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학년도까지 중앙대 과학논술의 출제범위는 물리I, 화학I, 생명과학I이었다. 그러나 2017학년도부터 범위가 확대됐다. 물리를 고른 경우 물리I과 물리II, 화학을 고른 경우 화학I과 화학II, 생명과학을 고른 경우 생명과학I과 생명과학II에서 출제된다. 따라서 특정 과목을 이수하지 않으면 불리할 수 있다. 하지만 시험이 논술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논술은 제시문에 근거해 문제를 해결하는 문제풀이 시험이다. 제시문이 주어졌으므로 제시문과 무관한 내용으로 답안을 구성하면, 답이 맞든 틀리든 ‘아웃’이다. 반면 답안이 제시문과 연관성이 있으면, 답이 틀릴지라도 답을 이끌어낸 과정에서 일정한 점수를 얻을 수 있다. 그러므로 논술에서 핵심은 제시문을 해석하는 능력이다.
논술은 ‘읽기 시험’
물리II, 화학II, 생명과학II의 선택 여부와 관계없이 주의할 점이 있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논술은 수능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는 중앙대를 포함해 논술전형을 실시하는 모든 대학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다수의 학생과 교사들이 논술을 수능과 동일한 시험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논술이 수능과 동일한 시험이라면 대학이 굳이 비싼 돈을 들여가며 이 시험을 실시할 이유가 없다. 거꾸로 정시를 늘리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그런 경향은 보이지 않았다. 학생부종합전형 때문에 선발 정원은 줄고 있지만, 고유의 가치가 있어 계속 유지하는 평가방식이 논술시험이다. 대학은 수능과 형식이 다른 논술을 통해 정시와 다른 재원을 선발하려고 한다.
논술은 배경 지식을 평가하는 시험이 아니다. 배경 지식을 많이 갖췄다고 유리하지 않다. 배경 지식은 제시문으로 주어지기 때문이다. 논술은 제시된 배경 지식을 제대로 적용하고 활용하는지 확인하는 시험이다. 따라서 배경 지식 습득보다는 제시된 배경 지식을 이해하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 그리고 배경 지식의 이해는 제시문의 독해에서 출발한다. 글을 제대로 읽지 못하면 문제를 제대로 풀 수 없기 때문이다. 논술을 종종 ‘쓰기 시험’으로 오해하는데, 논술은 ‘읽기 시험’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기출문제 하나로 최소 3회 연습
논술은 사고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수능도 어느 정도 사고력을 평가하지만, 사고력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방법에 있어서는 논술에 비할 수 없다. 논술은 결론을 얻는 과정을 표현한다. 과정을 표현하는 데서 사고력을 읽을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이 사고한 바를 설득력 있게 풀어낼 줄 알아야 한다.
설득력은 증명을 통해 이뤄진다. 문제와 관련된 세부 요소들을 인과관계에 맞게 구성할 줄 알아야 한다. 이 연습은 수능으로는 불가능하다.
다행히 이를 연습할 수 있는 소재가 논술 기출문제다. 대학 기출문제를 문제당 적어도 세 번 이상 풀고 서술하는 연습을 해보자. 어떤 문제든 3회 이상 반복하면 논리의 흐름을 정밀하고 정교하게 만들 수 있다. 이런 연습을 20건 이상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수능에 대비하기 위해 다량의 문제를 접하면서 일종의 감각을 만들어내듯 논술도 마찬가지다. 대학 홈페이지에 있는 기출문제를 적어도 20건 이상 풀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논술에 대한 오해 중 하나가 대학별로 유형이 다르다는 인식이다. 유형은 질문의 형식에 따른 분류에 불과하다. 모든 대학의 논술은 논리적 사고력을 측정하는 시험이다. 단지 대학별로 질문의 형식이 다를 뿐이다. 유형에 연연하지 말고, 논리를 어떻게 구성할지 고민하는 것이 우선이다.
중앙대는 쉬운 논술을 추구한다. 그러나 모든 이에게 쉽지는 않다. 수능을 대하는 사고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도리어 어려워지는 시험이 논술이다. 사고의 유연함이 논술을 쉽게 해결하는 길이다. 중앙대를 목표로 하더라도 다른 대학의 논술 기출문제도 함께 참고하기를 권한다. 면접 문항을 참고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유연한 사고는 다양한 경험에서 나오기 때문이다.