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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시험의 계절’ 10월을 위한 공부 팁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약 50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곧 시험을 치를 수험생들의 시계도, 중간고사를 앞둔 ‘다음 타자’인 중·고등학생들의 시계도 빠르게 흐르고 있겠네요. 참, 대학생들도 곧 중간고사를 치르겠군요. 역시 10월은 ‘시험의 계절’인가 봅니다. 과학동아가 가만히 있을 순 없죠. 시험을 준비하는 모든 분들을 위해 도움이 될 만한 연구를 찾아봤습니다. 

 

 

 

1. 어떤 친구 옆에 앉는지가 중요해요


가장 먼저 소개해드릴 연구는 교실이나 강의실에서 학생들의 자리 선택이 그들의 학업성취도와 상관관계가 있다는 결과입니다. 데이비드 스미스 영국 셰필드홀럼대 생명과학및화학과 교수팀이 국제학술지 ‘FEBS 오픈바이오’ 8월 22일자에 발표한 논문입니다. 
doi:10.1002/2211-5463.12494


자리를 선택하는 것과 학업성취도에 상관관계가 있다니 믿기 어려운 결과인데요. 내용을 살펴보면 꽤 일리가 있습니다. 앉는 자리에 따라 누구와 어떻게 상호작용 하는지가 달라지기 때문이죠.


일단 연구팀은 학생들이 강의실에서 앉는 자리와 학업성취도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해 연구한 10여 개의 논문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신기하게도 스스로 자리를 선택한 경우나 임의로 자리를 배정한 경우 모두 강의실에서 앞쪽이나 중앙 부근에 앉을수록 좋은 성적을 거두는 학생이 많았습니다. 심지어 앞줄에 앉았던 학생은 나중에 뒷자리로 보내도 학업성취도가 유지됐습니다.


연구팀은 학생들이 어떤 이유로 특정 자리를 선택하게 되는지, 그리고 강의실 자리가 어떻게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을 통해 분석했습니다. 총 254명이 들어갈 수 있는 강의실에서 진행된 생물학과 생화학 등의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자리를 선택한 이유를 묻고, 학생의 자리를 기록한 뒤 시험 결과를 분석했습니다. 수강 인원이 가장 많은 경우는 154명이었습니다.


분석 결과는 기존 연구에서 나타난 경향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뒷자리나 가장자리에 앉은 학생들도 좋은 성적을 얻는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목할 부분은 ‘친구와 함께 앉고 싶어서’ 자리를 택한 학생들끼리 유사한 성적을 보였다는 겁니다. 


어떤 그룹은 대체로 성적이 좋은 반면, 어떤 그룹은 대부분 성적이 낮았습니다. 친구와의 상호작용이 학업성취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셈입니다. 좋은 성적을 낸 그룹은 노력하는 모습이나 학습 정보가 공유된 반면, 그렇지 않은 그룹은 잘못된 이해나 부정적인 태도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습니다.


또 한 가지 특징은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강사에게 주목받지 않으려고 특정 자리를 선택한 소극적인 학생들은 공통적으로 학업성취도가 낮다는 점입니다. 이는 사람들과 강사가 주는 정보로부터 고립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결과를 적용해 보면, 학교나 학원에서 자리를 선택할 수 있는 경우, 되도록 열의가 있는 친구들과 함께 앉아 수업을 듣고 공부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소극적인 성격이라고 해도 되도록 다른 친구들과 소통하면서 정보를 주고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2. 자신에게 보상을 주는 ‘프리맥 원리’를 써보세요


김지은 이화여대 뇌·인지과학과 교수는 공부할 때 ‘프리맥 원리(Premack’s Principle)’를 활용해 볼 것을 권했습니다. 


프리맥 원리는 쉽게 말하면 하고 싶지 않지만 해야 하는 일을 하기 위해 보상으로 좋아하는 일을 제시하는 겁니다. 가령 수학 공부를 한 시간 하고 나면 맛있는 간식을 먹는 식입니다. 단순한 원리지만 지키기가 쉽지 않습니다. 자기와의 약속을 굳이 지키지 않고 맛있는 간식을 먹어도 아무런 문제는 없기 때문이죠.


