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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한국우주개발의 신호탄 우리별

3호 97년 발사 예정, 실험위성 수준 넘어서

과학실험위성은 우주개발 정찰대다. 위성을 시험하고, 다양한 관측과 실험을 통해 인간의 궁금중을 풀어주는 해결사이기도 하다. 우리별은 그동안 어떤 일을 했고, 앞으로 어떤 꿈을 실현해줄까.

1992년 8월11일 우리별1호가 발사됨에 따라 우리나라도 위성 보유국 대열에 진입하게 됐다. 1989년 설립된 인공위성 연구센터는 한국과학기술대학에서 5명의 졸업생을 선발해 영국 서리(Surrey)대학으로 유학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위성기술이 어떤 군사기술보다 기술을 이전받기 더 어려운 까닭에 선택한 길이었다. 서리대학은 대학치고는 소규모 위성을 개발한 경험이 풍부해 위성기술을 배우기엔 안성 맞춤인 곳이었다.

서리대학 위성공학대학원을 졸업한 연구원들은 때 마침 그 대학에서 추진하던 UoSAT-5의 개발에 참여하게 됐다. 위성기술을 습득하는 데 또 한번의 기회가 된 것이다. 우리별1호는바로 이곳 서리대학에서 우리 연구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제작됐다. 그러나 외국의 부품과 외국 기술진에 의해 개발됐다고 해서 '우리별'이 아니라 '남의별' 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하기도 했으니 참으로 웃지 못할 일이다.

우리별2호가 발사된 것은 1993년 9월26일. 프랑스령인 기아나센터에서였다. 기아나센터는 영화 '빠삐용'에 나오는 감옥이 근처에 있어 더욱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우리별2호는 위성의 임무설정에서부터 설계 제작 환경시험, 그리고 운용에 이르기까지 전과정을 우리의 기술력으로 만들어냈다.

우리별, 세계 아마추어 통신자들의 사랑방
 

기아나센터에서 발사됐던 우리별 2호.


많은 국내 연구진들이 우리별2호를 개발하기 위해 고생했음은 물론이다. 인공위성연 구센터 연구원 25명과 한국과학기술원의 교수. 학생, 시스템공학연구소 표준과학연구원 국방과학연구원 항공우주연구소 전파연구소 등 국책연구기관이 개발의 주축이 됐다. 또 삼성전자 삼성항공 써니전기 등 8개의 국내업체도 힘을 합쳤는데 약9개월이 걸렸다. 이때 든 개발비는 31억2천만원으로 다른 실용위성 개발비의 1%에 불과한 돈이다.

위성은 비슷한 형태의 외부구조를 갖는다 하더라도 궤도와 탑재체의 특성에 따라 새로이 설계돼야 한다. 또한 위성은 일단 궤도에 진입하면 수리나 회수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최고의 신뢰성을 요구한다. 그래서 우리별2호를 국산 부품으로 제작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우리별2호에 국산부품을 활용하기 위해 30여개 관련 기업에게 협조를 요청했으나 회신이 온 곳은 불과 10여개 업체. 그이유는 소형위성에 사용하는 부품을 국산화해봤자 별로 이윤이 남지 않기 때문이었다. 또 기술적 수준도 문제가 됐다. 그러나 몇몇 중소기업들이 자사 제품의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로 여겨 참여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었다. 위성의 용도에 맞게 수정진동자를 개발해 제공한 써니전기가 대표적이다. 이렇게 해서 미흡하나마 국내 기술과 국산 부품으로 우리별2호가 탄생한 것이다.

우리별1호는 지상 1천3백㎞에서 1백10분에 한번씩 지구를 돌며, 인공위성센터와 하루에 8번 교신할 수 있다. 우리별1호의 전송 속도는 9.6kbps로 현재 전세계 아마추어 통신자들이 유용하게 이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별1호는 CCD 카메라로 2천3백㎢의 넓은지역과 2백 30㎢의 좁은 지역의 지구 표면을 촬영하고 있다. 화소의 해상도는 각각 4㎞와 4백m.

우리별1호는 음성압축 기술과 디지털 아날로그 변환처리를 이용해 우리말 방송실험을하고 있다. 이 밖에도 우리별1호는우주방사선 환경을 관측하는 실험도 하고 있다. 우주 방사선이 위성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자료는 향후 위성 개발에 중요한 데이터를 제공할 것이다.

과학실험위성 개발 2라운드
 

(표1) 우리별 3호의 규격 비교^우리별 3호는 태양전지판 자세제어방식 원격탐사탑체제 해상도 등에서 우리별 1,2호보다 질적으로 크게 발전했다.


