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루성 독개스는 염화 및 브롬화 화합물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데 눈물개스와 재채기개스로 나누어진다.
최루탄 공해-이 말은 최근 몇년 사이에 시위진압경찰이 각종의 최루탄을 다량 발사함에 따라 생긴 신조어. 시위 학생들이 다치고, 대학가 주변에 사는 주민들이 최루개스에 시달리는가하면 자연생태가 파괴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어 실감나는 말이 돼버렸다.
최루탄개스의 역사와 성분
도대체 최루탄은 어떤 성분으로 만들어졌기에 사람들을 꼼짝 못하게 하는 것일까. 최루탄이 빚어내는 공해현상은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가.
우리가 흔히 최루탄이라고 부르는 최루성 독개스는 염화 및 브롬화 화합물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여기에는 눈에 강하게 작용하는 최루제(催漏劑) 와 호흡기 등에 강하게 작용하는 점막자극제(粘膜刺戟劑)가 있다.
최초의 최루제는 1871년 독일화학자 '칼 그레베'(Carl Graebe)가 합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최루개스는 1차 세계 대전 전에 프랑스에서 폭동진압을 위해 쓰여진 적도있으나 1차대전을 계기로 널리 이용되기 시작했다. 에틸 브롬아세톤, 브롬아세톤, 벤질 브롬화물, 그리고 브롬벤질 시안화물 등이 당시 이용됐던 최루제들이었다.
그후 최루제는 CN(미국암호명)이 개발돼 평화시의 폭동진압제로 1960년대까지 사용되다가 보다 효과적인 CS개스로 대체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CS개스는 영국의 포튼연구소가 개발, 1964년 특허를 획득했다. CN CS를 비롯한 최루제의 종류를 살펴보자.
△2-클로로 아세토페논(2-Chloro aceto phenone);군사암호명(US Army Code)으로 CN이라고 불린다. 이 화학제는 눈의 각막에 피해를 주는 강한 최루성을 가지고 있는 고체인데, 높은 농도가 인체에 투입되면 시력을 잃게 돼 결막염의 원인이 된다. 최대허용치는 0.05ppm이고, 0.02ppm 이상의 농도일 때 독성효과가 나타나며 치사량은 8.5ppm에 10분간 노출됐을 경우이다.
△2-클로로 벤질리덴 말로노니트릴(2-Chloro benzylidene malononitrile); 이것이 CS로 불리는 대표적인 최루제인데, 5%실리카 에어로겔과 함께 사용되는 결정성 분말이다. 피부와 점막 등에 강한 자극을 주고 특히 눈에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시위진압용 독개스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0.005ppm(20초)의 아주 적은 농도에서도 눈에 심한 고통을 주며 최대허용치는 0.05ppm이다. 노약자나 임산부 폐질환자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고 밀폐공간에서 특히 위험하다.
△클로로피크린(Chloro picrin);${S}_{1}$이라고 불리는 자극적인 냄새가 나는 액체. 강한 최루성을 가지고 있고, 호흡기와 접촉했을 때 기침 재채기 호흡곤란 구토 메스꺼움 등의 증세가 나타나며 피부에 닿으면 아주 자극적이다.
최대허용치는 0.1ppm이고 0.002ppm 이상의 농도에서 독성효과가 나타나며 2.4ppm(1분) 이상에서는 치명적이다.
△디벤조옥사제핀(Dibenzoxazepine);CR이라고도 불리고 있고, 비교적 근래에 개발된 최루제로서 다른 어떤 최루제보다도 강한 독성효과를 가지고 있다. 점막이나 피부 호흡기에 자극을 주며 특히 눈에 강하게 작용한다. 0.005ppm(1시간) 이상일 때 피부에 자극을 주나 눈에는 ${10}^{-5}$mg정도의 아주 적은 농도에서도 독성효과가 나타나며 치사량은 1.85ppm(2백분)이다.
△브롬 아세톤(Bromo acetone); 순도가 아주 높을 때는 무색이나, 일반적으로 보라색을 띠는 최루성을 가진 액체이다. 피부와 호흡기를 심하게 자극한다.
△벤질 브로마이드(Benzyl bromide); 피부 눈 점막 등에 작용하는 강한 최루성을 띤 액체이다.
△α-브롬벤질 시아나이드(α-Bromobenzyl Cyanide);CA라고 불리는 고체이며 상당히 강한 독성을 가진 최루제로서 시각과 호흡기를 자극하며 치사량은 0.9ppm(30분).
최루제가 눈물개스(tear gas)로 불리는데 비해 점막자극제는 재채기개스(sneezing gas)로 불린다. 점막자극제는 인체와 접촉했을 때 재채기, 심한 기침, 콧물, 호흡곤란, 두통 등을 유발시키며 심하면 구토 메스꺼움 그리고 예민한 정신적 고통 등 일시적인 무기력 상태로 빠지게 한다. DA와 DM이 주요한 점막자극제에 속한다.