김 교수는 “작은 일부터 시작해 보라”고 조언합니다. 작은 일을 했을 때 작은 보상을 주는 패턴을 반복하면 노력과 보상이 짝짓기 되면서 공부하는 습관이 길러지고 공부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런 훈련 방법을 ‘행동 훈련’이라고 부릅니다. 김 교수는 “심지어 시험기간에 갑자기 청소가 하고 싶다면, 진도를 여기까지 나가면 나 자신에게 청소를 하게 해 주겠다”는 식으로라도 규칙을 정해서 노력해 보라고 조언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중독성이 강한 게임 같은 보상은 적절치 않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이렇게 치열하게 노력을 해도 생각하는 것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웨덴 룬트대 연구진에 따르면 뇌과학적인 관점에서는 분명히 보상이 있으니 절대로 포기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doi:10.1016/j.neuroimage.2012.06.043

 

요한 마르텐손 룬트대 심리학과 연구원팀은 스웨덴 군대에 통역병 훈련생으로 선발된 남녀 14명을 대상으로 언어 학습을 한 뒤 이들의 뇌를 자기공명영상(MRI) 장치로 촬영해 분석했습니다. 이들이 배운 언어는 아랍어와 러시아어 등 이전에 배운 적이 없는 생소한 언어였습니다.


분석 결과 이들의 뇌에서 언어를 담당하는 부위와 암기를 담당하는 뇌 부위의 부피가 전보다 증가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시험 결과는 기대에 못 미칠지 몰라도, 공부가 적어도 뇌는 변화시킨 것입니다.


이것만으로도 위안이 되겠지만 마르텐손 연구원팀은 더욱 의미 있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성적과 관계없이 더 노력한 사람의 뇌에 특별한 보상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훈련생들을 가르친 교관들에게 성적과 관계없이 치열하게 노력한 순서대로 평가를 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들의 뇌 영상을 분석한 결과 연구팀은 치열하게 노력한 순서대로 중간 전두회(middle frontal gyrus)의 두께가 두꺼워졌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중간 전두회는 집중력과 실행력, 감정 조절과 처리 등을 담당하는 부위입니다. 즉, 당장 성적이 좋지는 않아도 치열한 노력이 쌓이면 중간 전두엽 두께가 두꺼워지고 집중력, 실행력, 감정조절능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3. 벽지 색깔도 중요하답니다


여기까지는 시험을 앞둔 학생들이 참고할 수 있는 방법이었는데요. 부모님을 비롯한 어른들이 도와줄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자녀의 공부방을 꾸며 줄 계획이라면 벽지 색깔에도 신경을 쓸 필요가 있습니다. 벽지 색깔이 집중력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 아실 알-아야시 호주 커틴대 건축및실내건축학과 연구원팀은 밝은 원색 계열의 벽지일수록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색채 연구 및 적용’ 2015년 2월 26일자에 발표했습니다.

doi:10.1002/col.21949


연구팀은 24명의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총 여섯 색깔의 벽지가 있는 공간에서 읽기 시험을 치르게 했습니다. 여섯 색깔은 선명한 파란색과 노란색, 빨간색, 그리고 파스텔톤의 파란색과 노란색, 빨간색이었습니다. 실험 참가자는 각 공간에서 5분간 벽지를 응시한 뒤 느낌을 묻는 설문지를 작성하고 이어서 시험을 쳤습니다. 실험하는 동안 심장박동수 변화도 체크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은은한 파스텔톤의 색상이 공부방에 적합할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결과는 달랐습니다. 선명한 색상의 벽지를 본 뒤 시험을 치렀을 때 학생들의 점수 평균이 더 높았고, 선명한 색상 중에서도 파란색보다는 빨간색이, 빨간색보다는 노란색일 때 점수가 더 높았습니다. 심장박동수도 벽지 색상이 밝을수록 높았고, 색상별로는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순서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색상의 밝기가 학습에 분명히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하는 결과”라며 “벽지 색깔이 선명할수록 이해력이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색상이 인체의 생리적, 감정적인 반응을 자극해서 집중력을 향상시킨다는 겁니다.벽지의 색상뿐 아니라 공기의 질도 학습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왔습니다. 미국 예일대와 중국 베이징대 공동연구팀이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8월 27일자에 발표한 논문입니다.

doi:10.1073/pnas.1809474115


연구팀은 2010~2014년 10세 이상 남녀 3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인지능력 검사를 하고 동시에 대기오염도 변화를 기록했습니다. 이 두 정보를 분석한 결과 대기오염이 심할수록 언어와 수리 능력이 떨어진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벽지는 몰라도 대기오염까지는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대기오염은 청소년 뿐 아니라 어른들의 인지 능력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깨끗한 공기를 만들기 위해 어른들이 먼저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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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최영준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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