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은 배가 고프면 감각 기관이 평소보다 훨씬 예민해진다. 서둘러 음식을 찾기 위해 발달한 생존 본능이다. 최근 김규형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뇌·인지과학전공 교수팀은 예쁜꼬마선충을 이용해 배고픔과 포만감이 어떻게 동물의 행동을 변화시키는지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알아냈다.
예쁜꼬마선충은 페로몬 ‘acsr#3’을 감지하면 회피행동을 보이는데, 선충이 공복 상태일 때 회피행동이 특히 증가했다. 그런데 공복 상태일 때 활성화되는 인슐린 유사 수용체 ‘DAF-2’가 제거된 돌연변이에서는 이러한 회피행동이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평소 포만 상태일 때는 장 내의 인슐린 유사 펩타이드 ‘INS-18’이 감각 신경의 인슐린 유사 수용체 DAF-2의 기능을 억제하지만, 공복 상태가 오면 DAF-2가 활성화되고 이것이 감각 신경으로 전달되는 신경 전달 물질의 양을 늘려 예쁜꼬마선충의 회피행동을 증가시킨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가 당뇨병이나 치매 등 인슐린 관련 대사증후군을 앓는 환자들이 겪는 감각 기관 이상 증상을 이해하고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doi:10.15252/embj.201798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