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女자의 마라톤 - 맞춤형 운동 처방으로 달린다
숨이 턱 끝까지 찼다. 사람들이 자꾸만 앞질러 나갔다. 속도를 높이고 싶었지만 심장박동수는 이미 정점. ‘중도 포기하면 기사가 더 재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 집중했다. 전방 20~30m를 응시하며 ‘습습, 후’ 호흡을 지켰다. 10월 14일, 기자는 서울시와 동아일보가 공동 주최하는 ‘2018 서울달리기대회’ 10km 부문에 도전했다. ‘맞춤형 운동 처방’이라는 비장의 무기를 가지고.
STEP 1. 운동 부하 검사 결과 '평균 이하'
입사한 지 3개월, 기자가 그동안 주로 한 운동이라곤 과학기사를 쓰는 ‘손가락 운동’뿐이었다. 그런 기자가 기획회의의 압박(?)을 이기지 못해 ‘과학적으로 달리는 마라톤’을 취재하겠다고 손을 든 건 일종의 ‘무모한 도전’이었다. 10km 구간을 1시간 30분 안에 달려야 하는 미션을 어떻게 완수한단 말인가. 일단 현재 몸 상태가 어떤 지부터 살피기로 했다.
10월 10일 오후 3시,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에 위치한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스포츠과학연구실을 찾았다. 성봉주 수석연구위원이 반갑게 맞았다.
기자는 성 수석연구위원의 도움을 받아 두 가지 검사를 진행했다. 호흡가스분석기를 이용해 마라톤에 중요한 심폐지구력을 측정하고, 골밀도 측정기를 이용해 뼈의 모양과 밀도를 확인했다.
호흡가스분석기는 운동 시 섭취하는 산소량을 측정해 선수의 지구력을 진단하는 장치다. 가슴 아래에 심박 수를 측정하는 밴드를 두른 뒤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악당 베인처럼 마스크를 끼고 트레드밀에 올랐다.
본격적으로 달리기 전, 안정 상태에서 심박수부터 쟀다. 그 다음 트레드밀은 시속 5.4km로 시작해 2분마다 시속 1.2km씩 빨라졌다. 겨우 7분 40초 만에 기자의 심박수는 최대심박수인 분당 198회를 기록했다. 더 이상 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오른손을 번쩍 들었다. 성 수석연구위원은 트레드밀을 멈추고 기자에게 의자에 앉아 5분간 휴식을 권했다.
“마라톤 선수는 사실 타고나는 겁니다. 전문 선수들의 심폐 기능은 일반인과 아주 달라요. 측정 결과를 보니, 김 기자님은 가족 중에 달리기를 잘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네요.”
기자의 최대산소섭취량(VO2max)은 35.78mL/min/kg. 20대 여성 상대평가기준 7단계 중 하위 3단계에 해당하는 ‘평균 이하’였다. 이는 1분마다 최대 35.78mL의 산소를 섭취한다는 얘기다. 성 수석연구위원은 “우수한 선수의 경우 최대산소섭취량이 85~90mL/min/kg을 넘는다”며 “한 번에 마실 수 있는 산소량이 많을수록 경기에서 수월하게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소 함량이 높은 혈액이 심장에 의해 잘 공급될수록 에너지 생산량도 많아져 근육이 오랫동안 힘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안정 시 심박수는 분당 68회로 7단계 중 상위 3단계, 즉 ‘좋음’에 해당했다. 안정 시 심박수 역시 마라톤을 할 때 중요한 체력 요인이다. 소위 ‘스포츠 심장’을 가진 마라톤 전문 선수들은 안정 시 심박수가 38~40회에 불과하다. 이들은 심장이 애초에 천천히 뛰기 때문에 마라톤 중에 심박수가 빨라지더라도 비교적 편안하게 뛸 수 있다.
신체 활동이 활발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골밀도가 높다. 규칙적인 운동이 뼈에 자극을 줘 뼈 대사를 활성화하기 때문이다. 기자의 골밀도는 1.12g/cm2로 20대 여성 평균에 해당했다.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골밀도는 나이에 따라 감소하는 경향이 있는 데다 특히 기자처럼 앉아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경우에는 더 급격히 감소한다.
