kg에 달하는 많은 양이었다. 당시 미국과 함께 우주탐사를 이끌던 옛 소련 또한 1970년, 1972년, 1976년 세 차례의 달 탐사에서 월석을 채취했다.


미국은 채취한 월석 중 일부를 전 세계에 기증하고 나머지를 연구에 활용했다. 달의 생성 과정이나 나이, 달의 물리적 특징에 관한 연구가 많았다. 


2017년 멜라니 바르보니 당시 미국 로스앤젤리스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팀은 아폴로 14호가 가져온 월석을 분석해 달의 나이가 약 45억 1000만 년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태양계가 만들어지고 약 6000만 년이 지난 시점이다. 이 연구는 기존에 알려졌던 달의 생성 시기인 태양계 형성 약 1억 년 이후보다 이른 시점에 달이 만들어졌을 가능성을 제기해 화제를 모았다. doi: 10.1126/sciadv.1602365


월석은 달의 자기장이 사라진 시기를 밝히는 연구에도 활용됐다. 지난해 벤저민 와이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팀은 월석에 새겨진 자기장의 흔적을 분석해 달의 자기장이 8~19억 년 전 사이에 사라졌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doi: 10.1126/sciadv.aax0883

 

월석 통해 달 넘어 화성으로


월석을 이용한 연구는 단순히 달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 인류의 우주탐사에도 큰 공헌을 한다. 특히 달과 화성의 탐사와 인류 이주 계획에 월석 연구는 필수적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중국국가항천국(CNSA)은 각각 2024년, 2025년 달에 기지를 건설하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들 기관은 화성에 우주인을 보낼 계획인데, 달기지는 이를 위한 전초기지 성격을 띤다. 화성에 사람을 보내기 이전 우주 환경에서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험하기 위한 최적의 실험실이라는 것이다.


월석을 이용하면 이런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기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달의 나이와 자기장은 물론 다양한 달의 이력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월석에 남겨진 휘발성 물질을 분석하면 달 표면에 얼마나 많은 고에너지 입자가 부딪혔는지, 화산활동이나 소행성 충돌이 달과 화성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연구할 수 있다.


심채경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 선임연구원은 “월석은 지금까지 달의 역사를 기록한 소중한 연구자료”라며 “아직 밝혀내지 못한 달의 과거가 많은 만큼 다양한 지역에서 월석을 채취해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중국이 단 한 번도 월석이 채취된 적이 없는 지역에서 시추 방식을 통해 2m 깊이의 월석을 가져왔다는 점도 주목할 점이다. 심 선임연구원은 “폭풍의 바다는 지금까지 한 번도 월석이 채취되지 않은 지역”이라며 “소행성 충돌이 주로 일어나는 곳인 만큼 여기에서 채취된 월석이 앞으로 달 역사 및 환경 연구에 중요한 연구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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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이병철 기자
  • 디자인

    유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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