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를 한눈에 진단할 수 있는 한국인 맞춤형 치매 진단기기가 곧 출시된다. 조선대 치매국책연구단은 한국인 표준뇌지도 및 뇌영상 분석 알고리즘을 개발해 이를 적용한 치매 예측 의료기기를 개발했다고 9월 9일 밝혔다. 현재 이 기기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증을 받았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주로 뇌를 자기공명영상(MRI) 장치로 촬영한 뒤 그 이미지를 의사가 직접 정상인의 뇌 이미지와 비교해 진단한다.
의사의 판단에 의존하는 만큼 초기에 발생하는 미세한 손상은 파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단은 5년간 60세 이상 성인 1만여 명을 대상으로 알츠하이머성 치매 정밀검진을 실시한 뒤, 그중 정상으로 판별된 1000여 명의 뇌를 MRI로 촬영해 연령대별 남녀 표준뇌지도를 만들었다. 이후 표준뇌지도를 바탕으로 환자의 영상 자료를 자동으로 분석해 치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 개발한 진단기기는 뇌 전체를 80개 영역으로 나눠 영역별로 손상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또한 뇌 이미지를 3차원(3D) 입체 영상으로 재구성해 뇌의 어느 부분이 손상됐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
이건호 조선대 의생명과학과 교수(치매국책연구단장)은 “초기 알츠하이머에 동반되는 미세한 뇌 손상도 식별할 수 있다”며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조기에 찾아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기기는 서울대병원 등 국내 6개 대학병원에서 시범적으로 운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