마라톤은 골밀도 감소를 억제하는 기능이 있다. 실제로 2016년 스페인 카밀로호세셀라대 스포츠과학연구팀은 평소 중장거리 달리기를 하는 선수 203명의 발뒤꿈치를 조사해 중장거리 달리기가 골밀도를 증가시키며, 긴 거리를 뛸수록 그 효과가 커진다고 보고했다. 연구팀은 “수영이나 스케이트처럼 체중이 실리지 않는 운동보다 오래달리기가 골형성을 촉진한다”고 덧붙였다.doi: 10.1007/s00421-015-3285-7
STEP 2. 운동-휴식-영양, 삼박자가 맞아야
마라톤을 눈앞에 두고 기자에게 ‘FITT’에 맞는 운동 처방이 내려졌다. ‘FITT’는 빈도(Frequency), 강도(Intensity), 시간(Time), 운동 유형(Type)을 줄여 부르는 말이다. 성 수석연구위원은 “일주일에 3~5일,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날 정도로, 30분 이상, 최소 8주 이상 달리기를 지속해야 훈련 효과가 있다”며 “호흡을 할 때는 두 번 들이쉬고 한 번 내쉬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운동, 휴식, 영양의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은 휴식의 중요성이 간과됐지만, 운동한 만큼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신체 능력이 향상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마감을 앞두고 피로와 수면 부족이 누적된 기자에게는 듣던 중 반가운 소리였다. 매일 10km씩 뛰겠다는 과욕을 접고,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1km부터 차근차근 달리는 거리를 늘려나갔다. 그리고 마라톤 전날에는 체력이 회복될 수 있도록 일부러 훈련을 하지 않았다.
일주일.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훈련 효과는 확실했다(훈련은 운동 부하 검사 전부터 시작했다). 첫 연습 때는 1km도 뛰기 어려웠다.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고 호흡이 가빠 대화를 나누기도 어려운 수준이었다. 그런데 둘째 날은 비록 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40분 넘게 달리기를 지속했다.
“초보자는 달리는 거리보다는 시간을 늘리는 훈련이 유리하다”는 성 수석연구위원의 운동 처방이 큰 도움이 됐다. 우리 몸은 항상성을 가져 새로운 자극(갑작스러운 달리기)을 거부하기 때문에, 익숙해질 때까지 운동을 지속하는 것이 당장 기록을 단축시키는 것보다 중요하다.
셋째 날부터는 달리는 것이 즐거운 순간이 찾아왔다. 물론 달리는 중에는 괴로웠지만, 운동을 마치면 말할 수 없이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달리기가 우울증에 효과적이라는 연구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미국의학협회 연구에 따르면 주요 우울장애를 겪는 노인 환자 156명에게 달리기 운동 처방을 한 결과 약물치료와 비슷한 효과가 나타났다. 운동치료 환자의 60.4%, 약물치료 환자의 68.8%가 우울증 완치 판정을 받았는데, 운동치료는 약물치료에 비해 재발할 확률이 5분의 1로 낮았다. 또한 약물치료는 초기에 효과가 좋았고 운동치료는 후반에도 꾸준히 효과를 보였다. 운동할 때 체내에서 분비되는 엔돌핀, 엔도카나비노이드가 통증 반응을 통제해 우리에게 만족감을 주기 때문이다.doi:10.1001/archinte.159.19.2349
STEP 3. 달리기는 '신이 주신 운동'
마라톤 당일 아침 최저 기온은 7도까지 떨어졌다. 털모자를 쓰고 두툼한 외투를 걸쳤다. 체온이 떨어지면 다치기 쉽기 때문이다. 달리기는 운동 효과가 높지만, 부상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단점이 있다. 달릴 때 체중의 2~3배에 해당하는 부하가 걸리기 때문에 발목, 무릎, 엉덩이, 척추 관절 등이 손상될 위험이 있다.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 준비운동은 필수다. 체온과 근육의 온도를 상승시켜 골격근의 대사를 증가시키고 피로의 부산물인 젖산의 초기 생성을 막기 때문이다. 최소 10분 이상 준비운동을 하면 피로감을 지연시키고 자극에 대한 반사시간이 단축돼 운동 기능을 효율적으로 높일 수 있다.
달리는 자세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허리를 곧게 세우고 몸통의 움직임은 적게, 팔꿈치는 팔이 ‘L’자가 되도록 굽힌다. 턱은 살짝 잡아당긴 자세에서 눈은 전방 20~30m를 응시한다. 무릎은 살짝 구부리는 게 좋다.
