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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색소의 세계 온도따라 벽지 색깔 바뀐다

색소는 더이상 옷감 염색에만 쓰이는 화학물질이 아니다. 빛, 열, 압력, 전압에 따라 현란하게 변하는 색소의 세계를 알아보자.

우리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항상 옆에 있기에 그 고마움을 모르고 지나는 것이 많다. 그 대표적인 예로 공기를 들수 있다. 색깔도 공기와 같은 대접을 받는다. 만약 색이 없다면 이 세상은 흑백으로만 구별될 것이다. 공기의 고마움을 모르듯 색의 고마움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색을 나타내는 물질을 색소라고 한다. 특히 섬유를 염색시키는 것을 염료라고 한다. 지금까지의 색소는 섬유, 합성수지, 도료 등의 재료에 색을 부여하는 목적으로 사용돼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착색기능 이외에 새로운 기능을 가진 색소(기능성 색소)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색소에는 착색뿐만아니라 다양한 기능이 잠재돼 있으며 그런 능력이 이제 우리의 실생활에 응용되고 있다.
 

광디스크의 맨 윗층은 색소로 코팅돼 정보를 저장한다.


열 받으면 튀어나오는 색소

어릴적에 사회과부도에서 지도를 베낄때 먹지를 깔고 연필에 힘을 주면서 지도를 따라 그리던 기억이 난다. 요즘은 먹지와 종이를 합쳐놓은 감압지라는 것이 있다. 감압지에는 플루오란이라는 기능성색소가 사용된다.

감압지는 외관상으로는 일반종이와 같다. 그런데 연필이나 타자기의 압력이 가해지면 색이 나타나고 한꺼번에 몇장을 기록할 수 있다. 감압지는 일반적으로 상, 중, 하 용지 세장이 한 세트다. 상용지와 중용지의 뒷면에는 플루오란이 포함된 마이크로 캡슐이 도포돼 있고 중용지와 하용지의 앞면에는 산성의 현색제가 얇게 발라져 있다.

상용지에 압력이 가해지면 이 부분의 캡슐망이 파괴되고 캡슐내의 감압색소 용액이 현색제층으로 옮겨가면서 반응이 일어나고 색이 나타나게 된다(그림)
 

(그림) 감압지의 원리


감압지와 같은 원리로 감열지라는 것이 있다. 흔히 팩시밀리 용지로 사용되는데, 팩시밀리 내부에 있는 발열소자의 열에 의해 색상이 나타난다. 팩시밀리용 종이를 꺼내 열을 가해보면 쉽게 검은 색으로 변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정보를 저장하는 첨단 정보장치에는 광 디스크가 있다. 광디스크는 비디오디스크 CD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컴퓨터용 정보기억장치로서 CD롬이 등장해 수백메가바이트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게 됐다.20cm의 광디스크에는A4용지로 1만매나 되는 정보를 저장할수 있다. 또한 원하는 정보를 즉시 재생시킬 수도 있다.

이런 디스크의 기록매체로 텔루르(Te) 산화물 등이 사용됐다. 그러나 화학적으로 불안전하고 독성 등의 문제를 일으켜 기능성 색소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기능성 색소를 이용한 광디스크는 기판상에 도포돼 있는 색소에 레이저를 쏘이면 그 열에 의해 색소가 형상변화를 일으키면서 정보가 기록된다. 정보를 읽어내는 것은 기록된 곳과 기록되지 않은 부분의 반사광 변화를 감지하면 된다.

보통의 색소는 가시광(4백-7백nm,1nm는${10}^{-9}$m)영역의 어느 특정 부분을 흡수해 색상을 나타내지만 광 기록매체로 사용되고 있는 색소는7백nm 이상의 빛을 흡수해야 한다. 광원으로 사용하는 갈륨-비소(Ga/As)계 레이저의 파장이 7백80-8백30nm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록매체로 사용되는 색소를 근적외선 흡수색소라고 한다.

색의 형상기억
 

포토크로미즘을 응용하면, 옥외에 나갔을 때는 색이 나타나지만(2), 실내에 들어오면 색이 없어진다(1).


색소의 색상이 외부의 영향에 의해 변하는 현상을 크로미즘(chromism)이라고 한다. 즉A라는 물질에 물리적 자극을 주면A와는 다른 식의 B가 생성되고 다시 자극을 제거하거나 다른 에너지를 가하면 원래의 A색으로 다시돌아가는 것이다. 색깔의 형상기억이라고 해도 좋다.

이런 현상은 가해지는 에너지의 종류에 따라 그 이름을 달리하고 있다. 예로 빛에 반응하는 현상은 포토크로미즘(photochromism), 전기에 반응하는 것은 전기크로미즘(electrochromism)이라고 한다.

전기크로미즘의 일종으로 액정이 있다. 브라운관이없는 텔레비전, 게임기구, 자동차내부의계기 등이 모두 액정이 채용된 제품들이다. 액정에는 이색성 색소가 사용된다. 이색성 색소라는 것은 색소의 물리적인 배열형태에 따라 색상이 다르게 되는 기능성색소를 말한다.

이색성 색소를 분해해 액정 소자내에 넣은 후 전류를 통하게 하면 액정분자의 배열이 소자와 수직이 된다. 이색성 색소도 수직으로 배열하게 되고 이 때는 빛이 들어와도 우리는 무색으로 느끼게 된다.

그러나 전류를 차단하면 액정분자와 이색성색소는 소자와 평행하게 되고 이색성 색소는 빛을 흡수해 색깔이 나타나게 된다. 삼원색의 이색성 색소를 조합해 배열시키면 대형칼라 화면을 만들 수 있다.

포토크로미즘은 빛을 받으면 색상이 변하고 빛을 제거하면 원래의 색(대부분 무색)으로 돌아간다. 즉 색소분자가 빛에의해 변형이 일어났다가 빛이 없어지면 원래의 분자 형태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실내에서는 보통 안경같던 것이 햇빛을 받으면 선글라스로 변한다든지, 옥외에서는 화려한 그림이 나타나던 티셔츠가 집안으로 들어오면 무색이 되는 것이 바로 포토크로미즘 이다.

서모크로미즘도 마찬가지다. 열에 의해 변색이 되고 열을 제거하면 원래의 색으로 돌아가는 현상이다. 예로 찻잔 바깥에 이런 현상을 나타내는 색소를 처리하면 따뜻한차를 마시고 있을때와 차를 다 마신 후에 찻잔색이 다르게 보일 것이다. 또이것을 벽지에 응용하면 실내온도에 따라 색상이 달라지는 현상을 나타낸다.

이외에도 지시약이나 리트머스 종이는pH에 따라 변하는 할로크로미즘을 이용한 예이다. 또 실험실에서 고압의 장치를 사용할때 압력에 따라 변하는 피에조크로미즘을 응용하면 압력기를 보지 않고도 실험장치의 압력을 알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암의 조기진단에도 그 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다. 암이 생긴부위를 염색해 암세포가 진행되는 부위의 조직세포의 색깔이 변하게 돼 암의 진행경로를 예측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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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김성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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