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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동아가 선정하는 이달의 책

 

사랑의 과학 - 아니, 사랑을 하필 과학과 엮겠다고?

 

 

‘에이~’.

 

이 책의 제목을 본 순간 짧은 탄식이 새어 나왔다. 아마 이 글을 보는 독자들의 반응도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다. 그래도 궁금했다. 과연 무슨 소리를 할지. 사랑에 과학을 갖다 붙이다니, 훗. (의심+1)

 

일단 책이 매우 두껍다. 책 면적도 작지 않은데, 페이지도 600쪽에 이른다. 저자가 할 얘기가 정말 많은가 보다. 일단 한 손에 책을 받치고 한 손으로 페이지를 후루룩 넘기기 시작했다. 그 순간 글자들 사이로 언뜻 언뜻 수식이 보였다. 흠칫하며 잠시 멈췄지만, 이내 다시 후루룩 넘겼다. 

 

이번에는 그래프가 보였다. 그래프의 Y축은 다름 아닌 ‘감정속도’였다. 뒤이어 등고선과 같은 그래프가 나타나더니, 대학교 수학 전공교재에서나 볼 수 있는 델타 기호(∂, 모르는 기호라 ‘수학동아’ 기자에게 살짝 물어봤다)도 보였다. (호기심+1)

 

이런 내용을 과연 누가 쓴 걸까. 검색 사이트에서 저자인 존 가트맨을 검색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수학과 물리학으로 석사학위를, 위스콘신대에서 임상심리학으로 석·박사학위를 받았으며, 40여 년간 수학과 과학으로 인간의 본질, 애정 관계의 본질을 연구했다고 한다. 일단 MIT에 위스콘신대다. (주관적 신뢰감+1)

 

가트맨 박사는 세계적인 관계 연구소인 ‘러브 랩(Love Lab)’을 30여 년간 이끌었다. 가트맨 박사도 독자들이 자신을 의심할 것을 예상했는지, 책 제1장 제목을 ‘사랑의 과학이라고? 정말?’로 지었다. 여기에 러브 랩이 어떤 곳인지 간략히 설명이 있다. 

 

우선 신혼부부 130쌍을 차례로 불러 15분 동안 부부가 대화하게 했다. 그동안 가트맨 박사는 부부의 심장 박동, 혈류 속도, 땀 배출량 등 생리학적 지표를 나타내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비디오의 타임 코드와 동기화 했다. 

 

그리곤 신혼부부에게 촬영한 비디오를 보여주면서 평점 입력기에 당시 기분을 점수로 매기도록 했다. 10년 뒤 이들 130쌍 가운데 17쌍이 이혼했는데, 가트맨 박사는 이미 어떤 부부가 이혼할 지 10년 전 실험에서 예측했고 90%의 확률로 맞췄다. (예지력+1)

 

가트맨 박사는 이런 식으로 30년 동안 연구를 진행하며 데이터를 모았다. 그리고 정량화할 수 없다고 여겨진 사랑의 영역에서 ‘사랑의 방정식’이라는 공식을 만들었다. 마치 트로트 노래의 제목처럼 직접적이면서 살짝 오글거리는 명칭이지만, 가트맨 박사는 이 방정식을 잘 써먹었다. 감정과 감정의 속도를 방정식에 대입해 커플 간 주고받는 영향력을 시각화하고, 감정의 변화 속도가 상호작용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관계를 망치는 행동들을 경고하기도 했다. (응용력+1)

 

가트맨 박사는 책에 자신의 연구뿐만 아니라 존 머리, 수잔 존슨 등 지난 100년간 인간관계와 감정에 대해 연구한 전문가들의 다양한 연구도 실었다. 이를 통해 상담사와 같은 전문가에게는 체계적인 최신 이론을, 일반인에게는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실질적 조언을 들려 준다. (인싸력+1)

 

 

국제학술지 ‘네이처’와 ‘사이언스’는 모두 ‘2019년 가장 기대되는 과학 분야’ 중 하나로 극지 프로젝트를 꼽았다. 미국과 영국이 공동으로 남극의 붕괴 시점을 조사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2018년 4월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프로젝트는 2033년 마무리 될 예정으로 올해부터 중요한 연구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2019년 말에는 유럽의 과학자들이 남극 대륙에서 150만 년 된 얼음 핵을 얻어 연구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도 남극 연구에 뛰어든 지 30년이 지났다. 매년 연구자들이 남극 세종기지와 장보고기지에서 남극의 자연환경과 기후, 다양한 생물을 연구한다. 책의 저자인 김정훈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 역시 15년 동안 남극 연구를 진행한 세종기지의 터줏대감이다.

 

이 책에는 김 책임연구원이 연구한 남극의 다양한 동물 생태가 담겼다. 남극의 대표적인 동물인 펭귄부터, 코끼리를 닮은 남방코끼리물범, 나이마다 생김새가 다른 남방큰재갈매기까지. TV에서 나오는 정제된 남극의 모습이 아닌, 더럽고 웃긴 동물들의 민낯을 낱낱이 공개한다.

 

 

 

물리 교과서를 한 번쯤 뒤적여 본 사람이라면 분명 엔리코 페르미의 이름을 들어봤을 것이다. ‘페르미 역설의 그 페르미’라면서 무릎을 ‘탁’하고 칠 독자도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페르미 우주망원경’ ‘페르미온’ ‘페르미 연구소’ 등 그의 이름은 여전히 과학계에 살아 있다.

 

페르미를 대중에게 가장 잘 각인시킨 건 원자폭탄일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그는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하고 비밀스러운 프로젝트인 ‘맨해튼 프로젝트’에서 원자폭탄을 개발한 핵심 일원이다. 원자로를 세계 최초로 설계했으며, 원자가 핵분열 할 때 엄청난 에너지가 나온다는 사실을 자신이 설계한 원자로에서 실험을 통해 최초로 확인했다. 그는 물리학계에서도 아주 드물게 이론과 실험을 모두 ‘넘사벽’ 수준으로 할 수 있었던 인물이다.

 

위대한 과학자인 그도 이면에는 고향인 이탈리아를 떠나 미국 땅에서 원자폭탄 제작에 개입하기까지 파란만장한 일생을 살았다. 그의 업적, 그리고 더 위대한 그의 인생을 책에서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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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서동준 기자
  • 사진

    이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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