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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페이지 뉴스] 낮밤 온도차 900도… ‘철 비’가 내린다

◇ 보통난이도 | 한 페이지 뉴스

 

 

용광로 쇳물 같은 액체 철이 하늘에서 비처럼 내린다면 어떤 모습일까. 국제 공동연구팀이 지구에서 640광년 떨어진 외계 행성에서 이 같은 독특한 기상현상을 관찰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3월 11자에 발표했다. 


데이비드 에렌라이히 스위스 제네바대 교수가 이끄는 국제 공동연구팀은 칠레 북부 아타카마 사막에 있는 초거대망원경(VLT)을 이용해 행성 ‘WASP-76b’를 2018년 9월 2일과 10월 30일 두 차례 관측했다. 


WASP-76b는 질량이 목성과 비슷한 거대한 가스 행성으로, 지구의 달처럼 한쪽 면이 계속해서 중심별을 바라보며 공전하는 것이 특징이다. 


관찰 결과, WASP-76b의 낮 표면 온도는 2400도가 넘는 것으로 추정됐다. 영원히 빛이 들지 않는 반대쪽도 온도가 1500도에 달했다. 


이는 태양계에서 가장 뜨거운 행성인 금성의 지표면 온도(460도)보다 훨씬 높다. 철을 녹이는 용광로의 온도가 약 1500도에 이른다. 


연구팀은 독특한 철 비가 내리는 이유를 낮과 밤의 온도차에서 찾았다. 낮 면과 밤 면의 극단적인 온도차가 행성 표면에 강한 바람을 일으키고, 그 결과 온도가 2400도인 낮 면에서 증발한 철 성분이 온도가 1500도가량인 밤 면으로 이동해 응축되며 비처럼 내린다는 것이다. 실제로 WASP-76b 행성의 낮 면과 밤 면은 철의 화학 조성이 달랐다. 


VLT에 장착된 특수 분광 장치 ‘에스프레소(ESPRESSO)’로 대기를 관측한 결과, 낮 면에서 밤 면으로 넘어가는 경계지역에서는 철 성분의 기체 증기 신호가 포착됐지만, 밤 면에서 낮 면으로 바뀌는 경계지역에서는 이런 신호가 관측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낮 면에서 기체 상태인 철이 밤 면으로 날아가 철 비로 내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에렌라이히 교수는 “에스프레소를 이용한 관측은 극한 환경을 가진 외계 행성의 기후를 알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라고 말했다. doi: 10.1038 / s41586-020-21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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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조혜인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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