우리별2호는 지상 8백㎞에서 1백1분에 한번씩 지구를 돈다. 현재 인공위성센터와 매일 6회 정도의 교신을 하고 있다. 우리별2호에는 소형위성용 차세대 컴퓨터 (KASCOM), 2㎞와 2백m의 해상도를 지닌 CCD, 대용량 기억장치를 내장한 고속 변조 실험 장비, 통신 실험 장비, 저에너지 검출 장치가 있다.저에너지 입자 검출기는 지상 8백㎞에서 6keV이하의 저에너지 전자를 측정하는 실험으로 저궤도 우주환경을 이해하는데 매우 유용하다.

우리별3호는 지난 94년부터 개발해 왔다. 우리별3호의 개발 목적은 과학실험을 넘어서 소형위성을 자주적으로 설계하고 제작하는 능력을 확보하는 데 두었다. 또한 이렇게 개발된 본체를 이용해 고급원격 탐사 탑재체와 우주과학 탑재체를 개발하고자 하는 것이다.

태양전지판의 전개를 통해 전력 발생량을 확대하고, 3축 자세 제어를 하고, 고데이타 송신기능을 추가한 것부터가 우리별1,2호와는 크게 다르다. 우리별1,2호는 태양전지판이 몸체 고정형이고, 송신 속도(9.6kbps)도 우리별3호(27.5Mbps)에 비해 크게 뒤지며, 자세 제어는 1축으로만 했었다.

우리별3호의 주요 탑재체로는 우선 지상 해상도가 15m인 3채널 선형 CCD를 들 수 있다. 우리별1,2호의 해상도가 4백m, 2백m 인데 비해 크게 향상된 것이다. SPOT3호의 해상도가 10~20m인 것과 비교하면 세계적인 수준에 해당한다.

또 우리별3호가 갖추고 있는 우주과학 탑재체로는 고에너지 입자측정기, 반도체에 미치는 방사능 영향 측정기, 전자 온도 측정기, 정밀 지구 자기장 측정기 들이다. 이들은 태양활동에 따른 우주의 입자분포와 에너지 변화를 관측하고, 반알렌대 입자들의 동적인 변화 과정을 밝혀 줄 것이다.

그리고 좀 더 전문적인 분야로 들어가 보면, 제3의 반알렌대 연구, 자기권과 이온층의 상호 관계 연구, 전자 가열 현상 연구, 우주 방사선이 위성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우주개발 인큐베이터
 

우리별 2호(오른쪽)와 97년 발사예정인 우리별 3호(왼쪽).


우리별과 같은 소형 위성은 개발기간이 다른 상용위성에 비해 매우 짧다. 그리고 개발비도 적게 들고, 프로젝트가 빨리 전개되므로 기술의 순환이 용이하다. 89년부터 비로소 시작된 우리나라의 우주기술 개발이 20년 내지 30년 일찍 시작된 선진 우주 개발국을 따라 잡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과학실험위성에 대한 중요성을 간과해선 안된다.

우주개발은 선진국에서 60년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와 관련된 기술의 파급 효과는 전자 물리 항공 기계 통신 재료 등 광범위 하다. 하지만 위성 기술과 로켓 기술은 국방은 물론 그 이상의 것과 결부돼 있기 때문에 선진국으로부터의 기술이전이 쉽지 않다.

89년부터 6년간 인공위성연구센터가 기울인 노력의 결실인 우리별1,2호와 우리별3호. 이들은 비록 아주 소규모의 위성이고 우리에게 있어서는 작은 걸음이었지만, 우리나라의 위성기술을 최소한 10년 이상 앞당긴 것이라 할 수 있다.

현재의 한국 우주기술 수준을 물어올 때 이런 비유를 곧잘 든다. 우리가 앞으로 개발하고자 하는 통신방송위성이나 실용위성을 오늘날의 그랜저와 같은 최고급 승용차에 비유한다면, 우리별 위성은 70년대 우리나라 자동차 개발을 대표하는 포니나 80년대 엑셀로 비유될 것이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자동차 기술은 거의 세계 수준급이지만 이와 같은 바탕은 포니의 탄생과 그를 통한 자체적인 설계, 제작능력의 확보일 것이다.2015년이 되면 우리별3호를 포함해 우리별9호까지 7개의 과학실험위성이 더 우주로 진출할 예정이다.

과학실험 위성은 과학기술처가 '국가우주개발 중장기 계획'에서 밝힌 바와 같이 위성에 대한 선진 기술과 기반 기술을 연구하고, 과학 탑재체를 통한 실험을 목적으로 계속 개발될 것이다. 특히 과학실험위성 개발은 우주 개발에 필요한 연구원을 양성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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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최순달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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