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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철 경기과학고 영재선발부장 - “미래 노벨상 꿈꾸는 인재 찾는다”

 

 

경기과학고는 1982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과학고로 경기 지역 과학 인재 육성을 책임져왔다. 2010년부터 영재학교로 전환돼 지금은 전국의 수재들이 입학을 꿈꾸는 과학 영재 교육의 요람으로 꼽힌다. 2018학년도에는 2450명이 경기과학고에 지원했고, 이 중 127명이 합격했다. 경기과학고 입학을 꿈꾸는 학생들을 위해 김민철 경기과학고 영재선발부장을 만나 합격 비결을 들었다.

 

 

학교생활기록부, 점수로 평가 안 해 


“사교육에 때 묻지 않은, 창의적이고 자기 주도적인 과학 영재를 선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 부장은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진정성 있는 수학 과학 영재를 찾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기준은 경기과학고의 모든 전형 과정에서 지원자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경기과학고는 1단계 서류평가 및 영재성 검사와 2단계 영재성 캠프를 통해 최종합격자를 선발한다. 서류평가에는 학교생활기록부, 교사 추천서, 자기소개서가 반영되며, 서류평가와 영재성 검사의 결과를 합해 2단계 대상자를 선정한다. 


서류평가 항목 가운데 학교생활기록부의 경우 평가 기준이 따로 없다. 학교생활기록부에 나와 있는 모든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며, 이를 수치화하거나 점수를 매기지는 않는다. 김 부장은 “성적부터 교내 수상실적, 봉사활동, 교사 특기 사항 등 학생부에 기재된 모든 내용을 평가에 반영한다”며 “학교에서 얼마나 성실하게 생활했는지 중점적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자기소개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콘텐츠’다. 수학과 과학에 대한 자신의 노력을 보여줄 수 있는 일화를 최대한 많이 활용해 구체적으로 작성하는 것이 좋다. 김 부장은 “글솜씨가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수학과 과학에 대한 열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교외 수상실적, 인증시험 성적, 자격증, 영재교육원 수료 여부 등은 절대로 적어서는 안 된다”며 “언제, 어디서 활동했는지가 아니라 왜, 어떻게 했는지를 중심으로 작성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추천서 작성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추천 교사다. 김 부장은 “꼭 수학이나 과학 교사가 아니어도 괜찮다”며 “학생의 역량을 충분히 파악하고, 그 능력을 잘 표현해 줄 수 있는 교사에게 추천서를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경기과학고는 일반전형에 응시한 학생 전원을 대상으로 영재성 검사를 시행한다. 영재성 검사는 서술형 중심의 주관식으로 출제되며, 창의성을 요하는 문제들로 구성된다. 김 부장은 “중학교 교육과정을 성실히 이수한 학생이라면 누구나 풀 수 있다”며 “독서와 토론, 문제를 직접 만들어보는 활동 등을 통해 개념을 깊이 있게 생각하는 훈련을 해보길 추천한다”고 말했다. 

 

 

영재성 캠프는 ‘일관성’이 중요


2단계 영재성 캠프는 2박 3일간 진행되는데, 다양한 활동을 통해 연구 설계 및 해석 능력과 자기 주도적 탐구 활동을 평가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면접도 이뤄진다. 올해는 일반전형과 추천관찰 전형을 포함해 200여 명이 영재성 캠프에 참가했다. 김 부장은 “창의성, 자기 주도성, 친구와의 협동 능력, 과제 집착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며 “여러 활동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을 관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영재성 캠프에서 유념해야 할 사항으로 김 부장은 일관성을 강조했다. 김 부장은 “처음에는 모두 열심히 캠프에 임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자신의 진짜 모습이 드러난다”며 “서류에서 보여줬던 모습과 캠프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일치하는지가 평가에서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자신이 수학과 과학 분야에 관심이 많다는 점을 꾸준하게 드러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경기과학고는 2018학년도부터 정원 외 전형으로 ‘추천관찰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이 전형은 기존의 정원 외 전형을 대체하는 선발 방식으로 사회통합대상자만 응시할 수 있다. 대상 학생은 일반전형과 추천관찰전형에 모두 지원할 수 있지만, 중복 지원은 불가능하다.


추천관찰전형은 1단계에서 영재성 검사 대신 관찰을 통해 학생을 선발한다. 관찰은 추천서를 통해 진행되는데, 기존의 교사 추천서 1부에 연계 추천서 2부를 함께 제출해야 한다. 교사 추천서를 작성한 교사가 다른 교사 두 명을 추천하고, 이들이 각각 한 부씩 연계 추천서를 작성할 수 있다. 


추천관찰전형은 2단계 영재성 캠프도 일반전형에서 차이가 있다. 캠프 자체는 일반전형과 동일하게 진행하지만, 채점 기준에서 연구 설계 및 해석이 제외된다. 김 부장은 “추천관찰전형은 교사가 직접 학생을 발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취지”라고 설명했다. 

 

 

논문 통과해야 졸업 


경기과학고는 다른 영재학교와 마찬가지로 의대와 약대 지망 학생에게 불이익을 준다. 김 부장은 “학교 설립 취지인 이공계 인재 육성을 유지하기 위한 규정”이라고 설명했다. 의대나 치대, 한의대, 약대에 지원할 경우 교사 추천서를 받을 수 없고, 진학할 경우에는 재학 중 받았던 장학금을 반납해야 한다.


경기과학고의 가장 큰 특징은 연구 중심 학교라는 점이다. 경기과학고 학생들은 졸업 논문을 제출해 심사에 통과해야만 졸업할 수 있다. 다만 학회지에 제1 저자로 투고한 경우 졸업 논문이 면제된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창의연구(R&E)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이며, 대학이나 연구소 등과 협업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연구 활동에 대한 지원도 확실하다. 경기과학고는 2013년부터 대규모 연구시설인 과학영재연구센터(SRC)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김 부장은 “학생들이 언제든지 최신 기자재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며 “마음껏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고 말했다. 


이런 환경은 성과로 이어졌다. 김 부장은 “삼성전자가 주최하는 ‘휴먼테크논문대상’에서 다년간 고교부문 최다 논문 제출 및 최다 수상학교에 이름을 올렸다”며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저널에 논문을 투고한 학생도 있다”고 말했다. 


경기과학고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김 부장은 “수학과 과학 관련 활동뿐만 아니라 동일한 관심사를 가진 친구들과 토론하고 함께 의견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과학에 대한 흥미와 연구 역량을 키울 수 있다”며 “미래의 노벨상을 꿈꾸는, 수학과 과학을 정말 사랑하는 학생들이 지원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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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신용수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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