42.195km를 달리는 마라톤에서 마의 구간은 30~35km로 알려져 있다. 10km 달리기를 준비하며 기자에게도 나름(?) 마의 구간이 있었다. 시작한 지 1~2km까지는 무척 힘이 들었다. 3km가 넘어가자 몸이 가벼워졌다. 달리기를 시작하고 15~20분이 지나면 몸과 마음이 운동에 적응돼 편해지는 상태를 ‘세컨드 윈드’라고 부른다. 성 수석연구위원은 “호흡계, 순환계, 근육계가 평상시 상태에서 유산소 운동에 적당한 상태로 바뀔 때까지 몸이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마라톤 당일에는 이를 숙지하고 달리니 마의 구간을 넘기기가 한결 수월했다.
하지만 예상 밖의 순간에 고비가 찾아왔다. 5km 지점에서 주최 측이 제공한 물을 벌컥벌컥 마신 뒤였다. 달리기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배가 아팠다. 1km 거리를 뛰는 평균 속도가 6분 46초에서 6분 59초로 급격히 늘었다. 운동을 하는 데 물을 마시는 게 방해가 된다니. 성 수석연구위원은 “마라톤 도중 한꺼번에 많은 물을 마시면 위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입속에 살짝 머금고 뱉는 게 좋다”고 (마라톤이 끝난 뒤) 조언했다.
적절한 운동 처방이 효과가 있었던 걸까. 독자가 보고 있다는 압박이 컸던 걸까. 기자는 ‘복통 구간’을 무사히 견디고 1시간 6분 37초(평균 6분 36초/km)의 기록으로 10km를 완주했다. 연습 때보다 훨씬 좋은 결과였다.
“자신의 몸을 잘 살피면서 운동 강도를 높이는 것이, 그렇지 않은 운동보다 만족감과 성취감을 높인다.”
달리기처럼 힘든 운동을 도대체 왜 하느냐는 사람들에게 성 수석연구위원의 이런 조언을 전하고 싶다. 심폐지구력과 기초대사량을 늘려주고 우울증까지 날려 보내는 달리기.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신이 내린 운동’이 아닐까. 독자 여러분도 도전해보길 적극 추천한다.
● 그 男자의 마라톤 - 역시 운동은 ‘장비발’이지
“그럼 10월 14일 ‘2018 서울달리기대회’에 직접 참가해서 뛰어 보고 기사 쓰는 걸로.” 9월 말 과학동아 기획회의. 편집장의 이 말에 기자의 10km 마라톤 도전이 결정됐다. 마라톤 얘기가 나왔을 때 전용 신발이 있다고 덥석 물지 말았어야 했다. 그렇게 김민아 기자와 함께 10km 마라톤 참가는 현실이 됐다. 기본 체력에는 나름 자신이 있었다. 기자가 된 뒤 최근 몇 개월 운동을 규칙적으로 못 하긴 했지만, 평소 웨이트 트레이닝을 주 3~4회 했고, 자전거로 수십 km 거리도 가뿐했다. 마라톤은 왕초보여도 완주는 할 수 있지 않을까. 문제는 발이다. 심한 평발인 기자가 10km라는 긴 거리를 뛸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일단 신발을 믿어보기로 했다. 운동은 ‘장비발’이라는 생각으로...
STEP 1. 평발 보완할 안정화
“이러니까 발이 아프죠.”
정민호 신발교정사(코오롱패션산업연구원 신발MD과정 족부생역학 강사 겸 러너스클럽 대표)가 기자의 신발을 보자마자 한 마디 던졌다. 몇 달 신었더니 바닥이 많이 닳았다. 정 신발교정사는 “바닥이 닳을 정도면 이미 신발의 형태는 무너진 상태”라며 “신발이 발의 움직임을 제대로 잡아줄 수 없어 발과 발목, 무릎에까지 무리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맨눈으로 기자의 발을 살펴 본 뒤 “평발이 심해 ‘과회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과회내는 말 그대로 회내가 심하게 발생하는 것을 뜻한다. 회내(pronation)란 정면에서 봤을 때 발목이 몸 안쪽으로 기울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와 반대로 발목이 바깥으로 기울어진 경우를 회외(supination)라고 부른다.
회내와 회외는 걸을 때 누구에게나 나타나는 정상적인 현상이다. 걸을 때 발목이 고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평발인 경우에는 발 안쪽에 아치가 형성되지 않아 정도가 심해질 수 있다.
정홍근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족부족관절센터장)는 “평발 환자는 발이 체중을 버텨내지 못해 발목이 안쪽으로 무너져 과도하게 꺾인다”며 “평발과 반대로 아치가 높은 요족의 경우에는 체중이 바깥쪽으로 실려 발목이 바깥으로 꺾인다”고 설명했다.
