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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 폴더블폰 대전, 승자는 누구?

미국의 애플이 주저하는 사이, 한국의 삼성전자와 중국의 화웨이가 치고 나갔다. 
반으로 접히는 폴더블(foldable) 스마트폰 얘기다. 삼성전자가 2월 20일 ‘갤럭시 폴드’를 공개하며 선공을 날렸다. 며칠 뒤 화웨이가 ‘메이트 X’를 선보이며 맞불을 놨다. 승자는 누가 될까?


2월 25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막이 오른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 2019’ 위원회는 올해의 새 모바일 기기로 메이트 X를 꼽아 화웨이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외신들은 일제히 화웨이(약 295만 원)가 삼성전자(약 225만 원)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며 출고가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폴더블폰, 왜 지금 출시되나?


플렉시블(휘는) 디스플레이는 1953년 앙드레 베르나노스 프랑스 낭시대 교수가 유기물에서 전기 발광 현상을 발견하며 시작됐다. 이 기술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불리며 발전했고, 2007년 일본의 소니가 세계 최초로 OLED TV를 개발했다. 이렇게 쌓인 기술은 당시 애플이 갓 내놓은 스마트폰인 ‘아이폰’에 접목됐고, 이후 휘어지는 화면에서 한 단계 더 나가 반으로 접히는 폴더블폰에 대한 기대감이 차올랐다. 
그간 업계에서는 2018년을 기점으로 폴더블 스마트폰이 출시될 것으로 전망해왔다. 김태중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미래이동통신연구본부장은 “특정 기술이 개발돼도 시장에서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욕구와 시장성이 맞아떨어지는 시점이 찾아와야 한다”며 “4세대(4G) 이동통신보다 데이터 다운로드 속도가 20배 빠른 5G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새로운 스마트폰 시장이 형성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사용자들이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시청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넓은 화면이 장점인 폴더블폰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됐다는 것이다. 
폴더블폰을 펼치면 태블릿과 같은 대화면이 만들어진다. 실제로 갤럭시 폴드의 경우 화면을 펼쳤을 때 대각선 길이가 185mm에 이른다. 메이트 X는 이보다 화면이 약 10% 넓어 대각선 길이가 203mm에 이른다. 이는 일반 스마트폰의 2배에 해당하는 크기다. 대화면을 원하는 소비자의 요구를 채워주기에는 폴더블폰만 한 게 없다. 
삼성전자는 올해 4월 갤럭시 폴드 4G 모델을 먼저 출시한 뒤 5월 중 국내용 5G 모델을 출시하겠다고 밝혔고, 화웨이의 메이트 X는 올해 6월 출시될 계획이다.

안으로? 밖으로? 어떻게 접을 것인가 


기술적인 측면에서 폴더블폰의 핵심은 디스플레이다. 제조사들은 디스플레이를 어떻게 접을 지를 두고 고민을 거듭해왔다. 접는 방식 중 어떤 형태가 편의성과 안정성은 물론 디자인적으로도 균형미를 갖출 수 있을지가 폴더블폰의 성공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6년까지 삼성디스플레이연구소에서 폴더블폰용 하드웨어 기술 개발을 주도했던 김학선 울산과학기술원(UN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접었을 때 배터리를 한쪽 면에만 두고, 전자회로 중 딱딱한 트랜지스터는 편평한 면에만 배치한다”며 “설계만 달라졌을 뿐 폴더블폰에는 디스플레이를 제외하고 기존 스마트폰에 쓰던 기술이 모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2018년 10월 중국의 스마트폰제조사 로욜은 세계 최초로 ‘플렉스파이(FlexPai)’라는 폴더블폰을 개발해 한정 수량만 판매했다. 당시 로욜 측은 스마트폰을 손에 쥐었을 때 디스플레이가 밖을 향해 펼쳐지는 아웃폴드(out-fold) 방식을 적용했다. 아웃폴드 방식은 디스플레이가 바깥쪽에 있어 반으로 접어도 여전히 디스플레이를 사용할 수 있다.  
메이트 X도 로욜과 동일한 아웃폴드 방식을 택했다. 아웃폴드 방식은 디스플레이의 곡률(화면을 접기 위해 남겨 놓는 원형의 공간) 반경이 커 안으로 접는 인폴드 방식보다 구현하기가 수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삼성전자는 인폴드(in-fold) 방식을 채택했다. 폴더블폰을 반으로 접으면 디스플레이가 서로 맞닿아 안쪽에 숨는다. 삼성전자는 인폴드 방식이 내구성이나 안정성 면에서는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바깥에 디스플레이를 덧붙일 필요가 없는 아웃폴드 방식은 폴더블폰의 두께를 얇게 제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메이트 X는 접었을 때 두께가 11mm로 갤럭시 폴드(17mm)의 75% 수준이다. 
또, 아웃폴드 방식은 폴더블폰을 반으로 접은 상태에서도 디스플레이 작동 면적이 일반 소형 스마트폰 정도로 넓어 사용자 편의성이 높다는 분석이 있다. 인폴드 방식인 갤럭시 폴드의 경우 폴더블폰을 펼치지 않은 상태에서 디스플레이를 볼 수 있는 방법이 없어 겉면에 추가로 작게 배치한 디스플레이를 봐야 한다. 
올해 폴더블폰 대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국 레노버에 인수된 모토로라는 과거 히트작인 레이저폰을 상하 인폴드 방식으로 접는 폴더블폰으로 발전시켜 올해 중순께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샤오미도 올해 안에 마치 양문형 냉장고처럼 화면을 양쪽으로 열어 펼치는 이단 접힘 방식의 폴더블폰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폴더블폰, 사시겠습니까?


현 시점에서 폴더블폰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기술적 문제가 아닌 사람이다. 폴더블폰을 활용할 소비자 층이 어디까지 확대될지가 폴더블폰 성공의 키로 꼽힌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보고서를 통해 2019년 폴더블폰의 판매량이 320만 대로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의 0.1%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2년에는 5010만 대로 3년간 15배 이상 판매량이 늘어나지만, 여전히 전체 스마트폰의 2.5%에 불과한 수준으로 예상됐다.  
폴더블폰이 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으로 안정성이 입증돼야 한다. 로욜이나 삼성전자가 수십만 번의 테스트를 거쳤다고 하지만, 아직 실제 소비자가 사용하는 환경에서 어떤 성능을 보일지 입증되지 않았다. 소비자가 인폴드와 아웃폴드 중 어느 방식을 선호하는지도 불확실하다.
대화면을 원하는 사용자가 급격히 증가하지 않는다면, 결국 현재 스마트폰을 더 자유롭게 휘어지게 하는 등의 형태로 스마트폰이 진화할 가능성이 있다. 류원희 숙명여대 화공생명공학부 교수는 “배터리를 포함해 다른 부품들까지 완전히 접을 수 있는 기술이 연구되고 있지만, 안정성 문제 등으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완전히 돌돌 말리는 롤러블폰이나 섬유처럼 늘어나는 스트레처블폰 개발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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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김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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