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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콕 과학] 스포츠 음료, 집에서 만든다?

좁은 실내에서 여럿이 거친 호흡을 내쉬는 운동이 꺼려지는 요즘입니다. 그래도 운동은 해야 했기에 홈트(홈 트레이닝의 줄임말)에 도전했는데요. 여름이라 그런지 금세 땀이 흥건하게 나면서 갈증이 밀려옵니다. 스포츠 음료 수혈이 시급합니다.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을 위해 집에서 셀프로 이온과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습니다.

 

 

 

 

메인음료 I 스포츠 음료 
소금은 이온, 설탕은 에너지 공급

 

스포츠 음료를 만드는 데 필요한 준비물은 아주 간단합니다. 물, 설탕, 소금, 그리고 레몬즙만 있으면 되죠. 
먼저 물 500mL에 설탕을 크게 세 숟가락, 소금을 크게 한 숟가락 녹입니다. 이때 시원한 스포츠 음료를 상상하며 처음부터 차가운 물에 설탕과 소금을 넣으면 용해가 잘 이뤄지지 않습니다. 설탕과 소금이 서걱서걱 씹히는 걸 원치 않는다면 미지근한 물을 추천합니다(나중에 냉장고에 넣거나 얼음을 타서 먹으면 되니까요!). 
그리고 레몬즙을 넣으면 비로소 우리가 아는 새콤달콤한 스포츠 음료 맛이 납니다(레몬즙을 넣기 전까진 절대 맛을 보지 마세요! 비릿한 콧물 맛이 납니다). 겉보기도 똑같이 만들고 싶다면 식용색소를 첨가하면 됩니다. 파X에이드는 파란색, 게X레이는 연두색 색소를 준비하면 되겠네요.
스포츠 음료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운동선수를 위해 개발됐습니다. 운동할 때 다량의 땀을 흘리면 몸속 수분이 빠져나갑니다. 빠져나간 땀에는 물뿐만 아니라 이온화된 소듐, 포타슘, 염소 등의 성분도 포함돼 있죠.
이런 이온은 체내에서 신경신호를 전달하는 등 세포 활동에 관여합니다. 운동 후 적절히 보충하지 않으면 혈중 이온 농도가 낮아져 몸에 이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혈중 이온 농도가 갑자기 떨어져 정상 범위를 벗어나면 몸이 붓고 심장 운동에 문제가 생기는 등 급성 질병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홈메이드 스포츠 음료를 만들 때 넣어준 소금은 몸에 이온을 공급하는 역할을 합니다. 소금(NaCl)의 주성분이 소듐이온(Na+)이니까요. 그리고 함께 넣어준 설탕은 체내에서 포도당으로 분해돼 에너지원으로 쓰입니다. 운동으로 고갈된 에너지를 빠르게 보충해줍니다. 
강 교수는 “스포츠 음료는 격렬한 운동을 하거나 장시간 뙤약볕에 노출됐을 때, 또는 설사가 심한 배탈 환자가 빠르게 몸을 회복하는 데 적합하다”며 “당과 소듐이온이 다량 함유돼 있기 때문에 평소 기호 식품으로 섭취하면 비만이나 고혈압, 심장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보너스 음료 : 바나나맛 우유 
노란 우윳빛깔의 비밀은 카로틴

 

바나나맛 우유에는 바나나가 들어있지 않습니다. 바나나 향이 첨가돼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바나나 ‘맛’ 우유인 거죠. 바나나 향이 첨가된 우유에서 실제 바나나 맛이 느껴지는 이유는 우리 뇌가 후각과 미각으로부터 들어온 정보를 종합해 맛을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홈메이드 바나나 우유에는 바나나 향조차 필요하지 않습니다. 우유와 설탕, 계란(!)이면 충분합니다. 우선 계란에서 노른자만 분리합니다. 그리고 노른자에 우유를 조금씩 첨가하며 잘 섞이도록 저어줍니다. 우유를 얼마나 넣을지는 여러분의 ‘눈’에 달려있습니다. 시판되는 바나나맛 우유와 색이 비슷해질 때까지 넣어주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설탕을 한 숟가락 정도 추가하면 완성! 
믿기지 않는다고요? 너무 쉬운 것 아니냐고요? 속는 셈치고 한 번만 먹어보세요. 바나나 향이 시판 제품보다는 약하지만, 분명 비슷한 맛이 납니다. 최성희 동의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우유의 고소한 풍미와 설탕의 단맛 때문에 비슷한 맛으로 느껴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고소함은 미각이 아닌 후각으로 느끼는 맛입니다. 우유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우유에는 유지방이 3~5% 함유돼 있고, 유지방엔 뷰틸산, 헵탄산 등 휘발성 풍미 물질이 들어있습니다. 이런 휘발성 풍미 물질이 우유 특유의 맛을 좌우합니다. 
음료의 노란 색깔도 진짜 바나나 우유로 착각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계란 노른자에는 주황색을 내는 카로티노이드 성분(정확히는 베타카로틴)이 들어있습니다. 카로티노이드는 과일과 채소에 많이 함유된 색소입니다.  
시판되는 바나나맛 우유에도 마찬가지로 색소가 들어있습니다. 성분표에 ‘카로틴’이라고 적힌 게 바로 색소입니다. 최 교수는 “카로틴은 붉은 계열의 색을 낼 때 쓰는 착색제”라며 “과자나 음료에서 주로 사용된다”고 설명했습니다. 

2020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박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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