△디페닐글로로 아르신(Dephenylchloro arsine);DA라고 불리는 이 화학제는 무색의 결정 혹은 진한 갈색의 액체이며 물에 의해 천천히 분해된다. 1차대전시 이용된바 있는 이 개스는 호흡기와 피부에 특히 강한 독성을 나타내며 치사량은 55ppm(30분)이다.
△아담사이트(Adamsite);DM이라고 불리는 고체이며 쉽게 승화가 되고 눈물가스인 CN과 섞어서 시위진압용 독개스로 많이 사용된다. 호흡기와 피부에 아주 자극적이며 인체와 접촉하면 콧물이 많이 흐르고 코와 가슴에 심한 고통을 수반, 기침 재채기 구토 메스꺼움 호흡곤란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0.019ppm(3분) 이상의 농도에서 독성효과가 나타나며 치사량은 54ppm(30분)이다.
이상의 최루제와 점막자극제 중에서 가장 흔히 쓰이는 게 바로 CS개스. 현재 국내 최루탄은 이 CS개스를 주성분으로 하고 다른 성분을 약간 첨가해 다양한 효능을 갖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CS개스의 특허문안에 나타난 특징은 다음과 같다.
'눈의 통증, 눈물, 눈꺼풀의 경련을 일으키는 외에도 코 목 가슴에 찌르는 듯한 통증을 일으키며 노출시간이 길수록 통증이 심해져 질식감이 나타난다. CS의 농도가 높으면 격렬한 기침이 나오고 이것이 구토를 일으킬 수 있다. 따가운 증상이 면도한 부위나 노출된 피부에서 나타나며 목부위가 자극된다. 이런 복합적 효과로 인해 0.1~1ppm이면 가장 악착같은 사람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을 수초내에 흩어지게 하는데 충분하다'
최루탄은 어떻게 발사되나
우리가 흔히 말하는 최루탄은 최루개스를 원료로 해서 무기처럼 만든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최루탄은 대체적으로 총류탄(총기에 의해 발사) 수류탄(손으로 투척) 개스살포 등으로 나누어진다.
△SY44총류탄
폭동진압용 총류탄으로 지름 약 8cm에 길이 14cm의 원통형으로 생겼다. 속에는 황색가루가 들어있거나 백색가루가 들어있는데 발사한지 3.3초후 시위군중 2m 상공에서 완전분해가 되도록 되어 있다. 쏘는 각도에 따라 40~70m 정도가 사정거리인데, 45도 상공으로 발사토록 돼 있다. 직격으로 쏠 경우 심각한 타박상을 초래할 수 있다.
△다연발탄(일명 지랄탄)
32발 또는 64발이 전기점화로 발사되고 유효사거리는 1백여m이며 소리가 요란하다. 대규모시위시 군중해산용으로 사용한다. 불이 나면서 연기를 내므로 화상이나 발화의 위험성이 높다.
△KM25 수류탄(일명 사과탄)
사과와 크기·모양이 흡사한 지름 약 7cm의 구체(球體). 주로 근접거리에서 투척, 시위대를 해산시키거나 주동자를 체포하는데 사용된다. 근접폭발시 화상이나 파편에 의한 상처를 입기 쉽다. 플라스틱으로 돼 있어 파편이 박혔을 경우 x레이에 잘 나타나지 않는다.
△ 차의 최루개스(페퍼포그)
차의 꽁무니에서 뿜어대는 최루개스로 연막액과 최루액을 1대3의 비율로 섞어 태우면서 최루개스를 내뿜는데 순풍이 불면 그 효과가 50~60m 주위까지 미친다.
인체 및 환경에의 영향
최루개스의 종류에서도 밝혀지듯이 최루탄 자체는 일시적인 무력감에 빠지게 할 뿐 그리 무서운 무기가 아니다. 노출된 피부나 눈 호흡기 등에 일시적으로 작용, 눈물을 흘리게 하거나 재채기를 유발시키는 등의 강한 자극을 주느데 그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최루개스를 많은 양에 접촉하게 된다거나 체질적으로 민감한 사람에게는 문제가 된다. 최루탄이 인체에 미치는 부작용중 가장 흔한 게 피부에 생기는 물집(수포)이다. 이는 최루탄속에 수포제가 포함돼 있어 생기는 현상인데 민감한 피부를 가진 사람은 전신으로 물집이 번기기도 한다.
최루탄에 의한 피해는 그 성분에 의한 것보다도 오히려 발사된 최루탄에 직접 맞아 생기는 타박상이나 파편이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년봄에만 해도 서강대 고려대 외국어대 등에서 최루탄을 맞아 실명(失明)한 사건이 속출했고, 사과탄의 파편이 몸에 박힌 경우가 많았다.