발 스캐너를 밟고 발의 체중 분산 정도를 확인했다. 그 결과 평발인 기자의 경우 발바닥의 아치 부분이 지면에 닿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영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트레드밀 위에서 걸으며 발 부위를 촬영한 결과 발이 바닥을 밀어낼 때 발목이 안쪽으로 크게 꺾이면서 아치 부분이 바닥에 닿았다.
정 신발교정사는 ‘안정화’를 처방했다. 안정화는 신발 밑창의 아치 부분이 단단한 보강재로 이뤄져 아치가 무너지는 것을 막고 발목이 안쪽으로 꺾이는 것도 막는다. 반대로 요족의 경우에는 푹신한 ‘쿠션화’를 신는 것이 좋다. 정 신발교정사는 “요족의 경우 발에 체중이 과하게 실려 관절과 근육이 단단하게 굳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발이 아프다고 무조건 푹신한 신발을 찾는 경우가 있는데, 평발의 경우에는 오히려 쿠션화가 발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자신의 발 형태에 적합한 신발을 고르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발에 맞는 보정용 깔창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기자는 아치를 받쳐줄 수 있는 안정화 한 켤레를 구매했다. 이제 장비도 갖췄으니 달리는 일만 남았다.
STEP 2. 근육 부상 막아 주는 테이핑
결전의 날, 서울달리기대회는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이 출발선이었다. 아직 해가 다 뜨지도 않은 오전 6시 반, 서울광장에 도착하니 몇몇 사람들이 몸을 풀고 있다. 광장 한쪽에서는 물리치료를 전공하는 학생들이 재능기부로 대회 참가자들에게 테이핑을 해주고 있었다. 테이핑이란 테이프를 이용해 부상 부위를 보강하거나 부상을 예방하는 물리치료 요법이다. 사회인 야구를 하다가 다친 이후, 고질적으로 무릎과 발목이 불편했던 기자도 테이핑을 받았다.
테이핑 요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키네시오 테이핑’이고, 다른 하나는 ‘스포츠 테이핑’이다. 키네시오 테이핑은 근육을 최대한 늘린 상태에서 테이프를 붙이는 방식이다. 테이프가 피부를 자극해 근육을 긴장시키는데, 이는 근육의 급작스런 수축을 막아 부상을 방지할 수 있다. 반면 스포츠 테이핑은 관절과 근육이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주로 부상 부위를 보강하기 위해 처치한다.
한승훈 한양대 구리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테이핑 요법의 의학적 효과는 아직 학계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는 연구가 여럿 있다”며 “테이핑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효과도 있어 스포츠 선수들이 많이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기자가 받은 테이핑은 키네시오 요법이었다. 테이핑을 한 덕분인지 평소보다 통증이 덜하고, 무릎과 발목이 잘 버텨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기자가 받은 테이핑 사진을 본 한 교수는 “키네시오 테이핑을 한 뒤 발목 부위에 스포츠 테이핑을 섞어 안정성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TEP 3. 운동 상태 알려주는 스마트폰
처음 목표는 단 하나, 완주였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포기만 하지 말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대회 직전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됐다. 시간제한이다. 오랜 시간 도로를 쓸 수 없는 시내 마라톤 특성상 1시간 30분 안에 들어와야 완주로 인정됐다.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다시 한번 장비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스마트폰과 무선 이어폰이다.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앱)에 무선 이어폰을 연동한 뒤 무선 이어폰을 통해 1km를 지날 때마다 운동 시간과 평균 속력을 안내받았다. 일종의 페이스메이커로 삼은 셈이다.
이는 스마트폰과 무선 이어폰에 탑재된 가속도계 덕분에 가능했다. 가속도계는 물체의 가속도를 측정하며 이를 이용해 운동 상태를 기록하고, 거리와 속도를 계산한다. 기자는 1km를 평균 7분 37초에 끊으며 10km를 1시간 17분 12초의 기록으로 완주하는 데 성공했다.
완주 이후 가장 걱정했던 통증 또한 안정화와 테이핑 덕분인지 견딜 만했다. 특히 1시간을 넘게 뛰어도 발이 심하게 아프지 않다는 사실이 고무적이었다. 평소였다면 몇 분만 뛰어도 발에 불이 난 것처럼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그동안 평발이라는 이유로 달리기를 두려워하게 만들었던 장애물이 사라진 셈이다.
달리기는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운동이다. 누구나 효과를 볼 수 있는 완벽한 운동이기도 하다. 더 추워지기 전에 독자 여러분도 도전해보길 강력 추천한다. 마라톤 왕초보인 기자도 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