자연생태계에도 최루탄이 미치는 영향은 심각하다. 대학캠퍼스주변의 산이나 녹지에 나비 벌 등 곤충류와 텃세 철새 등 조류가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는 충격적인 조사보고도 나오고 있다.
경희대 윤무부교수(조류학)가 연세대와 경희대 캠퍼스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평소 나무가 우거지고 넓은 산을 가지고 있어 각종의 새들이 많았으나 요즘은 새들을 목격하기가 힘들어졌다는것이다. 연세대에서 흔히 보이던 국방색찌르레기 꾀꼬리 흰눈썹황금새 노란때까치 박새 등이 작년경부터 현저히 줄어들었으며 특히 시위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4~6월이 새의 번식기와 겹쳐 더욱 문제가 크다는 것.
새는 청각이나 후각이 극도로 민감해 최루탄발사음이나 냄새를 견뎌내지 못한다고 한다. 또 새가 줄어드는 것은 먹이가 되는 나비 벌 곤충류까지 자취를 감춰 먹이사슬이 단절, 생태계가 파괴돼가고 있기 때문이다. 연세대 학생들에 의하면 새나 곤충은 물론, 송충이 같은 해충도 없어졌다는 것이다.
경희대 캠퍼스는 어떤가. 윤무부 교수에 의하면 예를 들어 80년 6월 7일 아침에 경희대정문~시계탑~경희국교~사범대학 뒤의 능선~문리대 뒤의 능선에 이르는 1.7km를 답사하면서 좌우 50m 거리에서 10종 79마리(까치 참새 박새의 순)의 새를 관찰했으나 요즈음은 새를 거의 목격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꾀꼬리의 경우 5월말에서 8월까지는 교내 어느곳에서나 목격됐음은 물론, 소수가 본관뒤에서 번식하고 있었으나 요즘은 겨우 2~3쌍만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또 새들의 번식을 위해 만들어 놓은 새둥우리가 한결같이 텅 비어 있음도 확인됐다. 다만 소쩍새, 쏙독새 등 야행성 조류는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인데, 이는 시위의 시간대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루개스는 식물도 시들게 하고 있다. 서울대 정문 주변의 철쭉은 올봄도 피지 못한 채 시들고 있고(후문쪽은 만개), 연세대 백양로의 은행나무잎은 본관앞에 비해 현저히 빈약하다. 서울대정문앞의 노송(老松) 4그루는 잎이 빈약하고 누렇게 퇴색, 지난 6월6일부터 긴급소생 작전에 착수하여 영양제를 주사하기에 이르렀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최루개스로 인한 자연생태계 파괴는 최루탄사용이 근절되지 않는 한 어쩔수가 없는 것이지만 인체에의 영향만큼은 가능한 줄여야 할 것이다.
보통 최루개스에 노출됐을 때는 신선한 공기중에서 5~10분가량 심호흡을 하면 곧 회복된다. 그러나 증상이 심할 때는 깨끗한 물로 노출된 피부나 눈을 여러번 씻어야 하며, 질식상태인 경우는 즉시 환자의 머리를 낮추고 아래늑골을 살짝 누르면서 인공호흡을 실시해야 한다.
피부에 물집이 생겼을 때는 경미할 경우 비눗물로 씻어내고 바람에 쏘여서 개스 성분을 날라가게 하는 게 손쉬운 방법이지만 심하다면 피부과 전문의를 찾는게 좋다.
경찰병원의 이원호 피부과장에 의하면 피부에 붉은 반점이 생기고 큰 물집이 형성되면 소독된 바늘로 물집을 터뜨려준 뒤 진물이 나오는 것을 백반액으로 냉찜질해 주면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하루에 4~5회씩 30분정도를 냉찜질하면 이틀 후 쯤에 진물이 마르는데 이때 스테로이드연고를 바르면 염증이나 가려움증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영국의 BSSRS (영국 과학의 사회적 책임학회)에서 1980년에 제시한 최루개스의 예방책과 처치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예방책으로는, △ 식초를 축인 조그마한 거즈를 집어넣은 수술용 마스크를 착용하라. △ 달걀을 깨뜨려 여기에 소다수(사이다)를 섞어 얼굴에 바른다.
처치방법으로는, △ 개스를 맡은 사람은 깨끗한 공기가 있는 곳으로 옮기고 절대 눈을 비비지 말라. △ 눈물이 쉬지 않고 나오면 바람부는 방향을 향해 억지로라도 눈을 뜨고 있어라. △ 수시간 이내에는 샤워를 하지 말고 그후에는 찬물로 시작하라. △ 심각한 피부 손상에는 위스키(소주)에 10% 암모니아수를 탄 용액을 손으로 적셔 씻어낸다. △ 눈을 제외한 피부를 에틸렌글리콜(부동액)로 닦고 물로 씻어낸다. △ 스테로이드 또는 항히스타민제 연고를 바른다. △ 암모니아수를 몇방울 떨어뜨린 물로 눈을 닦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